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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없는 무례···‘영어권 국가’ 라이베리아 대통령에 “영어 어디서 배웠냐”는 트럼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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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없는 무례···‘영어권 국가’ 라이베리아 대통령에 “영어 어디서 배웠냐”는 트럼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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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 유튜브 캡처

백악관 유튜브 캡처


“어디서 그렇게 영어를 잘 배웠습니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열린 아프리카 대통령들과의 오찬에서 라이베리아 대통령에게 영어 실력을 ‘칭찬’했다가 상식 밖의 언급이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조지프 보아카이 라이베리아 대통령은 이날 오찬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 것으로 믿는다”며 “미국의 오랜 친구 라이베리아에 투자해달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프랑스어 등 여러 언어로 말하는 다른 아프리카 대통령들과 달리 유창한 영어로 인사말을 한 보아카이 대통령에게 관심을 드러냈다. 그는 “이렇게 훌륭한 영어라니”라고 감탄한 후 “어디서 공부했냐”고 물었다.

그러나 사실 라이베리아는 영어가 공식 언어인 국가이다. 보아카이 대통령은 모국에서 교육을 받았다고 답하면서도 당황한 듯한 내색을 감추지 못했다.

라이베리아는 미국식민사회(ACS) 주도로 건설된 미국의 식민지였다. 미국은 1820년대 노예제도가 폐지되자 해방 노예를 이주시킬 후보지를 찾았고, 그것이 바로 지금의 라이베리아 일대였다. 이런 역사 탓에 라이베리아는 국기의 모양도 성조기와 비슷하다. 1862년 미국으로부터 독립했지만, 지금도 원주민과 이주 흑인 간 내전과 독재에 따른 상흔 속에 최빈국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라이베리아 청소년 활동가인 아치 타멜 해리스는 CNN에 “영어권 국가 대통령에게 영어 실력을 칭찬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모욕적”이라면서 “미국 대통령과 서방 사람들은 여전히 아프리카인들을 교육받지 못한 시골 사람들로 보는 것 같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전에도 여러 차례 아프리카 국가 비하로 비판을 받은 적 있다. 2018년엔 아프리카 국가에서 온 이주민들을 “거지소굴 국가에서 온 사람들”이라고 칭했고, 지난 3월 의회 연설에서는 레소토를 “아무도 모를 나라”라고 말했다.

정유진 기자 sogun77@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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