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간쑤성 허스페이신유치원에서 원장과 주방 직원이 공모해 급식 반죽에 식용으로 쓸 수 없는 물감을 섞어 납중독 피해 어린이가 220여명 발생했다. 펑파이 갈무리 |
중국의 한 유치원에서 원생들이 먹는 급식 반죽에 식용으로 쓸 수 없는 물감을 섞어 납 중독 피해 어린이가 220여명 발생했다. 중국 당국은 해당 유치원 원장 등 8명을 구금했다.
8일 중국중앙텔레비전(CCTV)은 간쑤성 톈수이시 허스페이신유치원를 다니는 원생 가운데 혈중 납 농도가 정상치를 초과한 인원이 지난 7일 오후 10시를 기준으로 223명으로 집계됐다고 보도했다. 이 유치원에 다니던 어린이들은 최근 이상 증세를 보여 검사를 받고, 납 중독 진단을 받았다. 원생들은 구토, 어지럼증, 복통, 탈모, 과민반응, 흰머리, 치아 변색 등의 증세를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체 원생은 251명으로, 6일까지 납 중독 진단을 받은 원생은 70여명이었다. 이후 전수 조사를 하자 납 중독 원생 규모는 하루 만에 3배 이상 늘었다.
톈수이시 조사팀은 원장과 주방 직원 등이 공모해 물감을 사 급식 재료에 넣은 사실을 확인했다. 식품과 수돗물 등 급식 재료 200여 가지를 검사한 결과 삼색 대추설기와 옥수수 소시지롤에서 납 성분이 검출된 것으로 알려졌다. 두 식품의 납 함량은 각각 1052㎎/㎏ 및 1340㎎/㎏이었다. 중국 국가식품안전규정상 납 함량 기준치인 0.5㎎/㎏를 2100배, 2700배 초과한 수치다. 조사팀은 유치원에서 물감을 찾았고, 포장에는 식용 불가 표시가 있었다고 확인했다. 시안시중심병원 등에서 검사를 받은 원생들 다수는 혈중 납 농도가 200∼500㎍/ℓ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식품안전 당국은 어린이 기준 정상 혈중 납 농도를 100㎍/ℓ 이하로 정하고 있는데, 2~5배의 수치를 보인 것이다.
납 중독 피해 어린이들의 보호자들은 수개월 간 증세가 이어졌다고 증언했다. 보호자들은 “딸이 흰머리가 나고, 치아 색이 검게 변해 병원에 갔다” “지난 몇달 간 다리 등이 아파 검사를 받았지만 성장기 아동의 증상이라는 진단을 받았다”“아이가 갑자기 짜증을 냈고, 머리카락이 많이 빠졌다” 라고 현지 매체에 전했다.
베이징/이정연 특파원
xingx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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