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현지시각) 프랑스 남부 마르세유 지역으로 화재가 번져 거대한 연기를 내뿝고 있다. AFP연합뉴스 |
며칠간 폭염에 시달린 프랑스와 스페인은 8일(현지시각) 화재와 산불까지 맞닥뜨려 공항을 폐쇄하는 등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아페프페(AFP) 통신은 이날 프랑스 남부에 덮친 화재로 마르세유 공항이 폐쇄되고, 철도 운행도 차질을 빚었다고 보도했다. 마르세유는 프랑스에서 두 번째로 큰 도시로, 최근 폭염으로 건조해진 초목 지대에선 산불도 빈번했다. 프랑스 소방 당국은 이날 오전 마르세유 북부와 가까운 부슈뒤론의 펜 미라보 지역 대로에 있던 차량에서 화재가 발생한 뒤 불길이 번졌다고 설명했다. 불길이 지나간 면적은 700헥타르(㏊) 가량으로, 약 200만평 규모다. 화재가 절정에 달했을 땐 분당 1.2㎞ 수준으로 불이 번졌다고 프랑스 방송은 보도했다.
이 화재가 마르세유로 번지며, 커다란 연기가 마르세유 공항 활주로를 뒤덮어 정오께 공항은 전면 폐쇄됐다. 마르세유 공항 관계자는 밤 9시30분께 공항 운행을 일부 재개했다고 밝혔지만, 항공기 54편이 취소되고, 14편은 회항해야 했다. 북부와 북서부 지역 철도 운행도 일시 중단됐고, 고속도로 두 곳을 비롯한 도로와 터널도 폐쇄됐다. 인근 지역 400명 주민들이 대피하고, 주택 20채가 파괴되는 등의 피해도 발생했다. 마르세유시는 소방관 720명과 헬기, 220대 긴급 차량 장비 등으로 진압에 나섰다고 밝혔다.
마르세유 서쪽에서 250㎞ 떨어진 나르본 지역 쪽에서도 대형 산불이 발생했다. 지역 당국은 이 화재로 지금까지 2000헥타르(㏊)가 불에 탔다고 밝혔다. 약 605만평에 해당하는 면적이다. 진압엔 1050명 이상의 소방관과 270여대 장비가 투입됐고, 항공 지원도 이뤄지고 있다. 현재는 4000∼5000명의 나르본 주민들은 밖으로 나가지 못하고 집 안에서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고 영국 가디언은 보도했다.
스페인 카탈루냐 타라고나 지방에서 발생한 산불로 8일(현지시각) 헬기 진압이 이뤄지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
프랑스 남부와 국경을 접한 스페인 카탈루냐도 산불과 싸우고 있다. 이곳 타라고나 지역에서 전날(7일) 발생한 산불은 3100헥타르(약 900만평) 면적의 숲과 농장, 도심지를 덮쳤다. 1만8000명 이상의 주민들은 집에 머무를 것을 권고 받았다. 최대 시속 90㎞의 강풍때문에 불길이 커져 진화 작업은 속도가 나질 않았다. 스페인은 이 지역에 군 병력 및 300명의 지역 소방관을 배치했다.
시리아 또한 엿새째 꺼지지 않는 산불로 이날 유럽연합(EU)에 지원을 요청했다. 이웃 국가인 요르단과 레바논, 튀르키예는 이미 시리아를 위해 소방 지원을 하고 있다. 시리아에 있는 유엔(UN) 인도주의업무조정국은 이 화재로 주민 약 5000명과 60개 지역이 피해를 입었고, 시리아 산림 면적의 3%가 넘는 100㎢(약 3000만평)의 산과 농지가 파괴됐다고 발표했다.
기후 변화로 지중해를 둘러싼 국가들은 최근 수년째 파괴적인 규모의 산불 피해를 입고 있는 상황이다.
베를린/장예지 특파원
pen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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