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언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가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김영원 기자 forever@hani.co.kr |
윤석열 전 대통령이 10일 재구속됐다. 헌정질서를 파괴하고 국민의 생명까지 위험에 빠뜨리려 한 최악의 대통령이 탄핵에 이어 엄중한 단죄의 시간을 맞고 있다. 그런 대통령을 배출한 정당이라면 뼈를 깎는 참회와 쇄신의 시간을 가져야 마땅하나 국민의힘은 아직도 진정한 반성 없이 ‘친윤 세력’의 기득권 지키기에만 골몰하는 모습이다. 이 정도면 구제불능이다.
송언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이날 윤 전 대통령 재구속에 대해 “매우 안타까운 일이 벌어졌다”고 말했다. “전직 대통령이 또다시 구속수감되는 불행한 사태에 대해서 국민 여러분께 굉장히 송구하게 생각한다”면서도 “수사와 재판은 법과 원칙에 따라서 정당하고 공정하게 이뤄지길 바란다”고 했다. 내란 우두머리 혐의를 받는 윤 전 대통령이 풀려나 거리를 활보하는 현실에 국민들이 느껴온 분노와는 동떨어진 미온적 반응이다. 윤 전 대통령을 비호해온 기존 태도에서 달라진 게 없다. ‘탄핵 반대 당론을 무효화하자’는 김용태 전 비상대책위원장의 제안조차도 내던졌으니 더 말해 무엇 하겠나.
국민의힘 혁신위원회(위원장 윤희숙)는 그나마 “당 소속 대통령 부부의 전횡을 바로잡지 못하고 비상계엄에 이르게 된 것에 책임을 깊이 통감하며, 대통령 탄핵에 직면해서는 국민 눈높이에 맞는 판단을 하지 못한 것을 깊이 반성하고 사죄드린다”고 밝혔다. 하지만 빈손으로 끝난 김용태 비대위와 출범도 전에 좌초한 안철수 혁신위를 지켜본 터라 이번 혁신위가 쇄신에 성공할지는 회의적이다. 더구나 이번 혁신위도 핵심 과제인 인적 청산에는 소극적인 태도다.
국민의힘이 진정한 반성과 쇄신 의지를 보이는 길은 특검 수사에 적극 협조하는 것이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내란 및 윤 전 대통령 부부의 부패 혐의와 관련한 특검 수사 대상으로 속속 떠오르고 있다. 이를 두고 “정치 보복”이니 “야당 탄압”이니 반발이 나오고 있지만 가당치 않다. 대부분 의혹은 지난 정부 때부터 제기됐으나 수사가 제대로 진행되지 않던 것들이다. 이제 정상적인 수사가 이뤄지고 있을 뿐이다. 국민의힘은 국민적 의혹 사안들에 대해 성실히 수사에 임하면서 오히려 쇄신의 촉발제로 삼아야 한다. 윤석열 정권의 내란과 부패에 연루된 당내 세력을 깨끗이 도려낼 기회인 것이다. 청산돼야 할 친윤 세력이 당권을 유지하며 계속 기득권을 누린다면 국민의힘은 수권 정당으로서 더 이상 미래가 없다.
▶▶[한겨레 후원하기] 시민과 함께 민주주의를!
▶▶민주주의, 필사적으로 지키는 방법 [책 보러가기]
▶▶한겨레 뉴스레터 모아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