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로 건너뛰기
검색
한국일보 언론사 이미지

이진숙에 두 번째 경고... 이 대통령 "비공개 회의 내용 개인 정치에 활용 안 돼"

한국일보
원문보기

이진숙에 두 번째 경고... 이 대통령 "비공개 회의 내용 개인 정치에 활용 안 돼"

속보
코스피, 장중 4,000선 아래로…8거래일 만
이진숙 "대통령이 방통위안 지시" 발언에
이 대통령 "지시 아닌 의견 물은 것" 반박


이재명 대통령이 8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입장하고 있다. 왕태석 선임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8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입장하고 있다. 왕태석 선임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8일 국무회의에서 "국무회의는 국정을 논하는 자리이기에 비공개 내용을 개인 정치에 왜곡해 활용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이 전날 국회에서 이 대통령 지시로 방통위 차원의 방송3법을 만들고 있다는 발언을 하면서 혼란을 빚은 데 대한 경고로 풀이된다.

이 대통령이 이날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국무회의를 마칠 무렵 국무회의 참석자들에게 이같이 말하면서 "강한 어조로 질책했다"고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이 위원장은 전날 국회 과학기술방송통신위원회에 출석해 "대통령으로부터 업무 지시를 받았다"며 이 대통령이 방송3법과 관련해 방통위 차원의 안을 만들라고 지시했다는 취지로 발언했다. 이에 최민희 과방위원장 등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반발하면서 공방이 벌어졌고, 대통령실은 "지시라기보다는 의견을 물어본 쪽에 가까웠다"고 부인하면서 진화에 나서기도 했다.

이 위원장이 비공개 회의 내용을 유출한 '개인 정치 행위'를 했을뿐더러, 발언 내용도 사실과 다르다고 이 대통령이 직접 나선 것이다. 이 대통령은 비공개 국무회의가 끝나고 이 위원장이 "할 말이 있다"면서 먼저 손을 들자, 발언을 막아선 다음에 이같이 질책한 것으로 파악됐다. 강 대변인은 "이 대통령은 '지시가 아니라 의견을 묻는 거였다'고 말씀하셨다"고 재차 부연했다. 이 위원장에 대한 이 대통령의 경고는 두 번째다. 이 대통령은 지난 1일 국무회의에서도 "국회에 가면 직접 선출된 권력에 대해 존중감을 가져주길 바란다"고 말한 바 있다.

한편, 이 대통령은 국무회의에서 조달청 업무보고를 받고 "조달 행정 체계에서 내부 경쟁을 강화하고, 투명성과 공정성을 높이는 게 더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특히 혁신을 위한 '적극 행정' 풍토를 주문했다. 이 대통령은 "공무원들이 새로운 시도할 때 감사, 수사에 대한 부담이 있을 수 있다"면서 "사후적 관점에서 이를 판단하려 들면 아무 일도 할 수 없다. 과감하게 일할 수 있는 풍토를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혁신 기업에 대한 투자 의지도 드러냈다. 이 대통령은 "연구개발(R&D) 예산을 늘리는 것에 못지않게 인공지능(AI) 등 혁신기업의 물품과 서비스를 구입하는 예산을 대폭 늘리는 방안을 강구해달라"며 "새 기술로 시장을 개척하려는 기업들을 정부가 과감하게 지원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태경 기자 taek0ng@hankookilbo.com
박준규 기자 ssangkkal@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