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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연 작가, 뉴욕 현대미술계서 한국 자연의 감성 알리다

조선비즈 정민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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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연 작가, 뉴욕 현대미술계서 한국 자연의 감성 알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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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연, Dawnlit Woods (2025) 린넨 위 유화, 71×61cm

김경연, Dawnlit Woods (2025) 린넨 위 유화, 71×61cm



뉴욕을 기반으로 활동 중인 한국 출신 회화 작가 김경연이 최근 미국 현대미술계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김경연 작가는 미국의 유력 미술 전문지이자 공모전 플랫폼인 ‘뉴 아메리칸 페인팅스(New American Painting)’에서 입상하며, 특유의 섬세하고 절제된 화풍을 통해 동양적 미감을 소개했다. 이번 수상은 한국 작가로서의 정체성을 유지하면서도 미국 미술계와의 접점을 넓혔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김경연 작가의 작품은 큐레이터 심사를 통해 선정돼 잡지에 게재됐으며, 이후 미국 내 주요 갤러리 및 컬렉터, 미술기획자들과의 협업이 이어지고 있다. 김경연 작가는 한국의 자연 경관에서 체감되는 소리, 온도, 시간 등 비가시적인 감각 요소들을 회화적 언어로 표현해왔다. 시각적 재현을 넘어 감각의 내면화를 시도한 점이 회화계에서 주목받는 이유로 꼽힌다.

김경연 작가의 작품 세계는 일상의 순간을 직관적으로 포착해 구성한 회화적 장면들로 구성된다. 고요한 새벽 공기의 미묘한 농도, 나뭇잎 사이로 스치는 바람, 물소리의 잔향 같은 일상 속 감각들을 추상화한 화면은 시청각적 감정을 환기시킨다. 관람객이 감상 도중 화면 앞에 잠시 멈추게 만드는 정적인 울림은 김 작가 회화의 주요 특징이다.

기법적으로는 투명 제소(Clear Gesso)를 바른 린넨 위에 얇은 유화층을 반복적으로 올리는 방식이 사용된다. 표면의 일부는 캔버스 질감을 그대로 드러내며, 유기적이고 직관적인 선들이 그림 전체에 리듬을 부여한다. 이 선들은 빛의 반사를 통해 관람자의 위치나 시선에 따라 시각적 변화가 생기도록 구성되어 있으며, 이로 인해 작품은 정지된 상태에서도 감각의 확장을 유도한다.

김경연, Melting Cloud (2024) 린넨 위 유화, 51×41cm

김경연, Melting Cloud (2024) 린넨 위 유화, 51×41cm



올해 초 김경연 작가는 뉴욕 브루클린의 ‘일레븐스 아워 아트(Eleventh Hour Art)’ 갤러리에서 개인전 《Awakening Night》을 열고 신작을 발표했다. 이번 전시에서 그는 자연과 교감하는 시간을 주제로, 흐르는 공기, 이동하는 빛, 소리의 잔향 등 비가시적 요소들을 회화적으로 구성했다. 감정의 단계별 확장성을 반영한 유화 레이어링은 관람자에게 각기 다른 감정의 깊이를 경험하게 하며, 회화의 몰입도를 높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개인전 외에도 김경연 작가는 뉴욕 내 여러 전시에 참여해왔다. ‘일레븐스 아워 아트(Eleventh Hour Art)’에서 열린 《Dream Archive》, 《Promise of Spring》 등의 그룹전을 비롯해, 수잔 일레이 파인 아트(Susan Eley Fine Art), 더 블랑(The Blanc) 등 복수의 갤러리와 전시 협업을 진행했다. 지난 가을에는 유럽 아트북 전문 출판사 스냅 콜렉티브(Snap Collective)와 협업해 아티스트 북 《The Waxing Moon》을 출간하며 작업 스펙트럼을 확장했다.


김경연 작가는 현재 뉴욕 현지에서 작가로서의 활동을 지속하며, 설치미술, 회화, 예술 출판물 등 다양한 매체를 넘나드는 다층적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그녀의 회화는 시각 중심의 전통적 미술 표현에서 나아가, 감각의 내면성과 시간성, 동양적 사유를 동반하는 서정적 접근으로 미국 미술계에서 차별화된 영역을 구축해가고 있다는 평가다.

정민기 기자(mingi@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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