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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달 만에 피해자 9명 추가…초등교사 성추행 제보 무시한 강원 초교 입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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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달 만에 피해자 9명 추가…초등교사 성추행 제보 무시한 강원 초교 입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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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게티이미지뱅크

경찰. 게티이미지뱅크


강원지역 한 초등학교에서 기간제 교사가 학생을 성추행한 일로 수사받고 있는 가운데 추가 피해 사실이 뒤늦게 확인돼 학교 쪽의 늑장대응이 도마 위에 올랐다.



지난해 10월부터 지난 1월까지 도내 한 초등학교에서 육아휴직자 대체 기간제 교사로 근무한 ㄱ씨는 학생 ㄴ양을 상대로 10차례에 걸쳐 부적절한 신체 접촉을 한 혐의(성폭력처벌법상 13세 미만 미성년자 강제추행)로 지난달 검찰에 넘겨졌다.



이 같은 사실은 지난 3월 ㄱ씨가 ㄴ양을 실제로 만나려고 시도한 사실을 ㄴ양 부모가 알아채면서 발각됐다. ㄱ씨는 기간제 근무 계약이 끝난 지난 2∼3월께 ㄴ양에게 “보고 싶으면 말해달라”, “잠깐 볼래?”, “심심하면 카톡 해” 등과 같은 사적인 연락을 하기도 했다.



ㄴ양 부모는 학교 쪽에 이같은 피해 사실을 알렸고, 학교 쪽은 곧바로 경찰에 ㄱ씨를 신고했다.



경찰 조사 이후 ㄴ양은 부모에게 또 다른 학생 역시 ㄱ씨에게 성추행 당했다는 사실을 직접 전해 들었다고 털어놓았다. 이에 지난 5월 ㄴ양의 부모는 학교를 찾아가 다른 학부모와 주고받은 메시지 등을 근거로 피해 학생이 더 있다는 사실을 알렸다.



그러나 학교는 지난 3월 학생들을 상대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추가 피해 학생이 나오지 않아 경찰에 수사를 의뢰할 근거가 없다며 ㄴ양 부모를 돌려보냈다.



학교 쪽은 ㄴ양 부모가 지난 4일 또다시 연락한 데 이어 관련 내용이 지역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 퍼져 학부모 전화가 빗발치자 뒤늦게 전날 학생들을 상대로 2차 무기명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그 결과 ㄱ씨가 학교에 근무한 두 달여간 성추행을 당했다는 학생과 피해를 목격했다는 학생 등 13명의 추가 폭로가 나왔다.



이에 해당 초등학교 교장은 학부모들에게 문자 메시지를 통해 “절대 신고를 기피하거나 은폐하려 한 것은 아니었다. 좀 더 자세히 살피고 조사해야 했는데 미흡한 점이 있었다”고 사과했다.



이어 “경찰에서 피해자가 특정돼야 추가 조사가 가능하다고 설명해 8일 실명 조사를 다시 실시할 예정이다. 앞으로 성희롱 예방교육과 상담을 실시하고 심리치료가 필요한 학생이 있을 경우 지원하겠다”고 덧붙였다.



강원경찰청은 조만간 학교에서 설문 등 자료를 넘겨받아 ㄱ씨에 대한 추가 조사를 진행할 방침이다.



박수혁 기자 ps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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