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막강 마운드 앞세워 33년 만에 전반기 1위
50승 선착으로 정규 우승 확률 71.4% 잡아
조롱받던 '엘롯기' 동맹도 2~4위로 선전
2025 프로야구 전반기가 비현실적인 순위표를 남기고 마무리됐다. '만년 꼴찌' 한화가 고공행진을 하고 있고, '엘롯기(LG·롯데·KIA)'는 사상 최초의 가을야구 동반 진출 가능성을 키웠다.
한화는 10일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에서 열린 KIA와 경기에서 극적인 3-2 역전승을 거두며 전반기를 1위로 마무리 지었다. 한화가 전반기 순위표 최상단에 오른 건 빙그레 시절이던 1992년 이후 무려 33년 만이다. 동시에 가장 먼저 50승 고지(52승 33패 2무)를 밟으며 정규리그 우승 확률 71.4%(35차례 중 25차례)를 잡았다. 최근 5년간 전반기 1위 팀이 한국시리즈까지 제패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1999년 이후 26년 만의 우승 가능성도 상당히 높아졌다.
누구도 예상 못 했던 대반전이다. 시즌 초반만 해도 꼴찌에 머무르며 예년의 모습을 되풀이하는 듯했던 한화는 이후 코디 폰세(11승 무패)-라이언 와이스(10승 3패)-류현진(5승 4패)-문동주(7승 3패)로 이어지는 막강 선발진을 앞세워 무서운 속도로 순위를 끌어올렸다. 마무리 김서현(22세이브)을 포함한 불펜진의 활약까지 더해지며 팀 평균자책점 3.42(1위)를 기록했고, 2위 LG와 격차도 무려 4.5경기로 벌렸다.
50승 선착으로 정규 우승 확률 71.4% 잡아
조롱받던 '엘롯기' 동맹도 2~4위로 선전
한화의 선발투수 코디 폰세가 4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과 경기에서 7회말 삼진으로 이닝을 끝낸 후 포효하고 있다. 뉴스1 |
2025 프로야구 전반기가 비현실적인 순위표를 남기고 마무리됐다. '만년 꼴찌' 한화가 고공행진을 하고 있고, '엘롯기(LG·롯데·KIA)'는 사상 최초의 가을야구 동반 진출 가능성을 키웠다.
한화는 10일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에서 열린 KIA와 경기에서 극적인 3-2 역전승을 거두며 전반기를 1위로 마무리 지었다. 한화가 전반기 순위표 최상단에 오른 건 빙그레 시절이던 1992년 이후 무려 33년 만이다. 동시에 가장 먼저 50승 고지(52승 33패 2무)를 밟으며 정규리그 우승 확률 71.4%(35차례 중 25차례)를 잡았다. 최근 5년간 전반기 1위 팀이 한국시리즈까지 제패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1999년 이후 26년 만의 우승 가능성도 상당히 높아졌다.
누구도 예상 못 했던 대반전이다. 시즌 초반만 해도 꼴찌에 머무르며 예년의 모습을 되풀이하는 듯했던 한화는 이후 코디 폰세(11승 무패)-라이언 와이스(10승 3패)-류현진(5승 4패)-문동주(7승 3패)로 이어지는 막강 선발진을 앞세워 무서운 속도로 순위를 끌어올렸다. 마무리 김서현(22세이브)을 포함한 불펜진의 활약까지 더해지며 팀 평균자책점 3.42(1위)를 기록했고, 2위 LG와 격차도 무려 4.5경기로 벌렸다.
한화 문현빈이 10일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에서 열린 KIA전에서 끝내기 안타를 친 후 그라운드를 돌며 환호하고 있다. 한화 제공 |
전반기 막판엔 야수들의 방망이도 불탔다. 9일 대전 KIA전에선 포수 최재훈이 역전 결승 스리런포를 터트렸고, 10일엔 문현빈이 9회말 끝내기 안타로 6연승을 완성했다. 기세가 하늘을 찌르면서 선수들의 입에서도 우승이라는 단어가 직접적으로 나오기 시작했다. 최재훈은 시즌 목표를 '우승 포수'로 설정했고, 문현빈도 "(플레이오프 포함 큰 의미의) 가을야구가 아니라 무조건 한국시리즈 우승이 목표"라고 못 박았다.
LG 김현수(오른쪽)가 1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롯데와 경기에서 7회초 1타점 적시타를 치고 있다. 부산=연합뉴스 |
독수리의 비상 못지않게 '엘롯기'의 선전도 전반기 프로야구의 관전 포인트였다. 동병상련과 조롱의 의미를 담아 사용한 '엘롯기 동맹'은 올 시즌 세 팀이 차례로 2~4위를 차지하면서 그 쓰임새가 바뀌고 있다. 만약 세 팀이 후반기에도 현재의 상승세를 이어간다면, 팬들은 프로야구 출범 이후 처음으로 LG·롯데·KIA가 포스트시즌에 함께 진출하는 역사적인 순간을 목격할 수도 있다.
롯데 전준우가 6일 광주KIA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와 경기에서 3회초 1사 1루에 안타를 때리고 있다. 광주=연합뉴스 |
'엘롯기' 모두 타격에서 좋은 모습을 보였다. 롯데는 팀 타율 0.280으로 전체 1위에 올랐고, LG(0.265)와 KIA(0.261)도 각각 3위와 4위를 차지했다. 단순히 안타만 많이 생성한 것도 아니다. 타선의 응집력 역시 뛰어났다. 타점과 평균 득점 부문에서 LG가 1위(420타점·88경기 평균 5.17득점)를 기록했고, 롯데(405타점·89경기 4.87점)와 KIA(400타점·88경기 4.89점)도 3, 4위를 나눠가졌다.
KIA 패트릭 위즈덤이 8일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에서 열린 한화와 경기에서 8회초 만루홈런을 친 후 타구를 바라보고 있다. 대전=연합뉴스 |
10개 구단 중 팬 충성도가 가장 높은 네 팀이 대활약을 펼치면서, 전반기에만 벌써 700만 명이 넘는 관중이 야구장을 찾았다. 전체 시즌으로 계산하면 1,200만 명을 불러 모을 수 있는 페이스다.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1,000만 관중(1,088만7,705명) 시대'를 열었던 KBO리그가 '엘롯기한'이 써내려가는 새 역사로 또 한 번 역대급 시즌을 바라보고 있다.
박주희 기자 jxp938@hankookilbo.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