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풋볼] 박윤서 기자 = 국내에서 열린 A매치인데도 관중들이 많이 찾지 않으면서 흥행실패 조짐이 보인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남자 축구 국가대표팀은 11일 오후 8시 용인미르스타디움에서 열리는 2025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 2차전에서 홍콩을 상대한다.
이번 동아시안컵은 1년 뒤 있을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의 시험대로 여겨진다. 손흥민, 이강인 등 유럽파가 없는 가운데 홍명보 감독은 대부분을 K리그 선수들로 꾸렸다. 홍명보 감독이 월드컵에 나설 수 있는지 경쟁력을 지켜보겠다고 말한 만큼 이번 무대는 월드컵을 앞두고 홍명보 감독의 전술적 실험과 선수 기용 등을 엿볼 수 있는 기회다.
나름대로 의미가 있고 국내에서 열리는 A매치인데 관중 동원이 잘 되지 않고 있다. 개막전이었던 지난 중국전 공식 관중 기록은 4,426명이었다. 3만 7,000석 넘게 수용이 가능한 용인미르스타디움이지만 관중석은 텅 비었다. 오히려 중국 원정 팬들이 더 많이 온 느낌이었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일본-홍콩 경기도 관중 수는 고작 687명으로 1,000명도 되지 않았다. 여자부 경기는 더욱 심각했다. 여자부 경기는 용인미르스타디움보다 더 많은 관중이 들어설 수 있는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치러진다. 4만 3,288명의 관중이 들어갈 수 있는데 여자부 일본-대만 경기에는 193명의 관중만이 입장했다. 여자부 한국-중국 경기의 관중도 923명에 불과했다.
11일 열리는 홍콩전은 어떨까. 11일 오전 8시 기준으로 아직 팔리지 않은 잔여 티켓은 2만 6,000여석이다. 그라운드하고 가까운 1등석은 많이 팔렸는데 2등석이나 3등석은 여전히 텅텅 비어있다. 한국의 응원을 담당하는 레드석 두 구역은 3,000석 이상 남아있다. 중국전보다는 많은 관중이 들어올 것으로 예상되지만 그래도 부족한 것은 사실이다.
흥행실패 이유로는 여러 가지가 있다. 먼저 유럽파의 미소집이다. 손흥민, 이강인, 김민재 등 스타 선수들은 이번 동아시안컵에 참가하지 않는다. FIFA 주관 대회가 아니기에 차출 의무가 없다.
두 번째는 무더운 날씨와 교통이다. 장마가 종료되고 체감 온도 40도에 육박하는 연이은 폭염이 계속되고 있다. 야외 활동을 자제하는 분위기이기에 경기장 방문도 줄어들 수밖에 없다. 또한 용인미르스타디움은 교통편이 열악하기로 잘 알려져 있다. 대중교통으로 방문하려면 수용 인원이 적은 용인 경전철을 탑승해야 하는데 가장 가까운 지하철역에 내려서도 또 버스나 택시를 타고 이동해야 한다.
홍명보 감독을 둘러싼 비판 여론이 식지 않은 것도 이유 중 하나로 거론된다. 감독 선임 과정에서부터 논란이 있었던 홍명보호다. 정몽규 회장과 대한축구협회, 그리고 홍명보 감독을 향한 국내 축구 팬들의 곱지 않은 시선은 월드컵 본선 진출에도 해소되지 않은 모양이다. 지난 월드컵 3차 예선 쿠웨이트전도 평소와는 다르게 매진되지 않았으며 많은 빈 자리가 보였었는데 이번 동아시안컵도 그 여파가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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