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네스코 세계유산회의 표결 패배 지적
"친일·반일 구호 대신 치밀한 전략 필요"
일본이 일제 강제동원 현장인 군함도(일본명 하시마) 탄광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하면서 한 약속을 제대로 이행했는지를 공식적으로 따지려던 정부의 시도가 수포로 돌아가자,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이 "우군 확보도 못한 채 외교 무대에서 패배의 전례만 남겼다"고 이재명 정부를 직격했다. 정부는 7일(현지시간)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 회의에서 일본의 군함도 후속 이행조치를 공식 의제로 채택해 논의하려 했다가 이에 반대하는 일본과 표 대결에서 졌다.
나 의원은 8일 페이스북에 "이번 표결은 한일 과거사 문제를 두고 국제무대에서 벌어진 외교전이었다"며 "군함도 의제 채택 실패는 국제사회 설득을 위한 외교 전략의 부재와 준비 부족이 빚은 뼈아픈 결과"라고 비판했다.
나 의원은 일본이 약속을 지킬 뜻이 없음이 진작 드러났는데도 우리 정부가 대비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일본은 2015년 군함도를 세계유산으로 등재하며 조선인 강제노역을 포함한 '전체 역사'를 알리겠다고 국제사회에 약속했지만, 이후 관련 전시관엔 강제징용의 진실이 철저히 가려졌고 희생자 추모는 형식에 그쳤다"면서 "이런 전례가 있었음에도 일본의 책임을 분명히 묻는 외교적 대비는 여전히 미흡했다"고 적었다.
"친일·반일 구호 대신 치밀한 전략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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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나가사키현의 군함도(일본명 하시마)에 설치된 세계문화유산 안내판. 일제강점기 조선인에 대한 설명은 적혀 있지 않다. 하시마=연합뉴스 |
일본이 일제 강제동원 현장인 군함도(일본명 하시마) 탄광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하면서 한 약속을 제대로 이행했는지를 공식적으로 따지려던 정부의 시도가 수포로 돌아가자,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이 "우군 확보도 못한 채 외교 무대에서 패배의 전례만 남겼다"고 이재명 정부를 직격했다. 정부는 7일(현지시간)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 회의에서 일본의 군함도 후속 이행조치를 공식 의제로 채택해 논의하려 했다가 이에 반대하는 일본과 표 대결에서 졌다.
나 의원은 8일 페이스북에 "이번 표결은 한일 과거사 문제를 두고 국제무대에서 벌어진 외교전이었다"며 "군함도 의제 채택 실패는 국제사회 설득을 위한 외교 전략의 부재와 준비 부족이 빚은 뼈아픈 결과"라고 비판했다.
나 의원은 일본이 약속을 지킬 뜻이 없음이 진작 드러났는데도 우리 정부가 대비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일본은 2015년 군함도를 세계유산으로 등재하며 조선인 강제노역을 포함한 '전체 역사'를 알리겠다고 국제사회에 약속했지만, 이후 관련 전시관엔 강제징용의 진실이 철저히 가려졌고 희생자 추모는 형식에 그쳤다"면서 "이런 전례가 있었음에도 일본의 책임을 분명히 묻는 외교적 대비는 여전히 미흡했다"고 적었다.
나 의원은 "지금 필요한 것은 철 지난 친일·반일 구호가 아니라, 일본의 역사 왜곡을 국제적으로 바로잡기 위한 치밀한 외교 전략"이라고 주문했다. 그는 "(정부는) 유네스코, 유엔 인권이사회 등 다자외교 채널을 통해 강제동원의 진실을 기록으로 남기고, 피해자 존엄을 회복해야 한다"며 "한일 (양자) 외교에서도 (일본의) 역사왜곡과 국제사회에 대한 약속 불이행을 향해선 분명한 입장을 견지해줄 것을 촉구한다"고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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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17일(현지시간) 캐나다 앨버타주 캐내내스키스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장에서 열린 한일 정상회담에서 이시바 시게루(왼쪽) 일본 총리와 악수하며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캐내내스키스=연합뉴스 |
대통령실은 이날 "우리 정부는 일본이 근대 산업 시설(군함도를 의미)과 관련해 스스로 한 약속과 이 약속이 포함된 세계유산위원회의 결정을 충실히 이행해야 한다는 입장"이라며 "관련 의제가 정식 안건으로 채택되지 않아 유감"이라고 밝혔다.
전날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47차 회의에서 한국 제안으로 '잠정 의제'로 상정된 '메이지 산업유산(군함도) 관련 이행 조치에 대한 평가' 안건을 제외해달라는 일본의 수정안을 표결을 거쳐 채택했다. 일본 수정안에는 21개 위원국 중 7개 국가가 찬성했고 3개 국가만 반대표(한국 지지)를 던졌다. 8개국은 기권, 나머지 3개국 표는 무효였다.
윤현종 기자 bell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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