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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실이 '극단 우파의 대부'라 불리는 이희범 씨를 연결고리로 손효숙 리박스쿨을 포함한 보수 단체들과 조직적으로 교류한 사실이 확인됐다. 이 씨는 손효숙 씨가 대표로 있는 리박스쿨에 사무실 공간을 공유해주며 리박스쿨 설립 초기에 활동을 지원해준 인물이다.
뉴스타파 취재결과 강승규, 황상무 등 당시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은 이 씨가 운영했던 식당 '뜨락'을 찾아 보수단체 대표들과 지속적으로 소통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김대남 시민사회수석실 행정관은 손 대표가 공동대표로 있는 단체 창립식에 직접 찾아 "적극적으로 돕겠다"고 발언하기도 했다.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실이 주관한 보수단체 간담회 참석자 가운데는 김건 국가교육위원회(이하 국교위) 위원도 포함돼 있었다. 김 위원은 2024년 3월 ‘뜨락’에서 황상무 당시 수석과 만나고, 두 달 뒤 국민의힘의 추천을 받아 국교위 위원으로 임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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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뉴스타파는 이희범 씨가 수십 개의 보수 단체를 만들고 여러 보수 단체를 지원하면서, 20대 21대 대선 당시에는 국민의힘 캠프에서 시민단체 관리 직책을 도맡아왔다고 보도했다. 이 씨는 손 대표가 프리덤칼리지장학회와 리박스쿨을 설립했을 당시 사무실을 제공한 인물이다.
리박스쿨은 이 씨가 만든 조직의 하위 단체다. 리박스쿨은 이 씨가 만든 연합체 ‘자유와연대’에 소속된 단체로 등록돼있다. 2022년 11월 ‘자유와연대’ 출범식에 참석한 손 씨는 “여기 있는 분들에게 여론전쟁에서 이길 수 있는 기술을 공유했으면 한다”면서 여론조작을 시사하기도 했다.
이날 출범식 내빈 명단에는 대통령실 시민소통비서관 직무대리(선임행정관)와 박선영 현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 위원장 이름도 포함됐다. 김문수 당시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위원장과 주호영 국민의힘 의원이 영상으로 축사를 보낸 사실도 영상으로 남아있다.
대통령실-보수단체 접점 ‘뜨락’…김건 국교위원도 참석
뉴스타파는 윤석열 대통령실이 이희범 씨를 매개로 보수 성향 단체들과 교류해온 정황을 보여주는 다수의 사진을 입수했다. 확보한 사진에 따르면, 대통령실과 보수 시민단체가 주로 만난 장소는 이 씨가 운영하던 식당 ‘뜨락’이었다. 현재는 문을 닫은 '뜨락'은 얼마 전까지만 해도 보수 우파 인사들의 ‘아지트’로 통했다.
'뜨락'의 법인명 '청산뜨락' 감사 명단에 윤석열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실 인사도 포함돼 있었다. 성삼영 전 시민사회수석실 행정관은 이희범 씨와 함께 '뜨락' 임원 명단에 나란히 이름을 올렸다. 이는 이 씨와 대통령실과의 특별한 관계를 보여주는 구체적인 증거로, 단순한 만남 장소가 아닌 구조적 연결고리가 있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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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자리에는 김건 현 국가교육위원회 위원도 참석했다. 김 위원이 의장인 신전대협은 손효숙 씨가 설립한 장학회 '프리덤칼리지'가 후원한 보수 성향 청년 단체다. 김 위원은 2024년 3월 황상무 당시 수석과 이 간담회에서 만나고, 두 달 뒤 국민의힘 추천을 받아 국교위원으로 임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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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1월에는 강승규 당시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 초청으로 ‘뜨락’에서 또 다른 간담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서는 각 보수 시민단체장과 윤석열 정부에 바라는 의견을 나누는 시간이 있었다고 전해지는데, 이자리에서 강 수석은 “2024년 총선을 준비하기 위해 곧 대통령실을 떠날 예정”이라고 밝혔다고 한다. 실제로 강 수석은 이후 국민의힘 소속으로 출마해 국회의원에 당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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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행정관은 이날 축사를 통해 “제가 처음 대통령실에 들어가 만난 분이 바로 리박스쿨 손효숙 대표님이었다”며 “전교조를 대신할 수 있는 조직으로 대한민국교원조합과도 소통하고 있다”, "적극적으로 돕겠다"고 발언하며 보수 교육단체들과의 연계를 모색하고 있음을 드러냈다.
"저뿐만 아니라 저희 그 동료들, 또 나아가서 우리 시민사회 수석, 우리 강승규 (시민사회수석실) 수석님, 그리고 우리 국민의 힘 의원들까지 같이. 나아가서 이제 그, 자유민주주의 가치를 기준으로 하는 이런 어어 단체의 발전을 지원하고 그렇게 하려고 합니다."
- 김대남 당시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실 행정관(2023년 10월 3일 열린 국가교육개혁국민협의회 창립 출범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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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김 위원은 “그날 테이블에 앉아 밥만 먹고 돌아왔다”며 “국민의힘 추천을 받아 국교위원으로 합류한 것”이라며, 황 수석과의 별도 연락이나 도움은 없었다고 선을 그었다. 또 “행사 분위기도 딱딱한 논의 자리라기보다는 그냥 ‘다 같이 화이팅하자’는 정도의 자리였다”며 “당시에는 신전대협 의장 자격으로 참석했다”고 덧붙였다.
뉴스타파 이명선 sun@newstapa.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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