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집값 우려에 금리 유지키로
통화당국이 하반기 첫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연 2.50%로 동결했다. 침체된 경제 성장률과 관세 협상 불확실성에도 수도권 집값 상승과 가계대출 관리가 더 급선무라는 판단에 따른 결정이다. ▶관련기사 6면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10일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현재 연 2.50%인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금통위는 “수도권 주택가격 오름세 및 가계부채 증가세가 크게 확대됐고 최근 강화된 가계부채 대책의 영향도 살펴볼 필요가 있는 만큼 현재의 기준금리 수준을 유지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한은 금통위는 앞서 작년 10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낮추면서 통화정책의 키를 완화 쪽으로 틀었다. 11월에도 시장의 예상을 깨고 금융위기 이후 첫 연속 인하를 단행했다. 이후 올해 1월 동결, 2월 0.25%포인트 인하, 4월 동결, 5월 인하로 징검다리 인하를 이어갔다.
특히 5월 0.25%포인트 인하는 한국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5%에서 0.8%로 하향 조정하는 동시에 이뤄졌다. 경제위기 전망을 공식화하고 통화 정책의 초점을 경기 부양에 맞춘 것이다. 2% 안팎인 잠재성장률의 절반이 채 안 되는 암울한 전망을 통화당국이 직접 내놓으면서 하반기 2회 이상 추가 인하가 있을 것이라는 분석도 이어졌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당시 “향후 기준금리 인하 폭이 조금 더 커질 가능성이 있다”며 “예상보다 성장세가 크게 약화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금통위원 6명 중 4명은 향후 3개월 내 현재 연 2.5%보다 낮은 수준으로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는 의견이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최근 서울 등 수도권 일부 지역에서 주택 매매가 급증하고 집값도 뛰면서 금융 불안이 커지자 일단 이번 달 회의에서는 한 차례 쉬어가는 결정을 내렸다. 5월에 이어서 또 금리를 낮춰 시중에 돈이 더 풀리면,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음)’ 투자 심리를 자극해 가계대출을 부추길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이에 통화당국은 일단 금리를 현 수준에서 묶고 새 가계대출 관리 방안과 3단계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의 효과를 지켜보기로 결정했다.
역대 최대(2.0%포인트)로 벌어진 미국과 금리차도 문제다. 미국이 기준금리를 내리지 않는 상황에서 우리나라만 인하 속도를 내게 되면 고환율 문제가 다시 불거질 수 있다.
다만, 8월 인하 가능성은 여전히 살아있다. 미국이 8월 1일부터 한국산 전 품목에 대해 25%의 상호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선언하면서 경기 하방 압력이 추가될 개연성이 생겼기 때문이다. 홍태화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