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0만 팔로워를 보유한 유명 벨리댄서 린다 마르티노가 이집트 당국에 체포됐다./사진=린다 마르티노 인스타그램 |
220만 팔로워를 보유한 유명 벨리댄서가 타락을 조장하고, 공중도덕을 훼손한 혐의로 이집트에서 체포됐다.
지난 7일(이하 현지시간) 라 레푸블리카, 더선 등 외신에 따르면 예명 '린다 마르티노'로 이집트에서 활동 중인 벨리댄서가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로 출국하려다 카이로 국제공항에서 지난달 22일 체포됐다.
이집트 당국은 마르티노가 전통 벨리댄스 의상을 입고 이집트의 한 클럽에서 다양한 히트곡에 맞춰 춤추는 모습이 담긴 영상을 문제 삼았다.
이 영상이 SNS(소셜미디어)에서 수백만 조회수를 기록하는 등 확산하자 당국의 조사가 시작됐고, 마르티노는 '사회적 품위와 가족 및 사회의 가치를 훼손했다'는 혐의로 체포돼 구금됐다.
이집트에서 태어난 마르티노는 2011년 이탈리아인 사업가를 만나 결혼하며 이탈리아 시민권을 얻었다. 마르티노는 결혼 직후 이탈리아에서 약 4년간 살다 이집트로 돌아와 벨리댄서로 일해왔다.
이집트 수사당국은 이탈리아 시민권을 가진 마르티노를 이집트인으로 간주해 체포한 것으로 알려졌다.
220만 팔로워를 보유한 유명 벨리댄서 린다 마르티노가 이집트 당국에 체포됐다./사진=린다 마르티노 인스타그램 |
카이로 검찰 측은 "의도적으로 도발적인 옷을 입고 민감한 신체 부위를 노출했으며, 성적 암시가 담긴 춤 동작을 선보여 공공도덕과 사회적 가치를 명백히 위반했다"며 "유혹 기술과 도발적인 춤을 이용해 타락을 조장했다"고 마르티노 체포 이유를 밝혔다.
마르티노는 "밸리 댄싱은 예술이다. 저는 방탕한 일이나 악행을 조장하지 않았고, 내 공연은 범죄가 아니다. 공공도덕을 훼손하지 않는 춤이다"라며 자신에 대한 모든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이탈리아 시민권을 가진 마르티노의 체포 소식에 이탈리아 당국은 사건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탈리아의 중도 성향 정당 '비바 이탈리아'의 다니엘라 스브롤리니 상원의원은 "외무부는 마르티노의 체포에 대한 자세한 정보를 확보하고, 그의 상태에 대한 보장을 요구하며 즉각 석방을 촉구하는 데 적극적으로 개입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벨리댄스는 중동 지역 민속 무용에서 파생돼 다양한 갈래로 발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가슴과 복부, 골반을 튕기고 회전시키며 물결치는 몸동작을 구사하는 것이 특징이다. 대부분의 벨리댄서들은 움직임을 강조하기 위해 배꼽이 드러나는 상의와 딱 붙는 하의를 입는다.
이집트에서는 벨리댄스가 금지된 것은 아니지만, 압델 파타 엘 시시 대통령 집권 이후 예술가와 인플루언서를 상대로 한 공공도덕 단속이 강화돼 마르티노와 유사한 혐의로 최소 5명의 벨리댄서가 수감된 바 있다. 마르티노와 같은 혐의로 기소됐던 카테리나 안드레바는 징역 1년을 선고받았다.
이탈리아 언론 '라 레푸블리카'는 "이번 단속은 벨리댄스를 유네스코 무형 문화유산으로 등재하려는 이집트의 노력과 정면으로 배치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은 기자 iameun@mt.co.kr
Copyright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