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해의 반이 지났다. 연초에 세운 계획을 돌아보고 그동안 뭐 하고 살았나 반추하는 시간을 가졌다는 뜻이다. 그동안 뭐 하고 살았냐고? 물론 하루하루 들여다보면 기쁜 일 슬픈 일 고루 있었겠지만 사실 6개월이 그냥 사라진 것 같다. 살짝 과장을 보태자면, 분명 겨울이었는데 눈을 감았다가 뜨니 오늘이 됐다. 계엄, 탄핵, 대선까지 하루하루 취재거리가 넘쳐났고 세 계절을 지나 보냈다. 대부분 길에서, 더 많은 시간은 취재차에서.
야심 차게 목표한 것들을 하반기로 미뤄놨지만 쉽지 않아 보인다. 세 특검 모두 수사를 개시해 요즘은 특검 수사 일정에 따라 하루를 보낸다. 조사, 출석, 영장 청구, 압수수색… 어쩌면 올 누군가를 기다리고, 오기로 약속한 누군가를 기다리고, 오지 않을 거라고 했어도 혹시 모르니 기다린다. 내란 특검과 김건희 특검은 최장 170일, 순직 해병 특검은 최장 140일 수사가 이어진다는데… 연말에 다시 올해를 돌아볼 때도 여전히 시간을 도둑맞은 기분일까? 계엄, 탄핵, 대선, 특검으로 한 해가 가득 차는 건 아무래도 슬픈 일이다.
사진은 지난 7일 서울 서초구 ‘순직 해병 특검’ 사무실 앞에서 김계환 전 해병대 사령관의 출석을 기다리는 해병대 예비역의 모습이다.
사진·글 정효진 기자 hoh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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