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교도통신 한일 국교 정상화 60주년 기념 대담
한일전 긴장감 속 '정' 나눈 추억 돌아보며 미래 기약
"언젠가 월드컵 결승 무대에서 한국과 일본이 맞붙는 모습을 보고 싶다."(홍명보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
"경쟁하며 아시아를 이끌 동료인 한국과 결승 무대에서 맞붙는다면 정말 기쁠 것이다."(모리야스 하지메 일본 축구대표팀 감독)
현역 시절부터 서로를 지켜본 1969년생 동갑내기 한일 축구 감독이 최근 일본 교도통신이 주최한 한일 국교 정상화 60주년 기념 대담에서 만나 과거를 돌아보고 함께 나아갈 미래 청사진을 그렸다. 대담 내용은 10일 교도통신 유튜브 채널을 통해 공개됐다.
한일전 긴장감 속 '정' 나눈 추억 돌아보며 미래 기약
홍명보(왼쪽) 한국 축구 대표팀 감독과 모리야스 하지메 일본 축구 대표팀 감독이 10일 일본 교도통신이 유튜브 채널을 통해 공개한 한일 국교 정상화 60주년 기념 '한일 축구감독 대담'에 참석했다. 교도통신 유튜브 동영상 캡처 |
"언젠가 월드컵 결승 무대에서 한국과 일본이 맞붙는 모습을 보고 싶다."(홍명보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
"경쟁하며 아시아를 이끌 동료인 한국과 결승 무대에서 맞붙는다면 정말 기쁠 것이다."(모리야스 하지메 일본 축구대표팀 감독)
현역 시절부터 서로를 지켜본 1969년생 동갑내기 한일 축구 감독이 최근 일본 교도통신이 주최한 한일 국교 정상화 60주년 기념 대담에서 만나 과거를 돌아보고 함께 나아갈 미래 청사진을 그렸다. 대담 내용은 10일 교도통신 유튜브 채널을 통해 공개됐다.
홍 감독은 모리야스 감독과의 첫 만남을 또렷하게 기억했다. 1992년 8월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다이너스티컵에서 모리야스 감독을 처음 본 홍 감독은 "플레이 스타일이 인상 깊었다"며 "헌신적이고 성실한 자세 또한 매우 깊게 남아 있다"고 돌아봤다. 모리야스 감독도 "내겐 첫 한일전이었다"며 "한국은 정말 강했고, 세계에 뛰어드는 듯한 묘한 기분이 들었다"고 회상했다.
홍명보(왼쪽) 한국 축구 대표팀 감독과 모리야스 하지메 일본 축구 대표팀 감독이 10일 일본 교도통신이 유튜브 채널을 통해 공개한 한일 국교 정상화 60주년 기념 '한일 축구감독 대담'에 참석했다. 교도통신 유튜브 동영상 캡처 |
홍명보(왼쪽)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과 모리야스 하지메 일본 축구대표팀 감독이 6일 경기 용인미르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 기자회견에 참석해 웃으며 대화를 하고 있다. 뉴시스 |
역사적 이유로 매번 긴장감이 넘치는 한일전이지만 선수단끼리는 비밀스럽게 정을 나누기도 했다. 모리야스 감독은 1993년 10월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1994년 미국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때를 언급하며 "당시 한국은 국가대표팀 전담 셰프가 있어 예선 기간 내내 호텔에서 불고기 등 한국 음식을 먹을 수 있었지만, 일본은 준비가 덜 돼 직접 반입한 일본식으로 버티고 있었다"고 회상했다. 이어 "그걸 본 한국 대표팀의 노정윤 선수가 '이걸로는 밥을 충분히 먹지 못할 것'이라며 김치를 건네줬고, 내가 받아와 우리 팀에 나눠준 기억이 있다"고 말했다. 노정윤은 당시 일본 J리그 히로시마에서 뛰어 일본 선수들과도 안면이 있었다.
두 감독은 한국과 일본이 라이벌을 넘어 함께 성장하는 관계라 봤다. 모리야스 감독은 "한국 축구는 동료이자 라이벌"이라며 "인접 국가인 만큼 정보도 공유하며 함께 성장할 수 있는 동료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또 "세계에서 승리하기 위해 앞으로의 관계를 만들어 나가야 한다"며 "우리가 해온 일이 다음 세대로 연결될 수 있도록 홍 감독과 협력하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이에 홍 감독도 "1998년 프랑스 월드컵 예선 홈 경기에선 (일본을 향해) '함께 프랑스로 가자'는 현수막이 한국 서포터석에 걸렸었고, 한일 월드컵 때는 일본 팬들이 한국을 응원해줬다"며 "그런 일(서로를 응원했던 일)이 있었다는 걸 잊지 말고, 다시 새로운 미래를 함께 만들어가자"고 말했다.
한국과 일본은 2026 북중미 월드컵을 1년여 앞두고 오는 15일 2025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에서 맞대결을 펼친다.
김진주 기자 pearlkim72@hankookilbo.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