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인공지능 스타트업 퍼플렉시티의 아라빈드 스리니바스 최고경영자(CEO). 연합뉴스 |
오픈에이아이(AI)와 퍼플렉시티가 인공지능 기반 웹브라우저를 잇달아 출시한다. 전 세계 웹브라우저 시장 1위인 구글 ‘크롬’은 강제 매각 위협에 이어 또다시 인공지능 스타트업의 도전장을 받게 됐다.
퍼플렉시티는 9일(현지시각) 인공지능 웹브라우저 ‘코멧’(Comet·혜성)을 출시했다고 밝혔다. 이 웹브라우저는 퍼플렉시티의 기본 검색 엔진에 새 인공지능 비서 ‘코멧 어시스턴트’를 결합한 형태다. 인공지능이 이용자가 누리집에서 보고 있는 내용을 자동으로 인식하기 때문에 질문을 할 때 새로 창을 열거나 링크 등을 복사해 붙일 필요가 없다. 이용자를 대신해 이메일을 요약하거나 쇼핑, 예약 등의 작업 수행도 가능하다.
코멧은 월 구독료 200달러(약 27만원)를 내는 ‘퍼플렉시티 맥스(Max)’ 이용자와 초대받은 소수 인원에게 우선 제공된다. 퍼플렉시티는 이날 블로그를 통해 “코멧은 인터넷이 그동안 간절히 원해왔던 것, 즉 인간의 지능을 극대화하는 일을 가능하게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인공지능 스타트업 더 브라우저 컴퍼니(The Browser Company)와 브레이브(Brave)도 인터넷 검색과 요약 기능을 갖춘 인공지능 기반 브라우저를 선보였다.
챗지피티(Chat GPT) 개발사인 오픈에이아이도 몇 주 안에 인공지능 기반 웹브라우저를 출시할 예정이라고 이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지난해부터 개발 중인 오픈에이아이의 웹브라우저는 챗지피티와 비슷하게 채팅으로 대화하듯이 검색을 할 수 있는 형태로 알려졌다. 오픈에이아이는 지난해 초기 크롬 개발에 참여했던 핵심 임원 2명을 영입하기도 했다.
챗지피티의 주간활성이용자수(WAU) 5억명(올해 3월 말 기준)이 오픈에이아이의 새 웹브라우저로 이동할 경우, ‘빅테크 공룡’ 구글의 광고 수익원이 위협받게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크롬을 통해 수집하는 이용자 정보는 구글 모회사 알파벳이 수익성 높은 맞춤형 광고 사업을 하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지난해 알파벳의 연간 매출 약 75%는 광고 사업에서 발생했다. 시장조사업체 스탯카운터에 따르면, 지난달 크롬의 글로벌 시장 점유율은 68.4%를 기록했다.
한편, 미 법무부는 오는 8월 선고 예정인 구글의 반독점 소송과 관련해 크롬의 강제 매각 결정을 법원에 요청한 상태다. 구글의 온라인 검색 시장 독점을 해소하려면 검색 서비스의 관문인 웹브라우저를 분리해야 한다는 취지다. 미 법무부는 지난 4월 재판에서 “크롬 매각 때 경쟁사들이 막대한 양의 검색 질문에 접근해 구글과 경쟁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당시 오픈에이아이 쪽은 재판 결과 구글이 웹브라우저를 매각해야 할 경우 회사가 크롬을 인수할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선담은 기자 s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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