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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유승관 기자 = 안철수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혁신위원장 사퇴 및 전당대회 출마를 밝힌 후 기자회견장을 나서고 있다. 2025.7.7/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유승관 기자 |
12·3 비상계엄 사태와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6·3 대선 패배로 극심한 혼란에 빠진 국민의힘을 재정비할 혁신위원회가 출범도 못 하고 사실상 좌초됐다. 국민의힘 대선 후보 교체 작업을 주도했던 이른바 '쌍권'(권영세·권성동) 지도부 청산과 혁신위원 인선 등을 놓고 안철수 의원과 송언석 지도부가 이견을 보인 것이 주요한 원인으로 꼽힌다.
당 지도부는 새 혁신위원장을 선임하고 혁신 작업을 이어가겠단 방침이지만 당장 다음 달 전당대회를 계획하고 있는 만큼 동력은 이미 상실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결국 당 혁신과제는 8월 전당대회에 나설 당권 주자들 사이에서 주요 쟁점으로 다뤄질 전망이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7일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당 혁신위원장직에서 사퇴하고 8월 중 치러질 당대표 선거에 출마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에서 안 의원을 혁신위원장에 임명한 지 20분, 당 혁신위원장에 내정된 지 닷새만이다. 안 의원은 "혁신위원장 내정자로서 혁신의 문을 열기도 전에 거대한 벽에 부딪혔다"며 "전당대회에 도전하겠다. 메스가 아니라 직접 칼을 들어 단호하고 강력한 혁신을 직접 추진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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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송언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안철수 의원 관련 취재진 질문에 답하기 위해 복도로 나오고 있다. 이날 당 혁신위원장을 수행하기로 했던 안철수 의원은 위원장 사퇴 및 전당대회 출마 의사를 밝혔다. 2025.07.07. kkssmm99@newsis.com /사진=고승민 |
안 의원이 혁신위원장을 전격 사퇴한 가장 큰 이유로는 자신의 '인적 쇄신안'에 송언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가 유보적 태도를 보인 점이 꼽힌다.
안 의원은 혁신위원장으로 내정된 이후 줄곧 인적 청산을 핵심 혁신 과제로 꼽아왔다. 특히 안 의원은 지난 대선 과정에서 국민의힘 후보 교체 논란 중심에 있던 권영세 전 비상대책위원장과 권성동 전 원내대표에 대한 출당 이상의 조치를 당 지도부에 요구했다. 안 의원은 "인적 쇄신안을 비대위에서 받을 수 있는지 의사부터 타진했는데 결국 받지 않겠다는 답을 들었다"며 "그러면 제가 혁신위를 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송 위원장과 당 지도부는 권영세·권성동 의원 출당 조치 등 안 의원의 인적 쇄신안은 혁신위 활동 과정에서 나온 혁신안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뒤 결정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송 위원장은 이날 기자들을 만나 "대선 백서 작업을 거쳐 책임 여부가 정해지면 혁신위와 비대위 등을 통해서 필요한 조치를 할 수 있는 것 아니냐고 (안 의원에) 말씀드렸다"며 "그게 일의 순서 아닌가 생각한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관계자도 머니투데이 더300[the300]에 "전제 조건을 쌍권 지도부 청산으로 달고 누군가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식으로 혁신위가 출발하는 건 맞지 않는다"며 "(후보 교체 과정에서도) 사실관계 파악이 먼저다. 현 지도부가 받을 수 없는 요구를 안 의원이 했다"고 말했다.
혁신위원을 구성하는 과정에서도 송 위원장과 안 의원 간 갈등이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안 의원은 당 소장파 첫목회 소속의 이재영 국민의힘 서울 강동을 당협위원장, 박은식 호남대안포럼 공동대표를 혁신위원으로 낙점했지만 현 지도부가 이를 반대한 것으로 확인됐다. 안 의원은 이날 기자들에게 "(비대위에서 의결한 혁신위원 6명은) 전체적으로 합의된 안이 아니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과 박 공동대표에 대해서도 당 지도부는 안 의원이 혁신위원장으로 내정된 직후 이번 인선 과정에서 배제하는 것으로 논의됐고, 이날 의결한 혁신위원에 대해서도 안 의원과 의견 교류가 이뤄졌다는 입장이다. 계파색이 짙은 인물은 혁신위원 인선에서 배제하기로 안 의원과도 논의됐다고 국민의힘 관계자는 전했다. 앞서 이날 국민의힘 비대위는 안 의원이 혁신위원장 사퇴를 선언하기 약 20분 전 재선의 최형두 의원, 호준석 국민의힘 대변인, 이재성 여의도연구원 부원장, 송경택 서울시의원, 김효은 전 교육부 장관 정책 보좌관 등을 혁신위원에 임명하는 안을 의결했다.
일각에선 안 의원이 전당대회 출마 명분을 만들기 위해 위와 같은 인적 쇄신안을 내놓고 결단하는 모양새를 만든 것 아니냔 해석도 나온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안 의원이 정말 인적 청산 때문에 혁신위원장을 던졌겠냐"며 "전당대회 나오려는 것으로밖에 안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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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송언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비공개로 열린 간사단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이날 당 혁신위원장을 수행하기로 했던 안철수 의원은 위원장 사퇴 및 전당대회 출마 의사를 밝혔다. 2025.07.07. kkssmm99@newsis.com /사진=고승민 |
국민의힘 지도부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송 위원장은 기자들을 만나 "안타깝고 당혹스럽다"고 했다. 국민의힘 핵심 관계자도 이날 머니투데이 더300을 만나 "어제(6일) 밤 늦게, 오늘 아침에라도 말했으면 비대위가 혁신위원 구성 안건을 의결했겠냐"며 "당황스럽다"고 밝혔다.
정치권에선 안 위원이 이날 혁신위원장에서 사퇴함에 따라 혁신위를 통한 당 쇄신은 물 건너 갔단 분석이 지배적이다. 당 지도부는 새로운 혁신위원장을 선임하고 혁신위를 다신 띄우겠다는 입장이지만 이미 출범하기 전부터 파행을 겪은 마당에 혁신위의 동력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결국 국민의힘 혁신 과제는 오는 8월 중순 치러질 것으로 보이는 전당대회에서 당권주자 간 주요 쟁점으로 떠오를 가능성이 크다. 당 대표 후보마다 김용태 전 비대위원장의 5대 개혁안, 안 의원의 인적 청산, 보수 진영 통합 방안 등에 대한 견해를 놓고 전당대회에서 경쟁을 벌일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박상곤 기자 gonee@mt.co.kr 정경훈 기자 straight@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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