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악마가 이사왔다'(감독 이상근) 제작보고회가 9일 오전 11시 서울 용산 아이파크몰 CGV에서 열렸다. 이날 현장에는 임윤아, 안보현, 성동일, 주현영, 이상근 감독이 참석했다.
오는 8월 13일 개봉하는 '악마가 이사왔다'는 새벽마다 악마로 깨어나는 ‘선지’(임윤아)를 감시하는 기상천외한 아르바이트를 하게 된 청년 백수 ‘길구’(안보현)의 영혼 탈탈 털리는 이야기를 담은 악마 들린 코미디다.
이번 작품은 '엑시트'로 942만 관객을 동원한 이상근 감독의 차기작으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상근 감독은 "첫 작품 때는 뭣도 몰라서 아무런 기분이 없었는데, 두 번째 작품 시작을 알리게 됐다"며 이례적으로 MC 박경림 등장 전 직접 무대로 나서 현장의 포문을 열어 눈길을 모았다.
그는 이번 작품 연출 계기에 대해 "'엑시트'로 많은 사랑을 받아서 감사하고 있었다. 두 번째 작품으로 어떤 걸 할까 하다가 판을 크게 한 번 벌려봤으니 캐릭터와 인간에 깊이 들어가보자 싶었다. '악마가 이사왔다'가 데뷔작으로 준비하던 작품이었는데 '엑시트'에 밀렸다. 그 한을 풀어주고자 재정비 해서 두 번째 작품으로 나오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성동일 선배님은 너무 존경하는 분이고, 우리 영화의 코어, 핵심, 장르성을 위해 해주실 부분이 많아 부탁드렸다. 주현영 배우는 코미디 연기가 사실 굉장히 어려운데 관찰력과 디테일에서 계산된 것들이 나와야 하는데 그런 연기를 너무 잘하더라. 단순히 코미디 연기 뿐 아니라 디테일한 감정을 잘 표현할 수 있고, 우리 영화에 생기발랄한 숨을 불어넣을 배우라고 생각해서 같이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상근 감독과 재회한 임윤아는 "'엑시트'를 하면서 이 팀과 함께 다시 작업을 하면 행복하겠다고 생각했는데, 감독님이 사랑스러운 캐릭터로 제안주셔서 흔쾌히 같이 하게 됐다. '엑시트' 때도 좋은 환경에서 작업했는데, 이번 현장도 너무 완벽한 호흡으로, '엑시트' 때보다 감독님의 코드를 이해하는데 더 빠르게 도움이 됐던 것 같다. '악마가 이사왔다'의 정선지라는 캐릭터의 애정이 남다르더라"고 말했다.
이상근 감독은 "사람이 좋은 추억과 경험을 하면 모든 게 아름답지 않나. 좋은 기운을 이어받을 수 있지 않을까 기대감도 있다. 윤아 씨가 배우로서도, 인간으로서도 좋은 사람이다. 허투루 하는 것도 아니고 진심으로 좋은 사람이다"라고 만족스러움을 드러냈다.
성동일은 "사실은 감독님의 전작이 너무 잘 돼서 정말 부담을 많이 지다보니까 현장에서 보면 거의 미쳐서 찍듯이 최선을 다했다. 저는 여기서 그냥 아버지이면서 하인같은 캐릭터다. 감독님이 직접 쓰셨고, 무대 배경이 실제로 감독님 동네다. 그네에 앉아보기도 하고 몸에 배어있고, 눈에 익숙한 곳을 현장으로 삼았다. 저도 기대가 된다. 제가 많이 느낀 게, 감독님이 제 발바닥만 빼고 배우의 모든 것을 따셨다. 그 정도로 한 컷 한 컷 최선을 다 했다. 잘 될 것이다"라고 감탄했다.
주현영은 "저도 처음에 대본을 읽었을 때 선지가 너무 강렬한 것이다. 진짜 윤아 선배님이 어떻게 모든 에너지를 다 끌어서 선지를 연기해주실지 너무 기대가 됐다. 아라는 이런 강렬한 선지를 케어해야하는 임무가 있다. 그래서 그 선지를 감당해낼만한 깡다구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제 안에 있는 구석의 깡다구와 활어같은 모습을 끄집어내야겠다 싶었다"고 밝혔다.
임윤아는 사실상 1인2역을 맡아 천사같은 딸에서 악마로 변하는 선지 역할에 대해 "저는 딱 봤을 때 외적으로도 굉장히 차별화를 극명하게 두고 싶어서 낮 선지는 청순한 느낌으로, 깨끗하고 소녀스러운 이미지로 헤어나 의상이나 목소리 톤을 잡았다. 중요한 건 악마 선지다. 악마 선지는 머리부터 발끝까지 다 신경을 썼다. 머리 스타일이 보시다시피 낮 선지는 생머리지만 밤 선지는 뽀글뽀글하다. 강렬한 요소는 다 들어갔다"고 말했다.
이어 "메이크업부터 헤어, 의상, 디테일하게는 네일아트나 렌즈까지 하면서 외적으로도 확 다른 모습을 보여드리려고 노력했다. 목소리 톤이나 표정, 웃음 소리, 이런 부분까지 신경썼다. 길구도 이상근 감독님이 모티브였다고 말하듯이, 모든 캐릭터 안에 이상근 감독님이 있다. 이 웃음도 이상근 감독님과 함께 맞춰가면서 톤을 잡았다. 저 역시도 감독님을 모티브로 잡아서 제 안에 넣어서 표현해보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임윤아는 '엑시트'를 함께한 조정석이 '좀비딸'을 7월 30일 개봉하며 올 여름 맞붙는 것에 대해 "저는 너무 기분이 좋았다. 6년 전에 '엑시트'로 여름에 함께했던 파트너였다. 그런 정석 오빠가 서로 다른 작품으로 영화관에서 나란히 인사드릴 수 있다는 게 너무 의미가 있는 것 같다. 먼저 앞서나가주셔서 많은 분들이 '좀비딸'에 이어서 '악마가 이사왔다'까지 영화관에 북적북적하게 와주셨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안보현은 모든 스포츠에 능통한 캐릭터를 맡으며 "운동은 항상 하던 거라 감독님이 크게 요청한 건 없어서 하던대로 했다. 윤아 씨보다 제가 훨씬 크기도 하고, 체구가 그렇게 크진 않으셔서 제가 더 커보였던 것 같다. 스크린으로 보면 더 커보이지 않을까 싶다"고 운을 뗐다.
이어 "제가 실제 길구와 비슷한 면이 있다. 다양한 운동을 경험해보긴 했다. 물론 다 할 줄 알긴 하고 누군가 편가르기를 하면 저를 데려가려고는 하지만 키가 크고 그런 것에 비해 잘하진 않는다"라고 말했다.
이상근 감독은 캐릭터들이 자신을 닮았다는 배우들의 언급에 대해 "창작자가 보통 캐릭터 만들 때 자신을 투영하기 마련이다. 저는 기본적으로 일반인 정도 되는 상식적으로 사는 선한 사람들, 작은 용기를 낼 수 있는 사람들에 대해 매력을 느끼는 것 같다. 사실은 저랑 비슷하다고 하는데 영화를 보시면 길구의 매력이 엄청나다. 저는 거기에 상대도 안 된다. 안보현 씨가 제가 원하던 길구 캐릭터를 몇 배로 확장시켜서 잘 표현해주셨다. 저는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성동일은 "개인적으로 악마인 딸이 훨씬 매력있다. 물론 아빠 입장에선 악마든 천사든 딸은 다 부담스럽다. 저도 딸이 둘이 있지만 그냥 아빠 모습이다. 사실 오래된 사연이 있는 집안에 대한 것이 있다. 사실 자식이지만 귀찮을 땐 던져놓는다. 그걸 길구한테 던져놓는 것이다. 저도 깜짝 놀랐다. 덩치는 이렇게 큰데 실제로는 소년같다. 쟤는 왜 저렇게 덩치값도 못하고 착한가 싶은데 내 손이 가는 딸을 던져주기엔 적합했다. 그래서 길구한테 그냥 던졌다. 악마 딸을 극장에서 찾아보시면 역시 정상적인 딸과 같은 심성의 매력이 있다. 그때 또 짠하다"고 예고했다.
성동일은 "'응답하라' 개딸들이 있다. 소녀시대 딸들이 저에게도 3명 가까이 된다. '선배님 저희 소녀시대 개딸 모임도 하시죠' 라더라"라고 말했다.
임윤아는 "딸로 나온 멤버들이 꽤 있다. 소녀시대 만으로도 그 모임을 만들 수 있지 않나 싶었다"고 웃음 지었다.
임윤아는 "영화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중간 중간 나오는 모든 표정 연기에 있어서도 콘티대로 정말 똑같이 표현한 적도 있다. 장면으로 따지면 예고편에도 나왔지만 한강에 뛰어드는 신이 있다. 살면서 언제 그런 생각을 해볼 수도 없는 일이다. 그 신을 준비하면서 수중 촬영하는 세트장에서도 연습했다. 기회는 단 한번 뿐이지 않나. 그 신을 잘 살리고 싶은 마음에 '이런 것까지 해본다' 싶은 마음이 들었다"며 "이번 작품은 독보적으로 기묘한 캐릭터가 되지 않았나 싶다"고 파격 변신을 예고했다.
끝으로 이상근 감독은 "우리 영화 뿐만 아니라 여름에 개봉하는 한국 영화들이 같이 잘 돼서 이전 시장처럼 활기찬 극장이 되면 좋겠다"고 밝혔다.
주현영은 "시기적으로도 개봉 시기가 참 좋은 것 같다. 요즘 너무 폭염에 비도 많이 오고 있지 않나. 많은 분들이 지쳐계시더라. 이런 시기에 극장에 피서 오셔서 마음껏 웃어주시고 행복한 시간 보내고 가시면 좋겠다는 바람이다"라고 말했다.
안보현은 "계속 저희가 제작보고회에서 케미가 좋았다고 했는데 영화에 잘 녹아있는 것 같다. 많은 분들이 극장에 와서 봐주시면 좋겠다"고 밝혔다.
끝으로 임윤아는 "여름과 정말 잘 어울리는 영화가 아닐까 생각한다. 독하고 매콤한 '악마가 이사왔다' 꼭 극장에 와서 봐주시면 좋겠다. 이상근 감독님의 영화라는 것만으로도 정의가 내려질 것 같다. '엑시트'를 재밌게 봐주셨던 분이라면 감독님의 매력을 더 많이 느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8월 13일에 입주하시면 된다"고 관객들에게 이사를 권하며 기대를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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