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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잡는 더위는 피하는 게 상책··· 목숨까지 위협하는 온열질환 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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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잡는 더위는 피하는 게 상책··· 목숨까지 위협하는 온열질환 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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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마포소방서 119구급대원이 온열질환이 의심되는 노인 환자에게 응급처치를 하고 있다. 서울시 소방재난본부 제공

서울 마포소방서 119구급대원이 온열질환이 의심되는 노인 환자에게 응급처치를 하고 있다. 서울시 소방재난본부 제공


폭염이 7월 초부터 기승을 부리면서 올해 온열질환 환자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5배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고령자나 만성질환자 등 온열질롼 취약계층은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폭염을 피하는 것이 최선이지만, 외출해야 한다면 최대한 햇빛을 차단하고 수분도 수시로 섭취해야 한다.

질병관리청은 지난 5월 15일 온열질환 감시체계를 가동한 이후 지난 9일까지 응급실을 찾은 누적 온열질환자가 총 1357명을 기록했다고 10일 밝혔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2.76배 늘어난 수치다. 사망자는 9명이었다.

온열질환은 고온다습한 환경에 장시간 노출됐을 때 인체의 체온 조절 기능이 무너지면서 발생하는 급성 질환이다. 열경련·열실신·열탈진(일사병)·열사병 등이 온열질환에 해당한다. 초기에는 어지럼증, 피로, 근육통 같은 비교적 가벼운 증상으로 시작되지만 방치하면 의식 저하나 장기 손상 등으로 악화할 수 있다.

황선욱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사람은 36.5도 안팎의 체온을 유지하지만 고온 환경에 장시간 노출되거나 수분이 부족해지면 체온 조절 기능에 문제가 생기게 된다”며 “특히 고혈압·당뇨·심장질환·뇌졸중 등 만성질환을 가진 고위험군의 경우 더위 자체가 건강을 크게 위협할 수 있어 무리한 야외 활동은 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온열질환 중 비교적 증상이 위중하지 않은 경우엔 시원한 곳에서 쉬면서 수분과 전해질을 보충하고 체온 조절을 도우면 오래지 않아 회복이 가능하다. 고온에서 활동 후 땀을 많이 흘린 탓에 염분이 빠져나가 근육경련 등이 일어나는 열경련, 그리고 탈수와 말초혈관 확장으로 뇌혈류가 일시적으로 감소해 일시적으로 실신하는 열실신이 여기 해당한다.

흔히 일사병이라고도 부르는 열탈진은 땀을 많이 흘려 체내 수분과 전해질이 고갈되면서 심한 피로와 두통, 구토, 어지러움 등의 증상을 보인다. 체온도 38~39도까지 상승한다. 시원한 장소에서 수분과 염분을 보충해 주면 대부분 회복되지만 증상이 심하거나 의식이 흐려질 경우 의료기관을 방문해야 한다.


가장 위험한 온열질환은 열사병이다. 열사병은 폭염 속 실외 활동을 장시간 지속할 경우 심부 체온이 40도 이상으로 상승하면서 의식저하, 섬망, 발작, 혼수 등 중추신경계 이상 증상이 함께 나타나는 질환이다. 특히 체온이 40도 이상으로 30분 이상 지속될 경우 여러 장기 손상이 시작돼 생명을 위협할 수 있어 즉각적인 응급처치와 함께 빠른 체온 하강이 필수다.

열사병이 의심되면 즉시 119에 신고하고 체온을 신속히 낮추기 위해 환자를 그늘이나 시원한 장소로 옮긴 뒤 옷을 벗기거나 헐겁게 풀고, 젖은 수건이나 찬물로 몸을 감싸 체온을 떨어뜨려야 한다. 병원으로 이송 중에는 차량 내 에어컨과 선풍기를 활용해 체온을 낮춰야 한다. 병원에서는 얼음물 침수, 냉각 담요, 냉각 팬 등 전문 장비를 이용한 적극적인 냉각 치료를 시행한다.

온열질환은 예방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가장 효과적인 예방법은 폭염 환경 자체를 피하는 것이다. 기온이 높아지는 낮 시간에는 외출이나 운동을 삼가고, 부득이하게 외출해야 한다면 가볍고 통풍이 잘되는 옷을 입고 챙이 넓은 모자나 양산을 이용해 햇빛을 차단하는 것이 좋다. 수분 섭취는 갈증을 느끼기 전부터 수시로 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고령자나 어린이 등은 보호자가 주기적으로 상태를 잘 확인할 필요가 있다.


황선욱 교수는 “한낮에 야외 활동이 예정된 경우 폭염특보가 발효됐는지 미리 확인해 야외 활동을 조정하고 가능한 시원한 곳에서 지내는 것이 좋다”며 “운동은 가능하면 이른 아침이나 해가 진 뒤에 실시하고, 운동 중간중간 충분한 수분을 보충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김태훈 기자 anarq@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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