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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성동 “하남자” 저격에… ‘이 사진’으로 맞받아친 안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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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성동 “하남자” 저격에… ‘이 사진’으로 맞받아친 안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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權 “安 하남자 리더십으로는 위기 극복 불가”
安, ‘尹 탄핵 표결’ 홀로 남은 사진 게시 응수


권성동(왼쪽 사진) 국민의힘 의원과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 뉴시스·한국일보 자료사진

권성동(왼쪽 사진) 국민의힘 의원과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 뉴시스·한국일보 자료사진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과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 사이에서 때아닌 ‘하(下)남자 논쟁’이 벌어졌다. 권 의원이 10일 “안철수 의원의 하남자 리더십으로는 당의 위기를 극복할 수 없다”며 공개 저격하자, 안 의원이 “하남자?”라고 반문하며 한 장의 사진 게시로 맞받아친 것이다. ‘상남자’(남자 중의 남자)의 반대말인 하남자는 ‘소인배 같거나 속이 좁은 남성’을 가리키는 신조어다.

"얼굴 보고 하지 못할 말, 뒤에서?"… 安 비판


하남자 논쟁 촌극의 발단은 권 의원이 10일 오후 안 의원을 비난한 페이스북 게시글이었다. 지난 5월 10일 새벽 벌어진 국민의힘 대선 후보 강제 교체 시도를 안 의원이 “막장 쿠데타”라고 비판하자 권 의원은 발끈했다. “당시 한덕수 (예비)후보는 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 대선 후보로) 높은 지지를 받았고, 지도부가 단일화를 외면했다면 직무유기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었을 것”이라며 “안철수 전 혁신위원장도 일련의 과정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그러면서 “(안 의원은)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의 (전당대회) 불출마 가능성을 틈타, 동료 의원들을 희생양 삼아 본인의 당대표 당선을 노린다”고 쏘아붙였다.

안 의원이 향후 인적 청산 대상으로 자신과 권영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이른바 ‘쌍권’을 암묵적으로 지목했다는 점을 들어 ‘비겁하다’는 취지의 공세도 펼쳤다. 권 의원은 “(안 의원이) 얼굴 나오는 인터뷰에선 (인적 쇄신 대상으로) ‘특정인을 지목한 적 없다’고 하면서도, 뒤에선 ‘권성동·권영세가 맞다’고 한다”며 “얼굴 보고 하지 못할 말을 뒤에서 하는 것이 책임 있는 정치인의 자세인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이런 ‘하남자 리더십’으로는 우리 당의 위기를 결코 극복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이 1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게시물. 같은 당 권성동 의원이 안 의원을 '하남자'로 지칭하자 반박 차원에서 작성한 것으로, 사진은 지난해 12월 7일 윤석열 당시 대통령 탄핵소추안 상정에 대해 국민의힘 의원들이 항의하며 퇴장한 뒤 국회 본회의장에 홀로 남은 안 의원 모습이다. 안 의원 페이스북 계정 캡처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이 1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게시물. 같은 당 권성동 의원이 안 의원을 '하남자'로 지칭하자 반박 차원에서 작성한 것으로, 사진은 지난해 12월 7일 윤석열 당시 대통령 탄핵소추안 상정에 대해 국민의힘 의원들이 항의하며 퇴장한 뒤 국회 본회의장에 홀로 남은 안 의원 모습이다. 안 의원 페이스북 계정 캡처


安, '소신 행보' 부각하려 한 듯


이에 안 의원은 페이스북에 별다른 부연 설명 없이 “하남자?”라는 짧은 글귀와 딱 한 장의 사진을 올리는 것으로 대응했다. 지난해 12월 7일 오후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소추안 1차 표결 시도 당시, 국회 본회의장에 홀로 앉아 있던 안 의원 모습을 찍은 사진이었다.

당시 국민의힘 의원들은 김건희 특검법 재표결만 서둘러 마친 뒤, 윤 전 대통령 탄핵안 표결에는 불참하며 일제히 본회의장을 떠났다. 탄핵 찬성 입장을 공개 표명했던 안 의원만 유일하게 자리를 지킨 뒤 표결에 참여했고, 김예지·김상욱 의원은 다른 의원들과 함께 퇴장했다가 다시 돌아와 표결에 임했다. 김상욱 의원은 그 이후 탈당을 거쳐 더불어민주당에 입당했다.

안 의원의 해당 게시물은 자신의 ‘소신 행보’를 부각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친윤계 핵심인 권 의원이 윤 전 대통령 탄핵을 줄곧 반대했던 반면, 자신은 그와 달리 처음부터 선명하게 탄핵 찬성 입장을 밝혔던 ‘상남자’임을 에둘러 주장한 셈이다.

박지윤 기자 luce_jyun@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