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음·배설물에 창문 못 열어…보호 조류 포획·이동 불가
나주시 "입주자·전문가와 함께 공존 방안 모색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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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나주 송월동의 한 아파트 인근에 백로떼가 서식하면서 주민들이 악취와 소음 등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사진은 아파트에서 바라본 백로떼의 모습.(독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5.7.9/뉴스1 |
(나주=뉴스1) 박지현 기자 = "저녁이면 백로 수천마리가 아파트 옆에서 울어댑니다."
백로 서식지 인근에 형성된 전남 나주 한 아파트가 '여름철 불청객'으로 돌변한 백로떼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9일 전남 나주시 등에 따르면 나주시 송월동의 한 아파트 인근 부지에 1000마리 이상의 백로가 둥지를 틀고 있다.
왜가릿과에 속하는 백로들은 영산강변에서 먹이 활동을 하면서 이곳에 서식지를 형성했다.
문제는 올해 1월 이곳 옆으로 1500여 세대 규모의 아파트가 입주했다는 것. 아파트 지하주차장을 활보하는 백로를 보는 것도 일상이다.
사람에 대한 공격성은 없지만 늦은 저녁부터 울음소리가 아파트 단지를 메운다. 다량의 분변도 악취를 뿜어낸다. 아파트 지하주차장조차 분변에 뒤덮이는 사례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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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나주 송월동의 한 아파트 인근에 백로떼가 서식하면서 주민들이 악취와 소음 등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사진은 주차장에 들어온 백로의 모습.(독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5.7.9/뉴스1 |
최근 한 달 사이 나주시엔 접수된 이 아파트의 백로 관련 민원은 10여 건.
백로 서식지가 먼저였다는 공존 공감대를 형성했던 주민들도 여름철이 되자 심각해진 생활 불편에 민원을 제기하는 실정이다.
민원을 접수한 나주시도 뚜렷한 해법은 없다.
백로는 보호조류로 분류된 야생동물이다. 7월은 번식기이기 때문에 포획이나 둥지 제거를 할 수 없다.
나주시는 아파트 입주자 대표, 야생조류 전문가들과 머리를 맞댈 계획이다.
나주시 관계자는 "인공 둥지를 만들어도 백로들이 서식지를 옮긴다는 보장이 없다. 현실적인 대안 마련이 쉽지 않다"며 "백로과의 새는 대부분 9월쯤 해당 지역을 떠나기 때문에 수개월간 불편이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여름철 민원이 발생한 만큼 대책회의로 민원 해소, 철새 공존 대책을 강구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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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나주 송월동의 한 아파트 인근에 백로떼가 서식하면서 주민들이 악취와 소음 등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사진은 아파트에서 바라본 백로떼의 모습.(독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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