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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골프투어 비용 급감 …"고객 다 뺏길라" 韓골프장 초비상

매일경제 신익수 기자(soo@mk.co.kr), 조효성 기자(hscho@mk.co.kr), 임정우 기자(happy23@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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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골프투어 비용 급감 …"고객 다 뺏길라" 韓골프장 초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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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대지진에 대한 공포감이 확산되면서 일본행 항공과 숙박 가격이 폭락해 1박2일 일본 골프여행 패키지 가격이 국내보다 떨어졌다. 국내보다 싼 해외 골프여행 패키지가 등장한 것은 처음이다. '바가지요금' 눈총을 받고 있는 국내 골프장들은 비상이 걸렸다.

7일 골프·여행업계에 따르면 일본 골프 전문 여행사 테라투어가 '국내보다 저렴한 1박2일 일본 골프여행'이란 타이틀로 올여름 휴가철 한정 49만9000원 36홀 골프 패키지(1박2일)를 선보였다. 36홀에 항공권까지 포함한 가격이다. 제주도와 비교하면 반값 수준이다.

일본 기타큐슈 인근 카츠야마코쇼 컨트리클럽, 체리골프클럽 두 곳에서 18홀씩 라운드를 즐기는 이 패키지는 일본행 왕복 항공권과 함께 공항부터 골프장까지 이동, 그린피 등 등 모든 게 포함된 올인클루시브다. 특히 2인 플레이까지 가능한 게 매력이다.

국내 골프업계는 초비상이다. 특히 일본의 대체재로 꼽히는 제주권역이 직접적인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제주 36홀 패키지(1박2일 기준) 가격은 현재 50만~60만원대에 형성돼 있지만, 보이지 않는 '추가 요금'이 상당한 수준이다. 1인당 15만~20만원대 항공권 가격을 별도 부담해야 하고, 현지 골프장으로 이동하는 렌터카 비용과 함께 팀당 부과되는 캐디피도 따로 내야 한다. 1인당 객단가가 80만원대를 훌쩍 넘는다. 제주는 2021년 골퍼 289만명이 라운드를 즐기면서 정점을 찍은 뒤 작년에는 연간 골퍼 수가 234만명대로 급감했다. 특히 올해 1분기는 33만명 수준에 그쳐 최악의 국면을 맞고 있다. 이 추세라면 올해 150만명 유치도 힘겨울 것으로 보인다.

반면 이들이 놓친 골퍼들은 일본, 중국 등 이웃 나라로 줄줄이 발걸음을 돌리고 있다. 한국인 해외 골프 선호도 1위 도시인 베트남 다낭·냐짱 등지는 겨울 시즌에 80~90% 골퍼가 한국인이다.

골프업계는 이번 해외 골프 패키지 '가격 역전'이 가져올 파장이 상당 기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일본 아웃바운드 전문 여행사들은 50만~60만원대 동남아시아 패키지도 속속 내놓고 있다. 개그맨 등 셀럽들과 함께 라운드를 할 수 있는 이색 패키지까지 등장해 완판 행진 중이다.


고질적인 그린피 거품과 함께 살인적인 바가지로 악명이 높은 클럽하우스까지 가성비 측면에선 최악인 한국 골프장이 체질을 개선하지 않으면 결국 한국 골퍼들이 국내 필드를 외면할 수밖에 없다는 게 한결같은 지적이다.

심원보 테라투어 대표는 "일본 36홀 패키지가 한국보다 싸진 것은 처음이다. 항공권 가격이 받쳐주면서 이번 상품을 기획하게 됐다"며 "공식 홍보도 하지 않았는데 벌써부터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신익수 여행전문기자 / 조효성 기자 / 임정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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