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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통‧설사로 아이 힘들게 하는 '급성 장염'

힐팁 조승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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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통‧설사로 아이 힘들게 하는 '급성 장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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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김건희 특검 소환 조사 8시간 30분 만에 종료
발병 주범 '세균 & 바이러스'와 치료‧관리법
[조승빈 기자]

여름의 길목에 들어서며 한낮의 기온이 약 30℃까지 치솟고 있습니다. 여기에 장마까지 겹치면서 고온다습한 환경이 이어져, '급성 장염’ 환자가 증가 중입니다.

통계를 보면 장염 환자 4명 중 1명이 10세 미만 소아인 것으로 집계됩니다. 우리 아이들은 성인보다 면역력이 약하고, 스스로 개인 위생을 챙기기 힘들어서 복통‧설사‧탈수 등을 동반하는 장염에 취약한 것입니다.

갑자기 발생하는 급성 장염 종류는 크게 세균성과 바이러스성이 있으며, 장염에 걸린 아이들의 70~80%는 시간이 지나면서 저절로 낫습니다. 하지만 설사를 지속해서 탈수와 영양 불균형으로 이어지면 합병증을 겪을 수 있어서 치료가 필요합니다.

소아 급성 장염의 주요 발병 원인과 증상 특징, 아이가 빨리 회복할 수 있도록 돕는 치료‧관리‧예방법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아이 속이 꾸르륵~ '장염’ 주의보


다양한 원인으로 장에서 염증이 발생하는 질환을 통틀어서 '장염(腸炎)’이라고 합니다. 장염은 많은 사람들이 흔히 겪는 주요 질환 중 하나입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를 보면 2023년 한 해에 약 510만 명의 환자가 장염으로 병원을 찾았습니다. 이중 9세 이하 연령이 23%를 차지해서 환자 4명 중 1명이 어린이입니다.


또 월별 환자 추이를 보면 봄까지 주춤했던 장염 환자가 6월부터 다시 늘기 시작해서 7~9월에 가장 많이 몰립니다. 이 세 달 동안 1년 간 발생한 장염 환자의 38%가 집중돼 있습니다.

장염이 찾아오면 복통‧설사는 물론 오심‧구토‧발열‧혈변이 동반할 수 있습니다. 장염은 대부분 식사 조절 등 일상생활 관리를 통해서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낫습니다.

강북삼성병원 소아청소년과 김은실 교수는 "그러나 소아 장염 증상은 길면 열흘 정도 이어질 수도 있다"며 "탈수 및 전해질 이상 등이 나타나면 합병증 가능성도 있어서 필요한 경우 조기 치료와 관리 그리고 예방이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급성 장염 일으키는 주요 원인 '이것’


갑자기 아이들의 속을 불편하게 만드는 급성 장염은 발병 원인에 따라서 크게 '세균성 장염’과 '바이러스성 장염’으로 나눕니다. 성인에게 나타나는 장염도 마찬가지입니다.

우선 '세균성 장염’은 보통 세균성 식중독균에 감염된 음식물을 섭취하면 찾아오며, 약 90%가 식품과 관련 있습니다. 여름과 장마철 즈음 세균성 장염을 일으키는 주요 원인균은 △살모넬라균 △포도상구균 △O-157 대장균 △리스테리아균 △캄필로박터균 △비브리오균 등입니다.

이 같은 식중독균들은 섭씨 30~37℃에서 가장 왕성하게 활동하며, 짧은 시간 내에 몇 배로 증식해서 주의해야 합니다.


우선 '살모넬라균’에 따른 식중독 장염은 살모넬라균에 노출된 닭고기‧달걀‧우유‧육류 및 가공품이 주요 감염원입니다. 오염된 물이나 음식을 통해서 전파되며, 평균 잠복기는 12~36시간입니다. 설사가 며칠에서 일주일까지 지속하는데, 발열‧복통‧설사가 심할 수 있습니다. 특히 1세 미만의 영아가 걸릴 경우 살모넬라균에 의한 패혈증까지 진행하는 경우가 있어서 주의가 필요합니다.

'포도상구균’은 가장 흔한 식중독 원인균인데, 주로 덜 익히거나 상한 고기 등 부패한 음식을 통해서 감염될 수 있습니다. 음식 섭취 후 3~4시간 뒤부터 복통과 설사 증상이 나타나며, 만 하루 정도 이어지다가 문제의 음식이 모두 배출되면 낫습니다. 발열 증상은 없습니다.

'O-157 대장균’은 소‧돼지 등의 내장에 서식하는데 대부분 △덜 익힌 다진 고기 △오염된 시금치‧상추 같은 생 채소가 감염원입니다. 특히 5세 미만 어린이가 쉽게 감염되는 것으로 보고되며, 문제의 음식을 먹은 후 2~3일 뒤 증상이 찾아옵니다. 장출혈을 일으켜서 혈변을 볼 수도 있습니다.

'리스테리아균’은 소고기‧닭고기‧어패류‧달걀 등의 음식이 상했을 때 증식하며, 집단 급식에서 발병하는 사례가 많습니다. 김은실 교수는 "리스테리아균은 고온에서 잘 살아남고 증상이 심하면 뇌막염까지 일으키는 것으로 보고된다"며 "어린이 등 면역력이 약한 사람이 감염되면 위험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캄필로박터균’은 닭 같은 가금류와 비살균 식품이 주요 감염원입니다. 생닭 세척 시 닭에 증식한 균이 주변 채소나 조리 도구에 교차 오염을 일으키면 식중독에 걸립니다. 잠복기는 평균 2~5일이고, 설사‧혈변‧복통‧권태감‧발열‧오심‧구토 등의 증상이 최대 일주일 정도 지속할 수 있습니다. 이 균은 냉장 상태에서도 장기간 생존하지만, 섭씨 70℃ 이상에선 1분만에 사멸합니다. 특히 이 균은 췌장‧담낭‧신경계 등 장외의 다른 장기에 합병증을 일으키는 경우도 있어서 주의해야 합니다.

'비브리오균’은 여름철 굴‧조개‧생선회 등을 익히지 않고 날 것으로 섭취하면 걸립니다. 통계를 보면 아이들에겐 거의 발행하지 않지만 △간 질환 △당뇨병 △항암치료를 받는 사람은 감염되기 쉬워서 주의가 필요합니다.


▶영‧유아에게 흔한 '바이러스성 장염’


바이러스성 장염은 부패하거나 오염된 음식보다 다양한 경로로 바이러스에 감염돼 발생합니다. 바이러스성 장염은 영‧유아와 5세 미만 아이들에게 나타나는 급성 설사의 가장 흔한 원인입니다.

김은실 교수는 "어린이들은 면역력이 약하고, 손씻기 등 위생 관리가 미흡해서 어린이집‧유치원 등 집단생활 시 바이러스성 장염이 빠르게 전파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식중독균은 온도가 낮아지면 증식이 약해지지만, 바이러스는 낮은 온도에서도 생존이 가능하고 바이러스 수가 적어도 장염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때문에 바이러스는 더운 여름은 물론 겨울철에도 장염의 주요 원인입니다.

바이러스성 장염을 많이 일으키는 흔한 바이러스는 '로타바이러스(Rotavirus)’와 '노로바이러스(Norovirus)’며, 이외에 '아스트로바이러스’, '아데노바이러스’도 있습니다. 이 같은 바이러스성 장염은 1~3일의 잠복기 후 증상이 나타납니다.

우선 우리 아이들의 가장 흔한 바이러스 장염 원인인 '로타바이러스’에 대해서 살펴보겠습니다. 로타바이러스 장염은 주로 영‧유아 및 아동에서 발생하며, 잠복기는 24~72시간입니다. 설사로 입원하는 5세 이하 어린이의 3분의 1 이상에서 확인되는 것으로 보고됩니다.

며칠간의 잠복기를 거친 후 구토‧발열을 보이고, 물설사를 많이 해서 탈수와 전해질 불균형에 빠질 수 있습니다. 증상은 보통 4∼6일간 지속합니다.

로타바이러스는 보통 겨울부터 봄까지 많이 발생하며, 분변‧침·구토물에 오염된 손을 통해서 잘 전파됩니다. 예를 들어 보호자‧교사 등이 로타바이러스 감염된 아이의 배변을 돕거나 기저귀를 갈아준 후 손을 잘 씻지 않고 다른 아이를 돌보면 전파 위험이 증가합니다.

’노로바이러스'는 노로바이러스에 오염된 식품‧물의 섭취, 감염자 또는 감염자가 만진 문고리‧수도꼭지 등의 물건 접촉을 통해서도 옮을 수 있습니다. 노로바이러스가 물건이나 사람의 손 같은 표면에 잘 달라붙기 때문입니다. 또 집단 배식을 하는 조리자가 오염된 손으로 조리하거나 수산물을 익히지 않고 먹어도 발생할 수 있습니다.

노로바이러스에 감염되면 24~48시간의 잠복기를 거친 뒤에 갑자기 오심, 구토, 설사 증상이 나타납니다. 소아는 구토, 성인은 설사 증상이 흔합니다.

노로바이러스 장염 환자 10명 중 7~8명이 9세 이하 소아인 것으로 집계됩니다. 노로바이러스는 열에 강해서 60℃에서 약 30분 동안 가열해도 감염성이 유지됩니다. 또 온도가 떨어질수록 생존력이 강해지며, 영하 20℃ 이하에서도 살아남습니다.

특히 극소량의 바이러스만 있어도 쉽게 감염될 수 있을 정도로 전염성이 높습니다. 전염성은 증상이 나타나는 시기에 가장 강하고, 회복 후 3일에서 길게는 2주까지도 이어집니다. 증상은 보통 48시간 내에 빠르게 회복합니다.

그 외에도 엔테로바이러스, 사포바이러스, 아데노바이러스 등도 바이러스성 장염의 주요 원인입니다.


▶우리 아이 급성 장염 ’치료‧관리‧예방'


그럼 우리 아이들에게 급성 장염이 찾아왔을 때 증상을 빨리 개선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우선 아이가 급성 장염에 걸려서 설사‧구토를 지속해서 탈수 증상과 전해질 이상 등으로 합병증 가능성이 있으면 의료기관에서 상태에 따라 적절한 조치를 받아야 합니다.

염증과 관련된 증상을 최소화하고, 영양소 불균형을 해소해서 빠른 회복을 돕는 게 필요한 것입니다. 아이가 설사와 구토를 반복하면 신체 수분인 체액이 줄어서 기운이 없고, 식사를 제대로 못하며, 피부가 푸석해집니다.

특히 탈수의 영향으로 소변량이 갑자기 줄면 신장(콩팥)이 손상될 수 있고, 심장‧폐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줘서 병원 치료가 권고됩니다. 아이가 활동 시간대에 8시간 이상 소변을 보지 않는다면 탈수를 우선적으로 의심해야 합니다. 이 경우 소아청소년과 전문의 진료를 통해서 △수액 치료 △전해질 용액 등 치료용 물 복용 △항생제 사용 등을 고려할 수 있습니다.

바이러스 장염의 대부분은 사람과의 직‧간접적 접촉에 의해서 발생합니다. 때문에 아이가 어린이집‧유치원을 다니면 가급적 설사가 멈춘 후 보내는 것이 집단 전염을 막는 길입니다.
아이가 장염에 걸리면 식사 관리도 중요합니다. 구토‧설사가 심하면 증상 첫날에는 아이의 수유‧이유식‧식사 등 음식 섭취량을 줄이고, 끓인 물을 식혀서 수시로 수분을 보충합니다. 이후 증상이 나아지면 수유를 이어가고, 부드러운 죽이나 미음 형태로 식사를 합니다.

증상이 더 개선되면 지방 함량이 적은 두부‧생선‧살코기‧달걀 같은 단백질 반찬 중심의 식사를 시작합니다. 장염을 앓고 난 직후 섭취를 피해야 할 음식은 △탄산음료‧초콜릿 등 단당류 △우유‧요구르트‧아이스크림 등 유제품 △빵‧치킨‧튀김‧짜장면‧삼겹살 등 고지방 식품 등입니다.

이처럼 급성 장염에 따른 증상은 우리 아이들을 힘들게 하기 때문에 손씻기 등 예방 활동이 중요합니다. 하지만 어린이들은 위생에 대한 개념이 부족하고, 음식을 먹을 때 손을 많이 이용합니다.

때문에 보호자와 교사들이 손 씻기를 생활화할 수 있게 잘 지도‧교육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화장실을 다녀온 뒤 그리고 음식을 먹기 전에는 아이가 꼭 손을 씻을 수 있게 도와야 합니다.

아이들의 장염 예방을 위해 어른들도 주의해야 할 것들이 있습니다. 김은실 교수는 "보호자와 교사는 아기의 기저귀를 간 다음 손을 깨끗하게 씻어야 한다"며 "바이러스 오염이 의심되는 문고리‧손잡이처럼 접촉이 많은 곳은 정기적으로 살균‧소독해야 한다"고 당부했습니다.

아울러 집단 급식소의 조리실에서 근무하는 사람 중 구토‧설사 증상이 있으면 즉시 조리 참여를 중단해야 합니다. 증상이 회복된 후에도 최소 1주일 정도 조리에 참여하지 않는 게 권고됩니다. 조리 기구는 열탕 또는 염소 소독으로 철저하게 세척‧소독해서 사용합니다.

영‧유아의 바이러스성 장염 주요 원인인 로타바이러스는 백신이 있어서 접종하면 예방에 도움이 됩니다. 노로바이러스는 백신이 없기 때문에 예방 활동이 중요합니다.


※ Doctor's pick!

장염에 걸린 아이의 설사를 멈추기 위해 '지사제’를 바로 복용시키는 것은 피하고, 의사와 상의하는 게 바람직합니다. 지사제 복용은 표면적으로 설사 증상을 개선해도 장내 수분을 정체시켜서 대장의 독소 배출을 막아, 증상이 더 오래 지속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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