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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소생]오비맥주의 '왕뚜껑 생맥주', 아사히 잡을까

비즈워치 [비즈니스워치 김아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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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소생]오비맥주의 '왕뚜껑 생맥주', 아사히 잡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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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3분기 성장률 4.3%…시장 예상 상회
오비맥주가 풀오픈탭+생맥주 한맥 출시
작년 초 이슈였던 아사히 왕뚜껑 맥주와 비슷한 방식
아사히 제품과 비교. 가격 등에서 메리트 있어


오비맥주의 풀오픈탭 맥주 '한맥 엑스트라 크리미 생'/사진=김아름 기자 armijjang@

오비맥주의 풀오픈탭 맥주 '한맥 엑스트라 크리미 생'/사진=김아름 기자 armijjang@


자고 일어나면 새로운 제품이 쏟아지는 소비의 시대. 뭐부터 만나볼지 고민되시죠. [슬기로운 소비생활]이 신제품의 홍수 속에서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 만한 제품들을 직접 만나보고 가감없는 평가로 소비생활 가이드를 자처합니다. 아직 제품을 만나보기 전이시라면 [슬소생] '추천'을 참고 삼아 '슬기로운 소비생활' 하세요.[편집자]

*본 리뷰는 기자가 제품 2캔을 오비맥주로부터 제공받아 시식한 후 작성했습니다. 기자의 취향에 따른 주관적인 의견이 포함될 수 있습니다.

벌써 2년

지난 2023년 봄. '노재팬 운동'의 영향에 바닥으로 추락했던 일본 맥주가 다시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기 시작했다. 아사히가 내놓은 '아사히 슈퍼드라이 생맥주 캔' 때문이다. 캔 뚜껑의 일부만 따는 기존 캔과 달리 윗부분 전체를 들어내는 '풀 오픈탭'을 도입해 잔에 따르지 않고도 맥주를 편하게 마실 수 있는 이 제품은 출시되자마자 '왕뚜껑 맥주'라는 별명이 붙으며 오픈런·완판 행진을 벌였다.

아사히의 카드는 풀 오픈탭뿐만이 아니었다. 기존 캔맥주라고 해서 꼭 잔에 따라 마셔야 할 이유는 없다. 하지만 잔에 따라 마실 때의 풍성한 거품과 부드러움은 포기해야 했다. 아사히는 풀 오픈탭을 통해 편의성을 제공하는 동시에 잔에 따라 마실 때의 만족감까지 해결했다. 바로 캔 뚜껑을 따자마자 차오르는 맥주 거품을 통해서다. 아사히가 이 제품에 '생맥주'라는 네이밍을 쓸 수 있었던 이유다.

CU가 내놨던 풀오픈탭 맥주 '펑에일'. 실제로는 '펑'하지 않는다./사진=김아름 기자 armijjang@

CU가 내놨던 풀오픈탭 맥주 '펑에일'. 실제로는 '펑'하지 않는다./사진=김아름 기자 armijjang@


아사히는 4년간의 연구를 거쳐 캔 안쪽에 특수처리를 해 캔을 따면 기포가 부딪히며 거품이 올라오는 기술을 구현했다. 캔을 따면 차오르는 거품은 잔에 따라 마시는 맥주처럼 부드러운 맛을 더해준다. '인스타그래머블'한 거품 차오르는 모습 역시 2030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안 뜰 리가 없는 제품이었다.

아사히 슈퍼드라이 생맥주 캔의 성공 이후 여러 맥주 제조사들이 풀 오픈탭 맥주를 출시했다. 하지만 뚜껑이 통째로 따지는 겉모습만 모방했을 뿐 거품이 차오르는 '내실'까지는 기대할 수 없었다. 모양만 비슷한 유사 '생맥주 캔'들은 그렇게 사라졌다.

거품에 진심

하지만 올해엔 새로운 도전자가 나타났다. 오비맥주의 맥주 브랜드 '한맥'이 생맥주 특유의 부드러운 거품을 캔맥주로 구현한 '한맥 엑스트라 크리미 생 캔'을 출시하면서다. 아사히 슈퍼드라이 생맥주 캔과 동일한 풀 오픈탭 캔맥주다. 캔을 따면 거품이 차오르는 기술도 구현했다고 한다. 겉모습만 흉내낸 그간의 '모방작'들과는 다르다는 이야기다.

생맥주처럼 풍성한 거품은 한맥의 콘셉트와도 잘 맞는다. 한맥은 지난 2023년 리뉴얼을 단행하며 부드럽고 풍성한 '환상거품' 마케팅을 펼쳤다. 지난해 3월에는 생맥주 라인을 '한맥 엑스트라 크리미 생'으로 리뉴얼했다. 이 역시 쫀쫀하고 풍성한 맥주 거품을 강조하기 위한 마케팅의 일환이었다.


'환상거품'을 강조한 오비맥주의 한맥/사진제공=오비맥주

'환상거품'을 강조한 오비맥주의 한맥/사진제공=오비맥주


카스가 시원하고 짜릿한 탄산을 강조하는 맥주라면 한맥은 풍성하고 부드러운 크림같은 거품이 특징인 맥주라는 식으로 맥주 브랜드를 이원화하는 전략이다. 그런 만큼 이번 풀오픈탭 거품 맥주를 구현하기에는 카스보다 한맥이 적절했다.

한맥 엑스트라 크리미 생 캔은 캔 내부에 특수 설계를 적용해 캔을 따면 촘촘한 기포가 올라오며 풍성한 거품층이 형성되도록 제작됐다. 당연히 국내 맥주 브랜드 최초다. 오비맥주의 '한맥 생맥주 캔'은 원조 아사히 생맥주 캔보다 경쟁력이 있을까? [슬기로운 소비 생활]에서 두 제품을 비교해 봤다.

아사히냐 한맥이냐

한맥 엑스트라 크리미 생 캔은 330㎖ 캔 1종만 출시됐다. 알코올 도수는 카스보다 0.1도 높은 4.6도다. 기존 한맥과 마찬가지로 쌀을 넣은 게 특징이다. 사실 아사히 슈퍼드라이 역시 맥아뿐만 아니라 전분과 옥수수, 쌀을 넣었다. 둘 다 '올몰트' 맥주는 아닌 셈. 다만 아사히 슈퍼드라이 생맥주 캔의 경우 알코올 도수가 5도로 높은 편이다.


두 제품 모두 4~8도에서 거품이 적당히 나온다고 설명하고 있다. 12도를 넘을 경우 마치 맥주를 흔들었다가 개봉한 것처럼 거품이 넘쳐흐른다. 냉장고에 하루 이상 들어가 있었던 맥주라면 온도가 너무 낮아 거품이 잘 생기지 않는다. 30분 정도 꺼내 두었다가 캔을 따면 우리가 원하는 풍성한 거품이 금세 차오른다.

첫 잔은 넘쳐야 맛? 캔 온도가 12도 이상일 때 따면 거품이 넘쳐 흐른다./사진=김아름 기자 armijjang@

첫 잔은 넘쳐야 맛? 캔 온도가 12도 이상일 때 따면 거품이 넘쳐 흐른다./사진=김아름 기자 armijjang@

두 제품의 거품을 비교하자면 아사히 쪽이 좀 더 촘촘하고 지속력이 높은 거품이 차오른다. 한맥의 경우 풍성하게 거품이 차오르기는 하지만 지속력이 다소 짧은 편이다. 맥주 자체의 맛은 비슷하다. 일본 맥주의 왕 아사히와 국산 맥주가 비슷하다고 하면 화를 낼 수도 있겠지만, 한맥은 '생각보다 맛있는' 국산 맥주다.

두 제품을 다 마신 후 정리를 하려던 중, 아사히의 세심함을 하나 발견했다. 한맥의 캔 뚜껑은 단면이 날카로웠던 반면 아사히의 캔 뚜껑은 끝 부분이 둥글게 마감돼 있어 혹시라도 손이 베이거나 할 일이 없어 보였다. 그야말로 '마감의 일본'다운 배려다.


제법 풍성한 거품이 올라온다. 다만 아사히보다는 거품이 거친 편이고 지속력도 짧다./사진=김아름 기자 armijjang@

제법 풍성한 거품이 올라온다. 다만 아사히보다는 거품이 거친 편이고 지속력도 짧다./사진=김아름 기자 armijjang@

그래서 어떤 제품을 고르면 될까? 맛은 큰 차이가 없다. 거품은 아사히의 근소 우세다. 가격은? 비교 대상이 아니다. 편의점 기준으로 아사히 슈퍼드라이 생맥주 캔은 1캔에 4900원으로 다른 수입맥주와 비교해도 비싼 편이다.

반면 한맥 생맥주 캔은 대형마트 기준 6캔에 1만700원, 할인을 적용하면 9000원대로 카스와 비슷한 가격대로 판매 중이다. 아직 편의점 판매를 시작하지 않았지만 카스의 가격을 고려하면 2000원 초반이 될 전망이다. 카스 가격에 풀오픈탭 거품 맥주를 마실 수 있는 셈이니, 압도적인 가격 경쟁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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