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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실, 3주 벌었지만… "합의 늦더라도 국익 관철"

매일경제 오수현 기자(so2218@mk.co.kr), 성승훈 기자(hun1103@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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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실, 3주 벌었지만… "합의 늦더라도 국익 관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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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서한을 통해 다음달 1일까지 한미 관세협상에 여유가 생기자 대통령실은 '올코트 프레싱(전면 압박)' 전략으로 미국과의 관세협상에 최선을 다한다는 입장이다. 대통령실은 8일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 주재하에 대미 통상 현안 관계 부처 대책회의를 소집했다. 이날 회의에는 대통령실에선 하준경 경제성장수석, 오현주 국가안보실 3차장이 참여했다. 관계 부처에서는 윤창렬 국무조정실장, 이형일 기획재정부 1차관, 문신학 산업통상자원부 1차관, 김진아 외교부 2차관이 자리했다.

김 실장은 회의에서 "새 정부 출범 이후 한 달 남짓한 기간 동안 양국 간 호혜적 결과 도출을 위해 최선을 다했지만 최종 합의까지 도달하기에는 시간이 부족했다"면서도 "조속한 협의가 중요하지만, 국익을 관철하는 것이 더욱 중요한 가치"라고 밝혔다.

김 실장의 이 같은 발언은 미국과 상호 호혜적 관세협상 타결을 목표로 하겠지만, 국익을 훼손하면서까지 이달 중 합의를 도출하는 것에는 매달리지 않겠다는 대통령실의 입장을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일단 대통령실은 사실상 3주간의 협상 시간이 확보된 만큼 이 기간 동안 한미정상회담을 포함해 다양한 외교 채널을 가동한다는 방침이다. 방미 중인 위성락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은 7일(현지시간)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 겸 국가안보보좌관과의 만남에서 이달 중 한미정상회담 개최 가능성을 타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상향된 관세율이 적용되기 전 양국 정상 간 합의를 이끌어내는 게 최선이라는 판단에서다. 동시에 여한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과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 간 고위급 협상 등 다양한 단위에서의 소통에도 속도를 낼 방침이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의 서한은 결국 더 만족스러운 관세협상안을 가져오라는 의미"라며 "미국이 일단 관세 부과 시점을 유예시켜 준 만큼 우리가 원하는 목표를 향해 주어진 3주를 최대한 활용할 것"이라고 전했다.

관세 부문에선 양보의 여지가 없는 만큼 비관세장벽 개선안을 협상 카드로 활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의 대미 관세율이 50%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한미는 자유무역협정(FTA) 체결국으로 관세가 대부분 폐지된 상태다. 이에 따라 △고정밀 지도 데이터 국외 반출 제한 △온라인 플랫폼 규제 △해외 콘텐츠 제공 업체(CP)에 대한 망 사용료 부과 등 미국에서 완화를 요구해온 비관세장벽 일부를 완화하는 방안 등이 거론된다.

관계 부처 대책회의에서 밝힌 대로 '속도보다는 국익' 기조에 무게가 실릴 전망이다. 특히 미국과 협상 중인 다른 주요국 대비 불리한 상황에 처하는 것을 국익 훼손으로 보고, 이 같은 기준하에 속도를 조절하겠다는 것이다. 한국과 동일한 25%의 상호관세율을 적용받게 된 일본 등의 협상 진행 상황이 기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미정상회담 시기 역시 상향 조정된 상호관세율이 적용되기 전인 이달 내 추진을 목표로 하되, 무리하진 않겠다는 분위기가 감지됐다. 이달 내 한미정상회담 추진을 목표로 하되 다음달 성사 가능성도 열어두는 분위기다. 다음달 다른 주요국의 대미 관세협상 윤곽이 드러나는 것을 확인한 뒤 양국 정상 간 최종 협상을 추진하는 게 낫다는 의견도 나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수현 기자 / 성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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