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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소 82명 사망' 불어나는 텍사스 홍수 피해… 트럼프는 책임 회피 '급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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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소 82명 사망' 불어나는 텍사스 홍수 피해… 트럼프는 책임 회피 '급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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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드니 총기 난사…"유대인 행사 표적 공격 추정" < 현지매체>
실종자 수십 명... 추가 홍수 우려에 수색 난항
'기상 인력 감축→예측·대응 실패' 지적에
트럼프 "이례적 참사일 뿐"... 11일 방문 예고


6일 미국 텍사스주 잉그램에서 한 구조대원이 홍수 피해를 입은 과달루페강 주변에서 실종자를 찾고 있다. 텍사스=AP 뉴시스

6일 미국 텍사스주 잉그램에서 한 구조대원이 홍수 피해를 입은 과달루페강 주변에서 실종자를 찾고 있다. 텍사스=AP 뉴시스


지난 4일(현지시간) 기록적 폭우가 닥친 미국 텍사스주(州)에서 인명 피해 규모가 계속 불고 있다. 6일 기준 사망자는 최소 82명으로 보고됐으며 실종자도 41명에 달했다. 홍수가 또 발생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면서 실종자 수색·구조 작업도 난항을 겪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대한 비판 여론도 커지고 있다. 기상 관련 공공 인력을 대폭 줄인 게 인명 피해를 키웠다는 지적에서다.

6일 미국 CNN방송에 따르면 텍사스 중부에서 발생한 폭우로 인해 과달루페강이 범람하며 발생한 홍수로 최소 82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커 카운티 피해가 특히 컸다. 68명이 사망한 것이다. 이 밖에 트래비스에서 6명, 버넷에서 3명, 켄들·윌리엄슨에서 각각 2명, 톰 그린에서 1명의 사망자가 나왔다. 사망자 중 아동은 28명에 달했다. 강 인근에서 여름캠프 '미스틱' 등이 진행되고 있었기 때문이다. 캠프 참가 아동 10명 등을 포함, 실종자는 최소 41명으로 집계되고 있다. 연휴인 독립기념일(지난 4일)을 맞아 많은 이들이 캠핑장을 찾았던 터라 실종자는 더 늘어날 수도 있다.

당국은 실종자 수색에 전력을 쏟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재난지역'으로 선포한 커 카운티의 구조 및 복구 작업엔 미국 연방재난관리청(FEMA)의 인력 및 자원이 투입됐다. 그러나 일부 지역에 7일까지 최대 25㎝ 강우가 예상되는 등 추가 홍수 우려가 제기되면서 수색 작업은 위축되고 있다. 일부 자원봉사자는 저지대에서 고지대로 작업 장소를 옮겨야 했다고 CNN은 전했다.

6일 미국 텍사스주 헌트에서 구조대원들이 실종자 수색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텍사스=AFP 연합뉴스

6일 미국 텍사스주 헌트에서 구조대원들이 실종자 수색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텍사스=AFP 연합뉴스


트럼프 탓? 기후 변화 탓?


일각에서는 '트럼프 행정부가 대규모 인명 피해를 야기한 것'이라는 주장도 제기됐다. 국립기상청(NWS), 국립해양대기국(NOAA) 등에서 인력을 감축하면서 홍수 대응이 어려워졌다는 것이다. 실제로, 샌앤젤로에 있는 NWS 사무소는 하천 수위 급상승 약 한 시간 전에서야 홍수 경보 최고 단계인 '돌발 홍수 경보'를 발령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100년에 한 번 일어난 참사일 뿐"이라며 책임론을 부인했다. 기상 관련 인력 확충 계획을 묻는 질문에도 "그럴 필요는 없다"고 일축했다. 그는 "텍사스에 신의 축복이 함께 하기를 바란다"며 11일 홍수 피해 지역 방문을 예고했다.


위험 예측에 실패한 근본적인 이유는 기후 변화라는 분석도 나왔다. 기후 변화로 인해 극단적 기상이 자주, 대규모로 발생하며 기존 기상 예측 체계가 제 역할을 해내지 못하고 있는 측면에서다. 영국 가디언은 커 카운티에 속한 커빌에서 지난 4일 3시간 동안 내린 비가 3개월 치 강수량인 250㎜에 달한 건 500년 만에 한 번 일어날 법한 일이라면서 "기후 변화 탓에 날씨 예측이 어려워졌다"고 평가했다.

신은별 기자 ebshin@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