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이 8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물을 마시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
감사원이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에 대해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 의무를 위반했다며 ‘주의’ 조치를 내리자, 언론단체는 “방통위원장 자리에서 내려오라”며 즉각 사퇴를 촉구하고 나섰다.
전국언론노동조합은 8일 성명을 내고 “오늘 공개된 감사 결과에 따르면 감사원은 이진숙이 파급력이 큰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정치적 중립 의무를 위반했다고 보았다”며 “부끄러움을 아는 인간이라면 이제는 그만 할 때도 되었다. 대전 문화방송(MBC) 사장 시절 법인카드 유용 의혹부터 내란 정권 하수인으로서의 방송 장악 혐의, 이번 감사원의 정치적 중립 의무 위반에 대한 지적까지, 이진숙의 지난 행적 중 무엇하나 국가 미디어 정책의 총 책임자인 방통위원장 자리에 어울리지 않는다”라고 주장했다.
감사원은 이날 이 위원장 관련 감사보고서를 공개하며 “이 위원장은 기관장이나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으로 일반 공직자보다 엄격한 정치적 중립성과 품위유지가 요구되는데도 국가공무원법(65조4항)을 위반해 유튜브에 수 차례 출연해 특정 정당을 직접 거명하며 이를 반대하거나 정치적 편향성을 드러내는 발언을 하는 등으로 물의를 야기했다”고 지적했다. 이는 방통위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실추시킬 우려가 있는 행위로 국가공무원법(63조) 위반에 해당한다는 것이 감사원의 판단이다.
앞서 이 위원장은 지난해 8월2일 국회에서 자신의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뒤 ‘펜앤드마이크티브이(TV)’, ‘배승희의 따따부따’, ‘고성국티브이’ 등에 출연해 “가짜 좌파들하고 싸우는 전사들이 필요하다” 등의 발언을 해 정치적 중립 의무 위반 논란을 빚었다.
이에 대해 언론노조는 “이번에만 중립 의무를 저버렸겠는가. 이진숙은 윤석열 내란 정권의 방송 장악을 주도하며 계엄과 내란의 판을 깔았다”며 “내란 사태 이후에도 이비에스(EBS) 사장에 ‘사랑하는 후배’ 신동호를 내리꽂고 케이비에스(KBS) 감사에 정지환을 임명하며 내란 세력의 일원으로서 소임을 다하겠다는듯 몽니를 부렸다”고 말했다.
또 이 단체는 “국가의 언론 장악을 원천적으로 방지하겠다는 방송3법에 동의한 현 정부의 행보에 발맞춰, 어울리지 않는 방통위원장 자리에서 내려오라. 내려오지 않으면 언론노동자들의 투쟁으로 끌어내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겨레는 이날 감사원 감사 결과 등에 대한 이 위원장의 입장을 들으려고 전화와 문자메시지로 연락을 취했지만 답을 얻지 못했다. 방통위도 이에 대한 입장을 내지 않았다.
최성진 기자 cs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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