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을 앞둔 코미디언 윤정수가 9년 전 세상을 떠난 어머니에게 수화로 인사를 전했다. /사진=MBC '구해줘! 홈즈' 방송 화면 |
결혼을 앞둔 코미디언 윤정수(53)가 9년 전 세상을 떠난 어머니에게 수화로 인사를 전했다.
지난 10일 방송된 MBC 예능 프로그램 '구해줘! 홈즈'에서는 윤정수가 10년 가까이 살다 경매로 날렸던 서울 강남구 청담동 펜트하우스 집을 다시 찾는 모습이 그려졌다.
윤정수는 2003년 당시 분양가 20억원에 청담동 아파트에 입주해 어머니와 함께 약 10년간 살았지만, 보증을 잘못 서 빚을 떠안게 된 후 이 집을 경매로 넘기게 됐다고 했다. 그는 "13억 4000만원에 날렸다"고 기억했다.
코미디언 윤정수가 과거 어머니와 함께 살았던 서울 강남구 청담동 아파트를 찾아 추억에 잠겼다. /사진=MBC '구해줘! 홈즈' 방송 화면 |
2016년 어머니를 여읜 뒤에도 이곳을 찾아 추억에 잠기기도 했다는 윤정수는 마침 살던 집이 매물로 나와 보러 갈 수 있었다.
리모델링으로 달라진 집을 둘러보던 윤정수는 과거 어머니가 쓰던 방 한쪽 문을 보고는 "내가 바꿨던 문"이라고 외쳤다. 이어 "여기서 우리 엄마가 손을 크게 다쳤다. 문 닫다가 끼여 병원에 급하게 가서 접합 수술을 하셨다"며 속상한 기억을 떠올렸다.
윤정수는 "이 집에 어머니랑 처음 들어왔을 때 엄마가 자랑하고 다녔다"며 "내 사진 보여주면서 입 모양으로 '아들'이라고 하셨다. 엄마가 날 정성껏 키워주셨다"고 말했다.
코미디언 윤정수가 과거 어머니와 함께 살았던 서울 강남구 청담동 아파트를 찾아 추억에 잠겼다. /사진=MBC '구해줘! 홈즈' 방송 화면 |
이후 윤정수가 집을 둘러보며 빚 때문에 고생했던 이야기를 털어놓자 조혜련은 "엄마랑 이 집에서 살았는데 이 집을 빼앗기지 않았나. 속상했을 거 같다"며 "이제 결혼한다고 엄마한테 얘기해줘라"라며 영상 편지를 제안했다.
이에 윤정수는 수화로 "엄마 나 이제 결혼하니까. 마음 아픈 거 다 잊고 푹 쉬세요"라고 말했다.
촬영이 끝난 후 윤정수는 집에 혼자 남아 다시 한번 구석구석 둘러봤다. 그러면서 마지막 인사를 하듯 "엄마, 이 집에 누가 와서 잘살고 있네"라며 "제가 좀 더 잘했어야 했는데 죄송합니다. 그동안 너무 고마웠습니다. 어머니"라고 말한 뒤 집을 떠났다.
이 모습을 지켜본 스태프들과 스튜디오 출연진은 모두 눈물을 쏟았다.
코미디언 김숙이 세상을 떠난 어머니를 그리워하는 윤정수의 모습에 눈물을 쏟으며 응원의 메시지를 전했다. /사진=MBC '구해줘! 홈즈' 방송 화면 |
JTBC 예능 프로그램 '최고의 사랑'에서 윤정수의 가상 아내였던 김숙은 "처음에는 아무 감정이 없고 너무 웃겼는데 정수 오빠의 살아온 인생을 보니까 너무 슬프다"며 울컥했다.
그는 "갑자기 떠오르는 게 윤정수 씨가 '최고의 사랑' 제작발표회를 하다가 중간에 나갔다. 그때 사진을 찍는 데 얼굴이 진짜 안 좋았다. 무슨 일이냐고 물어봤더니 '아니야'라고 하고 먼저 나갔는데 어머니의 부고였다. 지금까지 이렇게 해맑게 웃으면서 산 게 진짜 대견하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이어 "지금까지 힘든 거 다 잊고 진짜 행복하게 새 출발 했으면 좋겠다"며 "오빠 결혼식은 어떻게든 스케줄을 빼서 축사하러 가겠다"고 약속했다.
코미디언 윤정수가 과거 어머니와 함께 방송에 출연한 모습. /사진=MBC '구해줘! 홈즈' 방송 화면 |
앞서 윤정수는 어머니가 청각 장애와 언어 장애를 갖고 있다고 고백한 바 있다.
또한 윤정수는 2019년 한 방송에 출연해 태어나자마자 부모가 이혼했으며 이후 외갓집에서 외삼촌 가족과 함께 살았다고 밝히기도 했다. 당시 그는 "3~4세쯤 친아버지가 나를 데려가려고 외갓집을 찾아왔는데, 외삼촌이 나를 보내주기 싫어 집안에 감췄다더라. 그 정도로 사랑을 많이 받았다"고 전했다.
윤정수는 2016년 11월 8일 모친상을 당했다. 그는 당시 JTBC '최고의 사랑' 제작발표회 진행 중 이 소식을 전해 들었지만 내색하지 않았다.
코미디언 윤정수가 치매 어머니를 2~3년간 직접 보살폈다고 밝혔다. /사진=MBC '구해줘! 홈즈' 방송 화면 |
윤정수는 아픈 어머니를 2~3년간 직접 보살폈다며 "치매로 대소변도 못 가리셨다. 낮에는 간병인, 밤엔 내가 직접 보살폈다"고 고백했다. 조혜련이 대단하다고 하자 "대단하지 않다. 지나니까 그런가보다 했다 그렇게 살면 또 살아진다 익숙해진 것"이라고 했다.
이후 윤정수는 2022년 5월 8일 어버이날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이번 산불에 엄마 산소가 모두 다 타버려서 얼마나 속상한지"라며 당시 강원도 강릉 산불로 어머니 산소가 훼손됐다는 소식을 알려 안타까움을 자아내기도 했다.
최근 윤정수는 12세 연하 필라테스 강사와 결혼을 발표했다. 두 사람은 6~7년 전부터 지인으로 알고 지내다 올해 초부터 교제를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은 기자 iameu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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