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투갈 축구 대표팀 주장인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지난 3일 스페인에서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난 대표팀 동료 디오구 조타의 장례식에 참석하지 않아 일부 축구인과 팬들의 비난을 받았다. 호날두는 2005년 9월 아버지 사망 당시 겪은 일로 인해 유가족에 피해를 끼치지 않기 위해 불참을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사진=크리스티아누 호날두 인스타그램 |
포르투갈 축구 대표팀 주장인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불의의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난 동료 디오구 조타의 장례식에 불참해 논란이 일었다.
영국 데일리메일, 스페인 마르카 등은 6일(이하 현지시간) 호날두가 지난 5일 포르투갈 곤다마르의 한 교회에서 치러진 디오구 조타(리버풀)와 그의 동생 안드레 조타(라이프치히)의 장례식에 참석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포르투갈 풀신 축구선수 디오구 조타(리버풀)와 그의 동생 안드레 실바(라이프치히)가 지난 3일 스페인에서 발생한 교통사고로 숨졌다./AFPBBNews=뉴스1 |
조타 형제는 지난 3일 스페인 사모라 인근 A-52 고속도로에서 발생한 교통사고로 숨을 거뒀다. 이들은 당시 람보르기니 우라칸을 타고 가던 중 다른 차량을 추월하는 과정에서 타이어가 터지며 도로를 이탈했고 차량이 전소돼 숨졌다.
조타는 오랜 연인으로 지낸 루테 카르도소와 결혼식을 올린 지 불과 11일 만에 참변을 당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5일(현지시간) 포르투갈 포르투 곤도마르의 한 교회에서 지난 3일 스페인에서 사망한 축구선수 고(故) 디오고 조타와 그의 동생 안드레 실바의 장례식에서 팀 동료들이 관을 운구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
이날 장례식에는 아르네 슬롯 리버풀 감독과 버질 반 다이크 등 리버풀 동료들, 후벵 네베스(울버햄튼), 베르나르도 실바(맨체스터 시티) 등 포르투갈 국가대표 선수들이 참석했다.
슬롯 감독과 다이크는 두 형제의 등번호가 새겨진 축구 유니폼 모양의 조화를 들고 앞장섰고, 네베스는 조타의 관을 직접 운구하며 절친한 동료의 마지막을 배웅했다.
그러나 포르투갈 대표팀 주장 호날두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조타를 추모하는 글을 올렸지만, 장례식에는 오지 않아 일부 축구인들과 팬들의 비난을 받았다.
포르투갈 언론인 안토니오 리베이로 크리스토바오는 장례식 시작 직전 "호날두는 포르투갈 대표팀 주장이다. 많은 사람이 그가 참석할 것으로 예상했다"며 "그가 불참했다면 이유를 설명해야 한다. 그가 주장이기 때문에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스포츠 저널리스트이자 해설가인 루이스 크리스토바오는 호날두의 불참에 대해 "설명할 수 없는 일"이라고 했다. 그는 "어떤 변명도 그의 부재로 저지른 잘못을 정당화하는 데 부족할 것"이라고 했다. 스포츠 해설가 페드로 파텔라는 "호날두의 불참은 많은 논란이 예상된다"며 "포르투갈 국민들은 주장이 동료들과 나란히 서 있는 모습을 기대했다. 며칠 안에 정당한 불참 이유가 제시돼야 할 것"이라고 했다.
한 팬은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휴가 중인 호날두가 장례식에 참석하지 않은 것은 친구로서도, 포르투갈의 주장으로서도 용납할 수 없는 일이다. 그가 해야 할 최소한의 행동이었다"고 지적했다.
현재 스페인 마요르카에서 휴식 중인 것으로 알려진 호날두는 자신의 참석이 장례식장의 분위기를 해칠 것을 우려해, 슬픔에 잠긴 유가족을 존중하는 마음에서 불참한 것으로 전해졌다.
호날두의 둘째 누나 카티아 아베이루는 2005년 9월 아버지 장례식에서 겪었던 일을 떠올리며 "아버지가 돌아가셨을 때 카메라와 구경꾼들 때문에 예배당을 나서지도 못했다"며 "(조타 장례식에 참석했다면) 크리스티아누가 얼마나 많은 관심을 받았을지 상상도 할 수 없다"고 전했다. 동생의 장례식 불참에는 이유가 있었다는 설명이다.
이어 호날두의 장례식 불참을 비난한 이들을 향해서는 "상실로 찢긴 가족의 진정한 고통보다 부재에 더 집중하는 건 부끄러운 일"이라고 비판했다.
조타는 2015년 파수스 드 페헤이라(포르투갈)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한 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스페인), 포르투(포르투갈), 울버햄튼(잉글랜드)을 거쳐 2020년 리버풀 유니폼을 입었다.
조타는 2024-25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 리그(EPL) 26경기에 출전해 6골을 넣으며 리버풀의 통산 20번째 리그 우승에 힘을 보태며 처음으로 프리미어리그 챔피언에 올랐다. 한 달 전에는 포르투갈 대표팀의 2024-25 유럽축구연맹(UEFA) 네이션스 리그 우승을 함께하기도 했다.
이은 기자 iameu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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