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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향한 두 세계의 조율 … 그게 듀오죠

매일경제 정주원 기자(jnwn@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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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향한 두 세계의 조율 … 그게 듀오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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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니스트 손민수(왼쪽)와 임윤찬. 목프로덕션

피아니스트 손민수(왼쪽)와 임윤찬. 목프로덕션


세계적 피아니스트로 성장한 임윤찬(21)과 그의 스승 손민수(49)가 특별한 '하모니'를 선보인다. 14일 롯데콘서트홀, 15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리는 '현대카드 컬처프로젝트 30 손민수 & 임윤찬'의 무대에서다. 두 대의 피아노, 네 개의 손으로 선보일 연주회를 앞두고 서면 인터뷰로 먼저 만난 이들은 마음가짐부터 이미 닮은꼴이었다. 손민수는 "피아노 두 대가 함께할 때 서로 다른 영혼이 하나의 하모니로 '노래'하는 순간이 생겨난다"고, 임윤찬은 "이상적인 듀오가 무엇인지 정의하기는 아직 어렵지만, 적어도 피아노가 '노래'하게 만드는 듀오가 좋은 듀오"라고 말했다.

이들의 인연은 8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17년 당시 13세이던 임윤찬이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재교육원에 입학하면서 손민수를 사사했다. 한예종 피아노과 교수였던 손민수가 2023년 9월 미국 뉴잉글랜드음악원(NEC) 교수로 합류하면서는 임윤찬도 한예종에서 NEC로 편입해 유학 중이다. 손민수는 이번 듀오 연주회에 대해 "오랜 시간 음악적으로 깊은 교감을 나눠온 음악가와 함께한다"며 "하나의 음악을 향해 두 사람이 조율돼 가는 여정이자, 음악 안에서 나누는 진실한 대화의 순간들을 찾아내는 과정에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임윤찬 역시 "선생님과 연주하는 것은 언제나 제겐 축복"이라고 했다. 그는 "함께 연주한다는 것은 (스승과 제자의 관계를 떠나) 전혀 다른 세상에서 살아온 사람 둘이 만나 음악을 만들어내는 것"이라며 "많은 시간 고민하고 사투해서 얻어낸 음악 그 자체로 이 연주에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두 사람이 들려줄 노래는 "마음 깊숙이 남아 있던 음악, 오래전부터 깊이 흐르고 있는 음악"에서 시작한다. 요하네스 브람스의 '두 대의 피아노를 위한 소나타'와 세르게이 라흐마니노프의 '교향적 무곡',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장미의 기사'까지 세 곡을 선정했다. "어떤 것이 '좋은 음악'이고 '좋은 연주'인지 서로의 관점을 나누고 되짚으며 많은 대화를 나눴습니다. 서로의 음악이 자연스럽게 만나 하나의 흐름을 만들 수 있는 음악을 중심으로 프로그램이 완성됐죠."(손민수)

특히 '장미의 기사'는 손민수가 자신의 스승 러셀 셔먼으로부터 받아 어린 시절의 임윤찬에게도 나눈 곡이라 음악적 유산으로서의 의미가 남다르다. 또 이번 공연에서 선보일 편곡은 임윤찬의 절친이자 그가 "신이 선택한 음악가"라고 극찬하는 19세 작곡가 이하느리에게 맡겼다. 손민수는 "셔먼 선생님께서 특별히 사랑하셨고, 카를로스 클라이버와 빈 오페라의 전설적인 연주를 제게 강하게 권하셨던 기억이 있다"며 "그 감동을 어린 시절 윤찬에게도 나눴고, 이후 두 사람 마음속에 자연스럽게 자리 잡은 음악 중 하나가 됐다"고 소개했다.

이하느리의 편곡 작업에 대해선 "원곡에 대한 존중을 바탕으로 피아노라는 악기만의 밀도와 섬세함이 드러나는 부분이 많다"며 "큰 프로덕션 없이는 접하기 어려운 이 작품의 아름다움과 깊이를 두 피아노의 비교적 작은 규모로도 나눌 수 있는 특별한 경험이 될 것"이라고 했다. 임윤찬도 "뛰어난 작곡가인 하느리가 직접 편곡해준 자체로 영광이고 마음에 든다"고 말했다.


손민수와 임윤찬은 서로를 향해 무한한 존경을 표했다. 손민수는 "음악의 근원을 이해하려 자신을 비우며 몰입하는 자세, 음악을 위해 다른 모든 것을 기꺼이 내려놓는 헌신적인 여정에서 깊은 감동을 받는다"고 극찬했다. 임윤찬은 "어느 것 하나를 꼽을 수 없을 정도로 선생님은 제 인생과 음악 모두 다, 절대적이고도 전반적으로 지대한 영향을 미치셨다"고 경의를 표했다. 임윤찬은 또 "어릴 때부터 제 마음속 어딘가 숨겨져 있던 곡들을 지금 꺼냈다"며 "어떤 연주를 하고 싶다기보단 그냥 함께 노래하고 싶다는 표현이 맞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정주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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