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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솟는 가공식품 물가… 정부 요청에 업계 '최대 50%' 자체 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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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솟는 가공식품 물가… 정부 요청에 업계 '최대 50%' 자체 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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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새 4.6% 오른 가공식품 물가
라면, 빵 체감물가 높은 품목 위주
대형마트, 편의점서 대대적 할인
기업 부담 우려엔 "공감대 형성"


서울 한 대형마트에서 2일 시민이 라면을 살펴보고 있다. 뉴시스

서울 한 대형마트에서 2일 시민이 라면을 살펴보고 있다. 뉴시스


정부의 물가안정 협조 요청에 업계가 대대적인 가공식품 자체 할인행사에 나서기로 했다. 최근 가공식품 품목 물가 상승률이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의 두 배를 웃돌면서 국민 장바구니 부담을 키우는 상황을 고려한 처방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식품·유통업계와 이달 4일 간담회를 열고 여름 휴가철 가공식품 할인행사를 실시하기로 뜻을 모았다고 7일 밝혔다. 지난달 가공식품 물가는 1년 전보다 4.6% 오른 것으로 집계됐는데 19개월 만에 최대 오름폭이다. 전체 품목 평균(2.2%)을 두 배 이상 상회하는 수치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주요 원·부자재 가격, 인건비, 에너지비용 상승 등이 식품기업 원가부담을 가중시킨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실제 2023년 톤당 3,308달러였던 코코아는 지난달 9,613달러로, 커피(로부스타)는 같은 기간 2,490달러에서 4,190달러로 뛰었다.

정부는 그간 식품업계 원가 부담 완화차 커피, 코코아 등 21개 수입 재료에 할당관세를 적용하고, 일부 품목엔 수입 부가가치세 면세와 원료구매자금 등을 지원해왔다. 소비자 부담 완화 필요성엔 업계와 공감대를 형성해 이달부터 다음 달까지 할인행사를 열기로 했다.

우선 이달엔 대형마트, 편의점 등에서 △면, 빵 등 체감물가가 높고 원재료 가격 부담이 다소 완화된 품목 △아이스크림, 주스, 삼계탕 등 여름 휴가철 소비가 많은 품목을 중심으로 할인행사가 진행된다. 주요 김치업체도 온·오프라인 할인행사에 참여한다.

예컨대 농심·오뚜기·팔도는 봉지라면, 컵라면 관련 편의점에선 '1+1' 등 행사를 진행하고, 대형마트에선 10~50% 할인을 적용해 판매하는 식이다. 이마트·롯데마트·홈플러스·GS리테일·농협하나로마트 등도 각각 가공식품 물가상승 품목을 중심으로 여름 할인행사를 벌일 예정이다.


일각에선 업계에 물가 부담을 전가해 가격을 통제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민생회복 소비쿠폰 사용처에서도 대형마트는 빠졌다. 주원철 식품산업정책관은 "업계가 물가부담 완화 필요성에 공감해 응한 것"이라며 "라면 등 정부 요청, 기업 자체 제안 품목이 폭넓게 협의됐다"고 설명했다.

세종= 이유지 기자 maintain@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