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10일) 강원도 삼척 앞바다에서 열대성 어류인 '황새치'가 잡혔습니다. 길이 3m, 무게 226㎏으로 상당히 컸습니다. 황새치를 잡은 어민은 1년에 한두 번씩 그물에 들어오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얼마 전 경북 영덕에서는 따뜻한 물에 사는 먹이를 쫓아 이동하는 대형 참다랑어가 1000마리 넘게 잡히기도 했습니다. 모두 기후변화로 바다 수온이 올랐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빠르게 바뀌는 어장지도가 뜨거워지는 동해의 현실을 바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
커다란 물고기를 부두에 내립니다.
칼처럼 길고 뾰족한 주둥이가 특징인 '황새치'입니다.
오늘(10일) 새벽 강원 삼척시 정라진 앞바다 수심 30m 지점에서 그물에 잡혔습니다.
40년 넘게 배를 탄 어민에게도 드문 일입니다.
[어민]
"한 십몇 년 동안 안 나타났어요. 그러다가 작년, 올해부터 한두 마리씩 나타나더라고."
길이 3m, 무게 226㎏짜리 황새치는 6만 원에 팔렸습니다.
삼척에서 멀지 않은 경북 영덕에서는 지난 8일 길이 1m, 무게 100㎏이 넘는 대형 참다랑어 1300마리가 무더기로 잡히기도 했습니다.
황새치나 참다랑어 모두 주로 열대나 온대 해역에 사는 어종입니다.
동해에서 이 어종이 잡힌다는 것은 그만큼 바다가 뜨거워졌단 증거입니다.
국립수산과학원은 기후변화로 바다 수온이 오르면서, 동해안에 난류성 어종 출현 비율이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실제로 2020년부터 2024년까지 최근 5년 동안 동해 연안에서 잡힌 어종을 분석해 보니, 방어나 전갱이 같은 난류성 어종 비율이 급증했습니다.
반대로 도루묵이나 명태 등 한류성 어종이 잡히는 비율은 크게 줄었습니다.
[국립수산과학원 관계자(음성변조)]
"아열대나 열대 어종들의 어획 비율이 높아진다는 것은 동해가 그만큼 과거보다는 훨씬 더 아열대화가 되었다고 볼 수 있는 거죠."
지난해 우리 바다의 연평균 표층 수온은 관측 이래 가장 높았습니다.
16도 이상 같은 수온을 가진 지점을 연결한 '등수온선'은 15년 전 경북에서 이제 강원까지 북상했습니다.
바다 온난화가 가파르게 진행되는 만큼, 대책 마련이 시급하단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취재기자 조승현)
(화면제공 정연철 삼척시의회 의원)
조승현 기자
JTBC의 모든 콘텐트(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Copyright by JTBC All Rights Reserv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