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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 중독자 76% “주변 권유로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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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 중독자 76% “주변 권유로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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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대 연구팀 실태조사

4명중 3명은 10∼20대 때 접해
우울증 유병률 45%, 일반의 7배
마약 중독자 4명 중 3명은 10∼20대이고, 주위 사람 권유로 마약류를 처음 접하기 시작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6일 국립정신건강센터 의뢰로 가톨릭대학교 산학협력단 연구팀이 수행한 ‘마약류 중독자 실태조사 설계연구’에 따르면 올해 2∼3월 마약류 사용자 29명을 심층조사한 결과 마약류를 처음 사용한 연령대는 20대가 58.6%로 절반 이상이었고, 10대가 17.2%, 30대가 10.3%였다. 전체의 약 75%가 20대 이하의 나이에 마약을 처음 접한 것이다. 연구진은 마약류 중독자 치료보호기관과 교도소 등에서 면담이 가능한 표본을 추린 뒤 중독 원인과 정도, 우울증 유병률 등을 살폈다.

서울 강남구 서울본부세관에서 관세청 관계자가 라만 분광기를 활용해 마약 탐지를 시연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 강남구 서울본부세관에서 관세청 관계자가 라만 분광기를 활용해 마약 탐지를 시연하고 있다. 연합뉴스


마약류 사용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다른 사람의 권유’가 75.9%로 가장 많았다. 이어 ‘호기심’ 48.3%, ‘즐거움’ 17.2%, ‘불쾌한 감정 해결’과 ‘스트레스 해결’이 각각 10.3%였다. 구매 경로는 ‘친구 또는 지인’ 72.4%, 인터넷이 10.3%였다.

응답자의 68.97%는 스스로 마약류 중독자라고 인정했다. 중독을 인정하지 않은 이들의 주된 이유는 ‘조절할 수 있기 때문’(44.4%)이 꼽혔다. 또 ‘단기간 사용으로 중독은 아니라고 생각함(33.3%)’, ‘문제가 되는 상황이 아니기 때문(22.2%)’ 등의 답도 있었다.

마약류는 정신건강에도 큰 영향을 끼쳤다. 마약류 사용자의 우울증 유병률은 44.8%로 일반인구집단 평균(6.7%)의 약 7배, 불안 증상 유병률(31.1%)은 일반인구집단(7.2%)의 약 4배였다.

처음 마약을 알게 된 경로는 지인이 68.4%로 가장 많았으며, 인터넷(15.8%), 사회관계망서비스(SNS·10.5%) 순이었다. 두 번째 투약 시에도 절반 이상인 57.9%가 주변 사람의 권유를 받았다. 연구팀은 “초기 투약과 반복 사용 모두 주변 지인의 영향력이 크게 작용했다”며 “70% 이상은 첫 투약 후 두 번째 투약까지의 기간이 1개월 이내로, 대다수에서 단기간 내 재투약이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장한서 기자 jh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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