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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원겸의 문득, 이 노래]⑦오애순이 광례를 다시 만난 마음으로…아이유가 '당신도 울고 있네요'를 부른다면

스포티비뉴스 김원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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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원겸의 문득, 이 노래]⑦오애순이 광례를 다시 만난 마음으로…아이유가 '당신도 울고 있네요'를 부른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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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속에서 어떤 이유로 문득 떠오르는 노래들. 그 노래들을 다양한 이야기와 함께 소개합니다.


[스포티비뉴스=김원겸 기자]아이유가 지난 5월 발표한 리메이크 앨범 '꽃갈피 셋'. 박혜경 원곡의 '빨간 운동화'로 시작해 '네버 엔딩 스토리'(부활) '10월 4일'(서태지) '라스트 신'(롤러코스터) '미인'(신중현과 엽전들)을 거쳐 '네모의 꿈'(화이트)으로 마무리된다.

수록곡들을 다 듣고 나니, 다음 '꽃갈피' 추천곡으로 문득 노래 한 곡이 떠올랐다. 김종찬 '당신도 울고 있네요'. 아이유가 특유의 깊은 감성으로 담담하게 부른다면, 곡에 배인 슬픔의 서정이 이슬처럼 피어오르리라.

'당신도 울고 있네요'는 1987년 10월 발표된 김종찬 두번째 앨범 '김종찬 Vol 2' 수록곡이다. 박건호가 작사했고, 최종혁이 작곡했다. 옛 연인을 다시 만난 애절한 소회를 담은 노래로 김종찬의 매력적인 허스키 음색과 감성적인 곡조, 서정적 노랫말이 잘 어우러졌다.

'당신은 울고 있네요/잊은 줄 알았었는데/찻잔에 어리는 추억을 보며/당신도 울고 있네요/이렇게 만나게 될 줄을/그 누가 알았던가요/옛날에 옛날에 내가 울듯이/당신도 울고 있네요'

어떻게 헤어지고, 왜 다시 만나게 됐는지 연유는 알 수 없지만, 만감이 교차하는 두 사람의 재회가 쉽게 그려진다. 다시 만날 일 없을 거라던 아픈 이별이었지만, 운명처럼 다시 만났고, 이번엔 상대방이 처연히 울고 있다.

'한때는 당신을 미워했지요/남겨진 상처가 너무 아파서/당신의 얼굴이 떠오를 때면/나 혼자 방황했었죠/당신도 울고 있네요/잊은 줄 알았었는데/옛날에 옛날에 내가 울듯이/당신도 울고 있네요'


매졍하게 떠나버린 그 사람은 내게 아픔이었고 원망이었지만, 그리움은 사무치기만 했으리라. 시간이 한참 지나 운명처럼 맞닥뜨린 해후의 순간, 상대방이 미안함과 후회의 눈물을 뚝뚝 흘린다.

언더그라운드 가수로 활동하던 김종찬은 1986년 첫 앨범 '내 사람아'로 정식 데뷔했지만 크게 주목받지 못해 다시 언더그라운드로 돌아갔다. 그러다 당시 라디오 DJ로 활약하던 배우 김희애의 추천으로 가요 관계자를 만나 앨범 제작을 다시 하게 됐고, 두번째 앨범의 '사랑이 저만치 가네'가 히트 치면서 대중에게 알려지기 시작했다.

이후 같은 앨범에 있던 '토요일은 밤이 좋아'와 '당신도 울고 있네요'까지 KBS '가요톱10' 1위를 하면서 김종찬은 톱스타 반열에 올랐다. 3집에서는 '아름다워라' '오늘밤은 너무 좋아' '토요일은 밤이 좋아2' 등이 인기를 얻었다. 이후 주춤했다가 1993년 발표된 5집 타이틀곡 '산다는 것은'이 동명 드라마에 깔리면서 김종찬 인기는 다시 살아났다.


하지만 사업에 손을 대면서 인생이 달라졌다. 프랜차이즈 사업에 뛰어들었다가 IMF를 맞았고 부도가 나면서 많은 사람들에게 피해를 끼쳤다. 결국 사기혐의로 실형을 선고 받고 감옥에 가게 됐다. 수감 중 깨달음을 얻어 목회자가 됐고, 이후로 찬양 앨범을 냈을 뿐 대중음악과는 완전히 담을 쌓았다. 현재는 경기 일산동구의 한 교회 담임 목사를 맡고 있다.

김종찬 '당신도 울고 있네요'는 리메이크 곡이다. 원곡은 '미리내'란 노래로 이름을 알렸던 가수 오방희 2집(1984)에 실렸다. 3년이 지나 김종찬 앨범에 다시 실리게 됐고, '당신도 울고 있네요'는 제 주인을 만난 듯 큰 인기를 얻었다.

재미있는 점은, '당신도 울고 있네요' 원곡자 오방희도 김종찬과 마찬가지로 목회자가 되었다는 것이다. 교통사고로 머리를 크게 다쳐 죽음의 문턱까지 갔다가 돌아온 후 목회자가 되기로 결심하고 가수를 그만뒀다. 미국 버지니아 리젠트대학 신학 석사, 목회학 박사 학위를 받고 지금은 '목사 오애숙'으로 복음을 전파하고 있다. '당신도 울고 있네요'를 앨범에 담은 두 사람은 목회자가 되었다는 공통점이 생겼다.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 광례(염혜란)는 숨병으로 스물아홉에 어린 딸 애순(아이유)을 두고 세상을 떠났다. 어린 애순이 먼훗날 하늘 나라에서 광례를 만난다면, 그 감회가 '당신도 울고 있네요' 속 화자와 비슷하지 않을까.

광례를 만난 애순의 마음으로 아이유가 '당신도 울고 있네요'를 부른다면, 이 노래는 40년의 세월을 건너 다시 새 주인을 맞을 것이란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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