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 청문회 전 문건 공개 “국정원 내부도 기밀…교류 의심”
‘구국의 띠를 잇는 플랜’에는 “좌익적폐세력 전향·제거” 적시
손 대표, 반공청년단 관련 질문엔 “백골단, 뭐가 문제 있었나”
‘구국의 띠를 잇는 플랜’에는 “좌익적폐세력 전향·제거” 적시
손 대표, 반공청년단 관련 질문엔 “백골단, 뭐가 문제 있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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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효숙 리박스쿨 대표 “마녀사냥 당해 심신미약자 됐다” 손효숙 리박스쿨 대표가 10일 국회 교육위원회에서 열린 리박스쿨 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추궁이 이어지는 동안 눈을 감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
윤석열 정부의 대통령실이 손효숙 리박스쿨 대표가 이사장으로 있던 리박스쿨 협력단체의 늘봄학교 공모 사업을 돕기 위해 교육부 공무원에게 압력을 넣었다는 증언이 나오면서 파장이 커지고 있다.
여당은 리박스쿨 측이 국가정보원과 사전교감을 한 뒤 ‘전두환알리기 운동 전개’ 시점을 잡은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손 대표는 “역사를 왜곡하지 않았다. 대한민국의 역사적 정통성과 자유민주주의를 지향하고 이야기했을 뿐”이라고 했다.
10일 국회에서 열린 리박스쿨 청문회에서 리박스쿨 연관단체의 늘봄학교 공모 사업 선정·탈락 과정에서 “윤석열 정부 대통령실의 신문규 교육비서관에게 두 차례 압력을 받았다”는 증언이 나왔다. 리박스쿨이 지원한 정부기관 늘봄학교 공모 사업 선정과 관련해 윤석열 정부 대통령실의 외압이 있었다는 증언이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여당은 리박스쿨이 윤석열 정부 국정원과 정보교류를 한 것은 아닌지 의심한다.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청문회에 앞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두환 명예회복 현대사문제연구회 결성 추진 TFT’ 회의 문건을 공개했다.
문건에는 ‘정부가 운동권 주사파 간첩 폭로할 때 동시에 전두환알리기 운동 전개 필요’라는 대목이 있다. 고 의원은 “정부가 간첩 사건을 언제 어떻게 폭로할지는 국정원 내부에서도 기밀사항일 것”이라며 “리박스쿨이 국정원과 사전교감이라도 했던 것인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고 의원은 ‘리박스쿨 구띠플랜 주자구 100 프로젝트’(구국의 띠를 잇는 플랜) 문건도 공개했다. 문건에는 ‘5·18 유공자는 투명화’ ‘여가부는 노인가족부로’ 등의 내용과 함께 기업의 각종 위원회 ‘좌익적폐세력은 전향 또는 제거’한다는 문구가 담겼다. 손 대표는 “처음 보는 문건”이라고 했다.
이날 청문회에서 여당은 손 대표의 역사 인식이 왜곡됐다고 주장하며 검증을 이어갔다. 손 대표는 이승만 전 대통령의 사사오입 개헌과 부정선거를 두고 “보는 관점에 따라 다를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리박스쿨의 역사 강의가 친일 인사를 일방적으로 옹호했다는 지적에는 “인재가 너무 부족해 조금 친일했을지라도 나라를 위해 일하라고 기회를 준 것인데, 친일이에요?”라고 반문했다. 손 대표는 “전두환씨가 수많은 국민 학살을 용인한 게 애국이냐”는 질문에는 “학살 여부는 판단하기 어렵다”고 했다.
손 대표는 자신은 “극우가 아니다”라고 하면서 ‘자유우파’나 ‘애국시민’으로 불러달라고 했다. 그러면서 “마녀사냥을 당하고 있어서 심신미약자가 되었다”고도 했다.
진선미 민주당 의원은 손 대표의 심신미약 주장에 최근 카카오톡 단체대화방 메시지를 공개했다. 손 대표는 지난달 30일 리박스쿨의 존재가 드러난 뒤에도 단체대화방 메시지에서 “7.2 경찰조사 잘 받았고 언론들 논조도 조금씩 바뀌고 있다. 함께해주셔서 큰 힘이 된다. 담대하게 싸우겠다”고 적었다. 진 의원은 손 대표가 대화방에서 “리박스쿨은 12·3 계엄으로 한남동, 광화문 등 태극기 집회에 쏟아져나온 계몽된 2030 애국청년들이 시급 4만원의 초등학교 늘봄강사로 활동할 수 있도록 안내하고 지원한다”고 쓴 내용도 공개했다.
청문회장에선 손 대표의 ‘백골단’ 발언에 탄식이 나오기도 했다. “본인이 대표로 있던 단체가 윤석열 전 대통령을 위해 백골단을 조직해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한 사실을 아느냐”는 질문에 “무슨 활동을 한지 모른다”며 “그런데 백골단이 뭐가 문제가 있었나요”라고 했다. 이승만 정권 시절 백색테러 집단의 이름과 같은 ‘백골단’을 자처한 반공청년단은 윤 전 대통령의 관저 사수 집회를 벌인 단체다.
김원진 기자 onej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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