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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태완 산재사망’ 8개월 만에야…업무상과실치사 혐의 검찰 송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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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태완 산재사망’ 8개월 만에야…업무상과실치사 혐의 검찰 송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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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1월14일 전북 전주시 고용노동부 전주지청 앞에서 열린 ‘고 강태완 사망 사건 진상규명 촉구 기자회견’에서 어머니 이은혜(엥흐자르갈)씨가 아들의 영정을 들고 울먹이고 있다. 이문영 기자

지난해 11월14일 전북 전주시 고용노동부 전주지청 앞에서 열린 ‘고 강태완 사망 사건 진상규명 촉구 기자회견’에서 어머니 이은혜(엥흐자르갈)씨가 아들의 영정을 들고 울먹이고 있다. 이문영 기자


지난해 11월 전북 김제 특장차 회사 에이치알이앤아이(HR E&I·현재 ‘호룡’)에서 산업재해로 사망한 몽골이주청년 강태완(타이왕·당시 32)씨의 죽음에 대해 경찰이 부서 책임자들을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 수사 8개월여 만이다.



전북경찰청은 9일 태완씨 유족 쪽에 “이 사건 재해자의 소속 팀장 임○○, 부서장 김○○의 업무상과실치사 혐의 인정된다 판단하여 송치 결정했음을 알려드린다”고 통지했다. 전주지검에 송치한 날짜는 지난달 30일이다. 송치 대상에서 박장현 대표는 제외됐다.



1998년 6살에 엄마를 따라 한국에 온 태완(한겨레 연재 ‘호준과 호이준 사이에서’ 주인공)씨는 26년간 미등록이주아동으로 살며 국내 정착을 위해 발버둥쳤다. 그는 체류자격을 얻기 위해 몽골 출국과 재입국(법무부 방침), 한국 대학 입학과 졸업을 거쳐 지난해 3월 인구 소멸지역(5년 이상 거주 때 ‘지역특화형 비자’ 발급)인 전북 김제의 에이치알이앤아이에 취업했다.



사건 당시는 이 회사에서 개발 중인 텔레핸들러(고소작업차와 지게차의 기능 결합)를 공장에서 빼내 테스트 장소로 옮기던 중이었다. 태완씨가 리모컨으로 조종하던 차량이 출입구 통과 직후 경사로에서 속도가 빨라졌고, 차량을 몸으로 막아선 그는 순식간에 뒤로 떠밀리며 야적돼 있던 건설장비 사이에 압착됐다. 해당 텔레핸들러는 산업통상자원부의 예산을 지원받아 개발 중이던 테스트용 차량이었고 브레이크가 달려 있지 않았다. 비자 취득 4개월 만의 죽음이었다.



업무상과실치사와 별도로 회사와 대표의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여부는 고용노동부가 수사 중이다. 에이치알이앤아이는 직원 230여명 규모의 회사로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대상이다. 고용노동부 전주지청 관계자는 “아직 수사 중”이라며 “중대재해 수사는 기업의 인사, 조직, 예산 등 전반을 봐야 해서 시간이 걸린다”고 했다. 기관별로 송치 간격이 크지 않을 경우 검찰은 통상적으로 업무상과실과 중대재해 수사 결과를 모두 보고 기소 여부를 판단한다.



염정수 민주노총 전북본부 노동안전국장은 “강태완씨가 사망하고 벌써 8개월이 지나고 있다”며 “중대재해 수사를 서둘러 마무리하고 사업주를 엄중 처벌하라”고 촉구했다.



이문영 기자 moon0@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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