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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고객' 유치 경쟁 가열… 서민금융기관도 AI 활용해 '외인 전용창구' 확장

디지털데일리 박기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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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고객' 유치 경쟁 가열… 서민금융기관도 AI 활용해 '외인 전용창구' 확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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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데일리 박기록기자] 농협상호금융은 급증하는 외국인 고객을 위해 ‘실시간 AI 번역기’를 갖춘 외국인 전용 창구를 일부 점포에 신설했다.

그간 시중은행등 대형 금융회사를 중심으로 외국인 전용 점포 또는 특화 창구가 운영돼왔으나 지역 서민금융기관으로 상호금융권에서는 국내 처음으로 선보이는 외국인 전용 창구(Global Desk)다.

AI 기반 번역 태블릿을 비치해 영어, 중국어, 베트남어 등 38개 언어를 제공하며 고객의 말을 실시간 번역하여 원활한 소통이 가능하다. 만약 AI가 없었다면 쉽게 상상할 수 없는 모습이다.

농협상호금융측은 “금융 전문 용어를 학습한 AI가 외국인 고객의 불편을 해소하고, 전문적인 상담이 가능하도록 설계됐다”고 설명했다.

농협상호금융은 서울축산농협 대림지점, 군자농협 원곡지점, 안산농협 와동지점, 김화농협 본점 등 외국인 고객 비중이 높은 4개 사무소에 우선 도입됐으며, 향후 AI 시스템을 고도화해 전국 영업점으로 확대시켜 나갈 계획이다.

11일 금융계에 따르면 외국인특화 점포 확대, 외국인을 위한 비대면 디지털서비스 강화, 다국어 앱 서비스 구현 등 ‘외국인’ 고객을 잡기위한 금융권의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하나은행은 지난 9일부터 국내 은행 최초로 외국인 대상 '입국 전 사전정보 등록 서비스'를 시작했다. 해외에 있는 입국 예정 외국인이 한국 입국 전에 QR 코드를 통해 계좌 개설에 필요한 정보를 미리 등록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입국 후 은행 방문 시 간편하게 계좌를 개설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KB국민은행은 'KB스타뱅킹' 앱에서 외국인 고객이 다국어 지원과 함께 KB국민인증서를 활용한 로그인 및 계좌 개설이 가능하도록 하는 등 서비스를 더욱 강화했다. 우리은행은 현재 외국인 전용 앱인 '우리WON글로벌'을 17개국 언어로 지원하고 있다.

앞서 지난 3월 신한, 하나, iM뱅크, 부산은행 등 6개 은행은 외국인들이 은행 방문 없이도 편리하게 금융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모바일 외국인등록증 활용한 계좌 개설 서비스를 선보였다.


또한 은행권은 외국인 전용 콜센터를 운영하고 언어 통역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전국 모든 지점에서 10개 언어(몽골어, 베트남어, 영어, 일어, 중국어, 태국어, 러시아어, 캄보디아어, 필리핀어, 인도네시아어) 서비스를 제공중이다.

특히 외국인 근로자들이 밀집한 전국 주요 지역을 중심으로, 외국인 전용 점포 운영이 확대되고 있고 주말 및 야간에도 운영된다.

은행권 뿐만 아니라 대형 핀테크 기업들도 외국인 고객 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토스(운영사 비바리퍼블리카)는 올해 상반기까지 누적 외국인 가입자가 총 46만 명에 달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 동기 36만 명에서 약 30%나 증가한 수치다. 미국, 중국, 베트남 등 체류 외국인 비중이 높은 국가를 포함해 총 178개국의 외국인 이용자가 토스에서 금융 생활을 시작했으며, 가장 높은 가입자 성장률을 기록한 국가는 베트남으로, 전년 대비 85%의 증가세를 보였다는 설명이다.


토스측은 베트남을 비롯한 외국인 가입자 수 확대의 배경으로는 ▲외국인 친화적 인증 시스템 개선 ▲앱 내 금융 서비스에 대한 외국인 접근성 제고 ▲영어 적용 범위 확대 등을 꼽았다.

토스측은 "국내 대부분의 인증 절차는 내국인을 기준으로 설계된 후 영문화에 그친 수준이 많아, 특히 중동권 및 스페인어권처럼 이름 구조가 긴 외국인 사용자들에게 불편함이 컸다"며 "토스는 이러한 문제를 개선해 어떤 국적 사용자도 무리 없이 본인 인증을 할 수 있는 구조를 갖췄으며, 이는 외국인 사용자 유입의 핵심 기반이 됐다"고 설명했다. 외국인 고객들은 송금부터 체크카드, 마이데이터, 토스페이, 병원비 환급 신청, 앱테크 기능까지 폭넓은 금융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으며, 토스는 이 모든 주요 서비스를 영어로 제공하고 있다.

◆'외국인 고객', 관광 등 일회성이 아닌 꾸준히 거래하는 국내 경제활동 고객 금융권 주목

이처럼 금융권이 외국인 고객을 대상으로 한 서비스 확장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은 ‘외국인 고객’ 에 대한 인식 자체가 변한데다 숫자 또한 무시할 수 없는 수준으로 커졌기 때문이다. 과거 외국인 관광객에 대한 환전서비스 수준 제공으로 생각하면 곤란하다.

법무부 통계에 따르면, 2024년 말 기준, 국내 체류 외국인은 265여명 수준으로, 이는 전년대비 5.7% 증가한 것으로 역대 최대 규모다. 우리나라 전체 인구(2024년 기준 약 5121만 명) 대비해서 외국인 주민 비율은 5.17%에 달한다.

같은기간 15세 이상 외국인 취업자는 100만명을 돌파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으며, 취업자 중 임금 근로자는 95%를 상회하고, 이들의 월평균 급여 200만원 이상이 88.3%를 차지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유학생 규모도 만만치 않다. 2024년말 기준, 국내 체류하는 외국인 유학생은 26만775명으로 전년 대비 16.5% 증가했는데, 이 역시 역대 최대 규모다.

한편 전문가들은 대체로 국내 체류하는 외국인들은 대부분 지속적인 경제 활동을 하기 때문에 거래가 일회성에 그치지않고 꾸준한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는 점에서 앞으로도 금융권이 외국인 고객을 위한 지속적인 서비스를 내놓게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생성형 AI'가 금융권에 빠르게 확산되면서 외국인을 위한 비대면 디지털서비스 확장도 가속이 붙고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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