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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HN 윤세호 인턴기자) 고려와 조선 전기의 불교미술을 대표하는 문화재가 일본에서 환수되어 국내에 처음 공개됐다.
국가유산청과 국외소재문화유산재단은 8일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일본에서 환수한 '감지금니 대방광불화엄경 주본 권22'와 '시왕도'를 최초로 공개한다고 밝혔다.
'감지금니 대방광불화엄경 주본 권22'는 지난 1334년 고려에서 제작됐으며, 감색 종이에 금가루를 아교풀에 개어 만든 안료로 필사한 불교 경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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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24년 10월 소장자의 매도 의사에 따라 국외재단이 존재를 확인했고, 이후 국가유산청의 행정지원과 재단의 조사, 협상을 거쳐 2025년 4월 국내로 들여왔다.
표지에는 금은빛으로 그린 5송이 연꽃과 넝쿨무늬가 배치되어 있으며, 발원문에는 정독만달아가 부모와 황제의 은혜에 감사하며 화엄경 81권을 사성했다는 내용이 적혀 있다.
이번 유물은 화엄종의 근본 경전인 화엄경 중 주본(周本) 80권 가운데 제22권으로, 비로자나불이 도솔천궁으로 올라가는 과정이 기록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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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상도는 5개 화면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도리천, 야마천, 도솔천 등에서 비로자나불이 설법하는 장면이 정교하고 능숙한 선으로 표현돼 전문 승려의 솜씨를 보여준다.
함께 공개된 '시왕도'는 조선 전기에 제작된 채색 불화로, 일찍이 그 존재와 의미가 알려져 있었다. 국외재단이 지난 2024년 8월 일본 경매 출품 정보를 입수해 11월에 국내로 환수했다.
10폭으로 구성된 이 작품은 사후세계에서 망자의 죄를 심판하는 열 명의 시왕과 지옥 장면을 묘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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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염라왕도에서는 기존 도상과 달리 면류관에 북두칠성이 그려져 있고, 제6변성왕도에서는 확탕지옥의 끓는 물이 연꽃 연지로 변하는 묘사가 처음으로 발견된 작품으로, '연화화생'의 희망적 메시지를 전한다.
최응천 국가유산청장은 "광복 80주년을 한 달여 앞두고 일본에서 환수된 소중한 문화유산을 공개하게 돼 뜻깊게 생각한다"며, "고려와 조선 전기 불교미술의 우수성을 보여주는 이번 유물들을 많은 국민이 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국가유산청과 국외재단은 앞으로도 국외 유산의 발굴, 환수, 보존 및 활용을 적극 추진해 나갈 계획이며, 이번 환수는 복권기금의 지원으로 이루어졌다.
사진=국가유산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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