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집결한 한미일 군 서열 1위...'방위비' 비공식 의제 올랐을 듯

10, 11일 한미일 합참의장 회의 개최
'주한미군 전략적 유연성' 논의 주목

김명수 합동참모본부 의장과 댄 케인(오른쪽) 미국 합참의장이 10일 서울 용산구 합참 청사에서 열린 미 합참의장 환영 의장행사에서 미군 측 참석자들과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과 미국, 일본의 군 서열 1위인 3국 합동참모의장이 10일 서울에 모여 군사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북한 도발 등 역내 군사 협력을 논의하는 정례 회의 자리지만 방위비분담금 인상과 주한미군 역할 재조정 등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발(發) 요구 사항에 대한 의견 교환도 이뤄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날 합참에 따르면, 김명수 합참의장과 댄 케인 미국 합참의장, 요시다 요시히데 일본 통합막료장(합참의장 격)은 이날부터 이틀간 서울 용산 국방부에서 한미일 합참의장 회의(Tri-CHOD)를 갖는다. 첫날인 10일에는 한미·한일·미일 등 양자회담을 열었으며 11일 한미일 3자가 모여 머리를 맞댈 예정이다.

미국과 일본 합참의장의 방한은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처음이다. 미국 합참의장의 한국 방문은 2023년 11월 찰스 브라운 당시 의장의 방한 이후 1년 8개월 만, 일본 통합막료장의 방한은 2010년 오리키 료이치 당시 통합막료장의 한국 방문 이후 무려 15년 만에 성사됐다.

한미일 합참의장 회의는 3국 간 군사협력 강화를 목표로 세 나라가 돌아가며 개최하는 군사협의체다. 지난해 일본 개최에 이어 올해가 두 번째로, 지난해 도쿄 회의 당시 3국은 한미일 다영역 군사훈련인 '프리덤 에지'의 확대 운영 및 북한 미사일 경보 데이터 공유에 대한 합의를 도출했다.

이번 한미 회담에서는 방위비분담금 인상 문제가 '비공식 의제'에 올랐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한미 간 관세 협상이 한창인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8일(현지시간) 주한미군 방위비분담금을 현재의 9배 수준으로 올려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내놨다. 군사비 인상을 관세 협상에서 지렛대로 삼겠다는 전략을 숨기지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미군 서열 1위인 케인 의장으로선 이번 방한이 미 동맹국들의 군사비 지출 증액을 압박할 수 있는 기회일 수밖에 없다.

방위비 문제 논의 여부와 관련해 합참 측은 이날 "북한군 동향 평가, 한미동맹 강화, 한일 안보협력 방안 등이 논의됐다"며 즉답을 피했다.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 의제도 논의됐나

김명수(오른쪽) 합동참모본부 의장과 요시다 요시히데 일본 통합막료장이 10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 연병장에서 열린 일 통합막료장 환영 의장행사에서 경례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 강화' 필요성에 대한 한미 간 입장도 개진됐을 것이란 관측이 많다. 이는 대북 억지력에 국한됐던 주한미군 역할을 중국 견제 등 인도·태평양 지역 대응으로 확대하자는 개념으로 주한미군 감축론과 맞닿아 있다. 트럼프 행정부 들어 미 조야에선 이에 대한 논의가 부쩍 활발해지고 있다. 케인 의장 역시 지난 4월 미 상원 군사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한국과 일본에 주둔하는 미군 규모를 평가하고 국방부 장관과 대통령에게 권고안을 제출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한편 한미일은 11일 열리는 회의에서 3차 프리덤 에지 훈련을 오는 9월 실시하는 방안에 합의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세 나라 합참의장은 회의 뒤 공동 언론보도문을 통해 이번 회의의 성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조영빈 기자 peoplepeople@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