10일 오후 서울 관악경찰서에서 '관악경찰서·관악소방서 자율방범대 치안·재난 합동교육'이 진행됐다. 이날 교육에선 온열질환 응급대처법이 안내됐다. /사진=이현수 기자. |
"더위에 쓰러진 사람을 발견했을 때 하지 말아야 할 행동은 뭘까요?"
경찰관이 질문을 던지자 약 50명의 자율방범대원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손을 번쩍 들었다. 지목된 대원이 "3번, 차가운 물을 끼얹으면 안 된다"고 대답하자 다른 대원들은 맞장구치며 박수를 쳤다.
서울 관악경찰서와 관악소방서는 지난 10일부터 양일간 자율방범대원 총 100명을 대상으로 치안·재난 합동교육을 진행했다. 10일 오후 관악서 강당에는 교육에 참석한 대원 약 50명이 모였다.
무더운 여름철을 맞아 진행된 이번 교육에선 순찰 중 폭염에 쓰러진 사람을 발견할 경우 취해야 할 행동요령이 핵심 내용이었다. 자율방범대원들은 주기적으로 관악구를 순찰하는 만큼 온열질환 응급대처법을 숙지하는 것이 필수다.
대원들은 더위에 쓰러진 사람을 발견했을 경우 그늘로 옮겨 체온을 떨어뜨리고, 곧바로 119에 신고해야 한다는 강의 내용에 귀를 기울였다. 쓰러진 사람에 얼음을 대거나 차가운 물을 뿌릴 경우 심장마비를 유발할 수 있다는 설명에 고개를 끄덕였다.
일사병과 열사병의 차이, 예방법 등 온열질환 전반에 대한 교육도 이어졌다. 교육 담당 경찰관은 "고령층일수록 갈증을 느끼지 못하다 갑자기 쓰러질 수 있다"며 "평상시 목이 마르지 않더라도 이온음료 등 수분 섭취를 틈틈이 해줘야 한다"고 당부했다.
10일 오후 서울 관악경찰서에서 경찰관들이 구명로프를 이용해 물에 빠진 사람을 구조하는 시범을 보이고 있다./사진제공=관악경찰서. |
도림천 범람에 대비한 인명구조 훈련도 진행됐다. 자율방범대 순찰 중 경찰이나 소방보다 먼저 사고 현장을 발견한 경우, 도림천 곳곳에 설치된 인명구조함 속 구명로프를 이용해 구조대상자를 구할 수 있다.
대원들은 경찰관들의 시범을 따라 구명로프를 구조대상자에게 던지는 실습을 가졌다. 대원 한 명이 두 손을 들고 도움을 요청하면, 다른 한명이 직접 로프를 던졌다. 구조 후엔 다음 조난자를 위해 로프를 올바른 방법으로 정리했다.
구조대상자가 의식이 없을 경우를 가정한 심폐소생술 실습도 이어졌다. 대원들은 "녹색 티셔츠 입으신 분은 119에 신고해달라", "검은 티셔츠를 입으신 분은 제세동기가 있는지 찾아달라"고 크게 소리친 뒤 사람 모형에 심폐소생술을 실시했다.
10일 오후 서울 관악경찰서에서 한 자율방범대원이 실습용 소화기 안전핀을 뽑는 모습을 소방관이 지켜보고 있다./사진=이현수 기자. |
관악소방서 소방관들은 화재예방교육을 진행했다. 화재 발생 시 비상벨, 옥내소화전, 소화기 사용법과 대피방법 등이 교육에 포함됐다. 실습용 소화기를 이용한 실습도 이어졌다. 대원들은 소화기 안전핀을 뽑은 뒤 손잡이를 단단히 붙잡고 불 쪽으로 빗자루질하듯이 뿌렸다.
대원들은 이번 교육에서 배운 내용을 토대로 자율방범대 활동을 이어나가겠다고 밝혔다. 관악구자율방범연합대장 윤동노씨(60)는 "소화기를 직접 사용해보고 화재시 대피방법도 구체적으로 배워서 좋았다"며 "무더운 날씨에 온열질환 대처법을 배운 것도 도움이 됐다"고 했다.
2년째 자율방범대원으로 활동 중인 박종순씨(61)는 "더우면 무조건 찬물을 찾게 되는데 온열질환 환자에 심장마비를 유발할 수 있다는 사실을 처음 알았다"며 "오늘 심폐소생술도 직접 체험해본 만큼 앞으로 방범대 활동할 때 꼭 기억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현수 기자 lhs17@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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