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에만 60만명 강제추방…평생 이란서 산 등록 난민들도 쫓겨나
反이스라엘 정서에 추방 가속화…매일 수만명 국경으로 쏟아져
反이스라엘 정서에 추방 가속화…매일 수만명 국경으로 쏟아져
이란에서 추방당한 아프가니스탄 난민 |
(서울=연합뉴스) 임지우 기자 = 이란이 무력 분쟁과 탈레반 정권 폭압을 피해 온 아프가니스탄 난민들을 대거 강제로 추방하면서 인도주의적 위기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7일(현지시간)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이란 정부는 최근 자국 내 아프가니스탄 난민들에 대한 추방 정책에 속도를 올리고 있다.
앞서 이란 정부는 지난 3월 아프가니스탄 등에서 온 미등록 이주민들에게 7월 초까지 출국할 것을 명령하고 난민들에 대한 추방 작업에 들어갔다.
이에 따라 3월 이후 최근까지 약 80만명에 달하는 아프가니스탄 난민들이 국경에 쏟아지고 있다.
특히 6월 한 달에만 이 중 60만명이 추방되는 등 그 속도가 점점 빨라지고 있다고 유엔난민기구(UNHCR)는 전했다.
이란 정권은 지난 달 이스라엘과 무력 충돌로 인해 고조된 반(反)이스라엘 여론을 이용해 이러한 정책을 뒷받침하고 있다.
이스라엘과 12일간의 무력 충돌 기간에 이란 당국자들은 아프가니스탄인들이 이스라엘의 스파이일 수 있다는 의심을 여러 차례 제기하면서 부정적인 여론을 조성했다.
이런 상황에서 이란 정권이 제시한 출국 시한이 다가오면서 하루에 3만명꼴로 쏟아지던 아프가니스탄 난민들은 최근에는 하루에 5만명까지 급증했다고 UNHCR은 전했다.
이란 아프가니스탄 난민 |
현재 이란에는 아프가니스탄 탈레반 정권의 폭압과 전쟁 등을 피해 온 아프가니스탄 난민들이 최소 수백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 중 다수는 적절한 등록 절차를 거쳐 합법적으로 이란에 머무르고 있으며 이란에서 태어나 평생을 산 이들도 있다고 NYT는 전했다.
그러나 최근 이란 정권의 추방 정책이 강화되면서 합법적인 체류 지위를 가진 이들도 거리나 직장에서 경찰에게 끌려가 버스에 태워져 국경으로 쫓겨나고 있다. 일부는 그 과정에서 뇌물을 요구받았다고 한다.
UNHCR 카불 사무소의 아라파트 자말은 최근 이뤄지고 있는 추방 작업이 일종의 '광기'에 가깝다면서 이란 내에서 이러한 추방 정책을 지지하는 여론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하루아침에 오갈 데 없어진 난민들이 아프가니스탄 국경에 쏟아지면서 식량난 등 인도주의적 위기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이미 식량난이 심각한 아프가니스탄에서는 탈레반 정권이 들어선 이후로는 국제단체의 구호 작업도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자말은 "쫓겨난 이들에게 무슨 일이 벌어질지가 가장 큰 걱정"이라며 "이들은 이란에서의 직장과 삶을 떠나게 돼 매우 당황하고 슬퍼하고 있다"고 말했다.
wisefoo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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