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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차기 당대표 선거에 출마한 정청래 의원(왼쪽)과 박찬대 의원이 지난달 25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 크리스탈볼룸에서 열린 ‘2025 경향포럼’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이준헌 기자 |
더불어민주당 차기 당대표 선거에 출마한 정청래·박찬대 의원이 10일 후보 등록을 마치고 본격적인 당권 레이스에 돌입했다. 두 후보는 차별화된 표심잡기 전략으로 치열한 대결에 나섰다. 정 의원은 “의원은 짧고 당원은 영원하다”며 권리당원 표심에 호소했다. 박 의원은 “‘명심’(이재명 대통령 의중)으로 (당선이) 결정된다면 박찬대는 절대 유리하다”며 명심을 강조했다.
이날 8·2 전당대회 당대표 후보 등록을 마친 정 의원은 “내란세력 척결을 위해 앞장서 싸우는 당대표가 되겠다”고, 박 의원은 “싸움만 하기보다 칼과 붓을 함께 쥘 줄 아는 당대표가 되겠다”고 선언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을 지낸 정 의원과 민주당 원내대표를 지낸 박 의원은 모두 개혁 입법 드라이브를 약속했지만 온도 차는 있었다.
정 의원은 이날 충북 청주의 한 식당에서 유튜브 방송 ‘온라인 국민보고대회’를 통해 “통합, 안정, 협치 이런 미사여구는 대통령의 공으로 돌려드리고 개혁입법을 위해 끊임없이 싸우는 당대표의 역할을 다하겠다”며 “검찰·언론·사법개혁은 임기 초 3개월 안에 폭풍처럼 몰아쳐서 전광석화처럼 해치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이날 서울 여의도 민주당 중앙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개혁을 흔드는 세력 앞에선 단호한 칼과 방패가 되고 민생과 민주주의를 설계할 땐 붓으로 방향을 그리겠다”며 “국민을 위해 반드시 해야 할 일이라면 누구와도 대화하고 협의하겠다”고 약속했다. 박 의원은 정 의원을 겨냥한 듯 “누군가 통합은 대통령이 하는 일이고 여당은 개혁을 잘하면 된다고 한다. 그런가. 통합도 개혁도 대통령과 여당이 함께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두 후보가 지지자들을 확보해가는 전략도 차이를 보였다. 정 의원은 전국 곳곳을 직접 찾아가며 당원 표심을 집중 공략하고 있다. 당원 인기에 힘입어 최근 여론조사들에서 박 의원보다 높은 지지율을 보이고 있다. 지역구가 서울 마포을인데도 지난 6·3 대선 당시 호남에서 선거운동을 펼치고, 이후에도 지방을 돌며 ‘감사 투어’를 펼친 것은 당대표 출마를 염두에 둔 포석이었다는 분석이 많다.
정 의원은 이날 전국 권리당원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호남 당원들을 겨냥해 “특별히 호남에 계신 분들은 높은 정치의식으로 국회의원 꼭대기에 앉아 모든 걸 훤히 내려다보고 있었다”고 추켜세웠고, “의원은 짧고 당원은 영원하다. 당원 바람대로, 당원이 하라는 대로 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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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차기 당대표 선거에 출마한 박찬대 의원이 10일 서울 여의도 민주당 중앙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포부를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
박 의원은 원내대표를 지내며 쌓은 인연을 바탕으로 의원 표심을 끌어모으고 있다. 두 후보의 지난달 출마 기자회견을 비교해보면 상대적으로 박 의원 회견장에 많은 의원이 몰렸다. 지난 8일 대표발의한 내란특별법에 의원 114명이 공동발의자로 이름을 올려 세력을 드러내기도 했다. 박 의원을 지지하는 한 의원은 “의원 민심이 결국 당원에게도 영향을 미친다”며 정 의원 지지율을 빠르게 따라잡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박 의원은 이날 “내년 지방선거가 이재명 정부의 첫 평가가 될 것”이라며 “당의 외연을 중도층까지 확정해 지방선거 승리를 이끌 사람, 통합적 리더십으로 출마자들을 자신있게 소개할 수 있는 사람, 저 박찬대가 아니겠냐”고 말했다.
두 의원은 명심이 누구에게 있느냐를 두고도 신경전을 벌였다. 정 의원은 “저는 이재명 1기 집행부 최고위원으로서 이 대통령을 바로 옆에서 지킨 짝꿍”이라며 “민심, 당심, 천심이 곧 명심이라고 생각한다. 명심은 다른 곳에 있지 않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이 대통령의 마음이 왜 정청래에게 없겠냐만 박찬대에게는 없겠느냐. 명심 경쟁과 개혁 경쟁은 무차별하지 않을까 싶다”면서도 “다만 명심으로 (당선이) 결정된다면 박찬대는 절대 유리하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오는 19일 충청권, 20일 영남권, 26일 호남권, 27일 수도권, 다음달 2일 서울·강원·제주 순으로 경선을 연다. 다음달 2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리는 임시전당대회에서 발표하는 최종 경선 결과에는 대의원 투표 15%, 권리당원 투표 55%, 국민 여론조사 30%가 반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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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차기 당대표 선거에 출마한 정청래 의원이 10일 유튜브 방송 ‘온라인 국민보고대회’를 통해 포부를 밝히고 있다. 유튜브 ‘정청래TV떴다!’ 화면 갈무리 |
허진무 기자 imagine@kyunghyang.com, 심윤지 기자 sharps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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