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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뼈’만 남은 전주천변 가로수…환경단체 “과도한 가지치기 중단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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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뼈’만 남은 전주천변 가로수…환경단체 “과도한 가지치기 중단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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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전주시 여울로에 가지치기가 진행된 회화나무 모습. 전북환경운동연합 제공

전북 전주시 여울로에 가지치기가 진행된 회화나무 모습. 전북환경운동연합 제공


폭염과 열대야가 계속되는 가운데, 전북 전주시가 회화나무 가로수를 과도하게 가지치기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환경단체는 “태풍 대비를 위한다는 강한 가지치기가 정말 불가피했나”라며 즉각 중단을 요구했다.



전북환경운동연합은 7일 성명을 내어 “이번 가지치기는 전주천 인근 여울로 770m 구간의 회화나무 70여 그루를 대상으로 획일적으로 이뤄졌다”며 “특정 수목이 쓰러질 위험이 있다면 선택적 가지치기나 처치를 하면 될 일이다. 사전에 수목 진단 조사가 있었는지도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전북환경운동연합 설명을 들어보면 도심의 가로숲은 조경 공간을 넘어서 도심 생태계의 핵심 인프라이자 시민의 삶을 지키는 기반 시설이다. 그늘을 제공해 체감 온도를 낮추고, 미세먼지를 걸러주며, 온실가스를 흡수하고 생물 다양성을 지탱한다. 환경단체는 이런 대표적 사례로 전주천변 여울로 길을 따라 자란 회화나무를 꼽았다. 수형이 안정적이고 생육 상태도 매우 양호해 전주천과 멋진 경관을 형성했고, 시민들에게는 그늘과 생태적 안정감을 제공해 왔다는 설명이다.



전북 전주시 여울로에 가지치기가 진행된 회화나무 모습. 전북환경운동연합 제공

전북 전주시 여울로에 가지치기가 진행된 회화나무 모습. 전북환경운동연합 제공


전주시가 밝힌 가지치기의 이유는 ‘태풍 등 재난 예방’이다. 환경단체는 이를 두고 실제로 해당 수목들에 동공(줄기 속 썩음)이나 가지 썩음, 뿌리 불균형 등의 구조적 이상이 있었는지 의문이라는 입장이다. 아울러 여름철 강한 가지치기는 수관 불균형과 내풍성 저하, 뿌리의 성장과 건강을 위협하는 부작용을 초래할 가능성도 크다고 설명했다.



단체는 “그나마 다행인 점은 가로수가 비어있거나 고사한 자리에 5그루의 어린 회화나무를 심은 것”이라며 “앞으로 가로수 보식을 우선순위로 두고 손상 방지와 안정적 성장 지원, 가로수 수목 보호대 설치 등 관리가 필요하다”고 했다.



이들은 전주시 가로수 관리 계획에 시민들의 의견을 담고, 가지치기 시기별 생태 가이드라인 마련, 시민 모니터링단 등 참여형 프로그램 등을 운영하라고 제안했다.



천경석 기자 1000pres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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