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아닌 ‘하(下)남자’ 공방 벌어진 국힘

권성동 “安의 하남자 리더십
당의 위기 극복 못해” 지적에
安, 尹 탄핵안 표결 때 홀로
자리지킨 사진과 함께 ‘하남자?’

안철수 의원의 페이스북 게시글 [안철수 의원 페이스북]

국민의힘에서 때아닌 ‘하(下)남자’ 공방이 벌어졌다. 최근 안철수 의원으로부터 인적 쇄신 대상으로 거론됐다고 알려진 권성동 의원이 “‘하남자’ 리더십으로는 당의 위기를 극복할 수 없다”고 비판하자, 안 의원이 사진 한 장으로 응수하면서다.

안 의원은 1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하남자?”라는 짧은 문구와 함께 사진을 올렸다. 지난해 12월 7일 윤석열 전 대통령 1차 탄핵소추안 표결 당시 홀로 본회의장 자리를 지키던 모습이었다. 당시 국민의힘 의원들은 김건희 여사 특검법에 대한 재의결 표결을 부결시킨 뒤,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안 표결에는 참여하지 않고 본회의장을 떠났다. 미리 탄핵에 찬성 투표하겠다고 한 안 의원만이 자리를 떠나지 않았다. 이는 국민의힘에 최대 위기를 맞게 한 윤 전 대통령과 관련해 본인은 정치적 소신을 지킨 ‘상(上)남자’라는 의미인 것으로 해석된다. 하남자는 ‘상남자’의 반대말로, 책임을 회피하고 소심하게 행동하는 남성을 뜻하는 신조어다.

앞서 권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안 의원을 거론하며 “대통령 후보 단일화 추진 경위와 일련의 과정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으면서 돌연 ‘불공정과 불의, 반헌법과 반민주, 새벽 후보 교체 막장 쿠데타’로 규정하고 나섰다”고 했다. 그는 이어 “그 이유가 무엇이겠나. 한동훈 전 대표의 불출마 가능성을 틈타 동료 의원들을 희생양 삼아 본인의 당 대표 당선을 노린 것”이라고 지적했다.

권 의원은 “의원실에서 얼굴을 마주하고는 ‘전당대회 출마는 절대 없다’고 공언하더니, 주말 사이 한 전 대표를 폄훼하는 일부의 말을 듣고는 곧바로 ‘혁신위 철수 작전’을 실행했다”며 “얼굴 나오는 인터뷰에서는 ‘특정인을 지목한 적 없다’고 하면서도, 뒤에서는 ‘권성동·권영세가 맞다’고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얼굴 보고는 하지 못할 말을 뒤에서 하는 것, 그것이 과연 책임 있는 정치인의 자세냐”며 “이런 ‘하남자 리더십’으로는 우리 당의 위기를 결코 극복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권 의원은 “안 의원은 위헌적 요소로 점철된 특검 수사에 적극 협조하겠다고 밝혔다”며 “자신의 당 대표 당선을 위해서라면 동료가 정치 수사의 희생양이 돼도 좋다는 태도”라고 했다. 그는 “안 의원이 말한 ‘메스와 칼’이 이재명의 특검이었던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며 “부디 이번 전당대회가 자리다툼이 아닌 보수 정치의 본령을 지키고 당을 재건하는 무대가 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권 의원은 지난 8일에도 안 의원의 인적 쇄신 주장과 혁신위원장직 사퇴, 당 대표 선거 출마 등에 대해 “어려운 상황 속 힘겹게 모은 혁신 에너지를 자신의 정치적 연료로 사용하는 것은 잘못이고, 어려운 결단을 내렸던 동료 혁신위원들에게도 큰 누를 끼친 처사”라며 “분열의 언어로 혼란을 조장하고, 그 혼란을 발판 삼아 개인의 지위를 탐하는 시도는 결코 성공할 수 없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비판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안 의원은 “조목조목 할 말은 있지만 삼가고 있다”며 별다른 대응을 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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