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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N과 비교 마세요"…수줍어한 K리그 대표 크랙→'손흥민존' 원더골에도 "난 더 연습해야 할 공격수"

스포티비뉴스 박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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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N과 비교 마세요"…수줍어한 K리그 대표 크랙→'손흥민존' 원더골에도 "난 더 연습해야 할 공격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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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용인, 박대현 기자] '병장' 이동경(27, 김천)이 측면에서 중앙으로 진입한 뒤 파포스트를 겨냥한 환상적인 감아차기 슈팅으로 올해 동아시안컵 1호 득점 주인공에 이름을 올렸다.

한국 축구대표팀과 토트넘 홋스퍼의 주장 손흥민을 연상케 하는 '원더골'을 꽂았지만 정작 스스로는 "(손흥민존에서) 이제 겨우 한 골 넣었을 뿐이다. 비교는 가당치 않다"며 손사래를 쳤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7일 2025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풋볼 챔피언십(동아시안컵) 개막전에서 중국에 3-0 완승을 거뒀다.

동아시안컵 통산 5회 우승으로 이 부문 1위인 한국은 역대 여섯 번째 트로피를 향한 순조로운 스타트를 끊었다.

이동경이 선제 결승골로 팀 낙승에 크게 공헌했다. 이른 선제골을 터뜨려주면서 한국은 수월하게 경기를 풀어갈 수 있었고 3골 차 낙승 주춧돌을 마련했다.

전반 8분 센터백 박승욱(포항)이 후방에서 오른 측면의 김문환(대전)에게 긴 패스를 건넸다. 김문환은 지체하지 않고 페널티 박스 밖에서 기회를 엿보던 이동경에게 패스했다.


이동경 테크닉이 빛났다. 김문환 패스를 콘트롤하지 않고 그대로 흘려보내는 지능적인 플레이로 중국 수비수 서넛을 한 번에 벗겨냈다. 과거 아스널(잉글랜드) 바르셀로나(스페인) 등에서 활약한 자신의 롤모델 알렉산드르 흘렙(44, 벨라루스)을 떠올리게 만들었다.

이동경 앞에 '공간'이 넓게 펼쳐졌다. 망설이지 않았다. 박스 밖 오른편에서 파포스트를 겨냥한 환상적인 감아차기 슈팅으로 중국 골망을 출렁였다. 키 191cm의 장신 골키퍼 얀준링이 끝까지 팔을 뻗어봤지만 별무소용이었다.


이동경은 경기 뒤 믹스트존에서 취재진에 둘러싸였다. 손흥민이 없는 사이 손흥민이 연상되는 골을 꽂은 것에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손)흥민이 형과 비교되는 건 가당치도 않다. (손)흥민이 형은 그곳에서 워낙 많은 골을 터뜨리셨다. 난 더 연습해야 하는 공격수"라며 얼굴을 붉혔다.


이동경의 A매치 득점은 무려 1489일 만이었다. 2021년 6월 9일 스리랑카와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 9차전 이후 태극마크를 달고 오랜만에 골맛을 봤다. A매치 통산 3호골.

이번 동아시안컵은 국제축구연맹(FIFA)이 정한 A매치 기간에 열리지 않아 유럽과 북미 지역서 활동하는 해외파를 차출하지 못했다. 자연스레 K리그1를 비롯한 아시아에서 뛰는 선수가 나선다.

월드컵 최종 명단을 해외파만으론 전부 채울 수 없다. 국내파 중에 '송곳'처럼 날카롭게 어필하는 자원이 등장할 필요가 있다. 이동경은 그 송곳으로 올라설 가능성을 제 힘으로 키운 분위기다.



이동경은 지난해부터 K리그 대표 크랙을 물을 때 첫손에 꼽히는 선수다.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아쉬운 실패를 '보약'으로 삼은 형국이다.

샬케 04, 한자 로스토크(이상 독일)에서 팀 내 입지를 단단히 구축하는 데 어려움을 겪은 이동경은 지난해 K리그1으로 복귀했다. 훨훨 날았다. 우리가 알던 이동경으로 돌아왔다.

지난해 국내 무대에서 가장 임팩트가 강한 선수 중 한 명이었다. 지난 4월 29일 입대하기 전까지 울산 HD 유니폼을 입고 8경기 7골 5도움을 쓸어 담았다. MVP 후보 1순위로 거론될 만큼 걸출한 경기력을 자랑했다.

군입대 뒤에도 역시 출중하다. 김천 상무에서 6골 4도움을 기록하며 에이스 노릇을 120% 수행 중이다.

K리그에서의 뜨거운 폼을 대표팀에서도 이어 가는 데 성공했다. 환상적인 선제 결승골뿐 아니라 후반 11분 김주성(서울)의 쐐기포 역시 코너킥 기회에서 키커로 나선 이동경 발끝에서 시작됐다. '홍명보표 오디션'으로 불리는 이번 동아시안컵에서 대회 초반 가장 눈에 띄는 이름으로 등극했다. 홍 감독의 눈도장을 제대로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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