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윈스는 9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 경기에 왼손타자 7명을 선발 라인업에 올렸다. 상대 선발이 왼손투수이자 전체 1순위 신인 정현우였는데도 왼손타자 위주의 선발 라인업을 꾸렸다. LG는 지난달 8일 키움전에서도 정현우를 만나 5이닝 동안 1점을 내는데 그쳤는데, 이번에는 아예 왼손타자 상대 피안타율이 더 높다는 상대의 특성을 이용해보기로 했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정현우로부터 안타 10개를 뽑아내는 등 12-6으로 크게 이겼다.
LG가 트레이드로 영입한 천성호는 5경기 연속 2번타자 3루수로 선발 출전했다. 정현우 상대 2번 기용에는 코칭스태프의 속뜻이 있었다. 염경엽 감독은 경기 전 "(천성호가)왼손투수 공에도 대처를 해봐야 한다"며 "왼손투수 상대로 지난 경기(4일 삼성 선발 좌완 이승현)에서는 안타를 못 쳤다. (천성호에게)어떻게 하는 게 좋겠다고 타격 파트에서 전달을 했다. 전략을 바꿔보자고 했으니 그게 어떻게 나오는지도 봐야 한다"고 밝혔다.
경기 후 천성호는 "(왼손투수 상대할 때)자꾸 엉덩이가 빠지니까 변화구도 안 걸리고 직구도 타이밍이 늦는 것 같다고 하셨다. 콘택트가 좋으니까 좌중간 보고 치면 되는데 왜 자꾸 빠져서 치냐고 하셨다"고 얘기했다. 7회 나온 2루타는 LG 코칭스태프가 기대하고 천성호가 의도한 점이 그대로 반영된 결과였다.
천성호는 또 "오늘 다 왼손투수 공을 쳤다. 늘 좌중간으로 치려고 했었는데 그동안 너무 잘 하려고 하다 보니 몸이 열리고 더 늦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염경엽 감독은 천성호에게 계속 기회를 주는 배경에 대해 "계속 기회를 주면서도 아직 이르다고 생각이 드는 선수가 있고 좋아지겠다 싶은 경우가 있는데 천성호는 후자다"라며 기대감을 갖고 지켜보고 있다는 평가를 내렸다. 천성호는 "기회를 주시는 것만으로도 감사하고, LG 왔을 때 너무 잘하려고 하기보다 하나씩 하려고 하는데 결과가 좋은 것 같아서 다행이다"라고 했다.
염경엽 감독이 천성호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한 또 한가지는 3루 수비. 그는 "천성호가 3루를 하면서 그동안 3루는 안 된다는 평가를 뒤집고 있다. 자신감이 생기면서 선수에게 포지션이 하나 더 생기는 거고, 팀에도 카드가 하나 더 생기는 거다"라고 긍정적인 시선을 보냈다. 천성호의 자신감은 벤치의 기대 그 이상이다. 천성호는 "상무에서 3루수로 풀타임 시즌을 보냈다. 대학교에서도 3루수여서 전혀 불편하지 않다"고 자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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