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대표 선거에 출마한 박찬대 의원(왼쪽)과 정청래 의원이 6월25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2025 경향포럼’에 참석해 인사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
더불어민주당 대표 선거에 나선 정청래·박찬대 의원이 6일 민주당의 정치적 근거지인 호남에서 바닥 표심 공략에 나섰다. ‘명심’(이재명 대통령의 마음)을 당내 선거에 끌어들이기 어려운 상황에서 ‘당심’(당원 표심)에서 앞선 정 의원과 ‘의심’(의원 표심)을 바탕으로 추격하는 박 의원의 경쟁이 본격화하는 흐름이다.
정 의원은 이날 오후 2시 광주 서구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북콘서트 ‘국민이 지키는 나라’를 열어 “아직도 끝나지 않은 내란세력과의 전쟁이 앞으로 펼쳐지게 된다. 엄청난 저항과 엄청난 반대가 있을 것이다. 이 싸움에서 우리가 승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호남 당원들과 간담회를 하는데 ‘선거운동은 우리가 열심히 했는데 호남은 제대로 대우받지 못한 것 같다’고 하더라”며 “제가 챙길 수 있는 위치에 갈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했다.
박 의원도 이날 오후 3시30분 전남 여수시 여수시민회관에서 토크콘서트를 열고 “싸우는 것은 자신 있지만, 이제 집권여당이 된 민주당의 대표는 그것만으로 부족하다”며 “민생을 살리고 경제를 성장시키고 국민을 통합시켜야 한다”고 했다. 이어 “이재명 정부의 성공을 위해서 자기 정치를 하지 않고 팀워크를 중시하며, 구성원 모두의 장점을 살려 함께 성과를 낼 수 있는 파트너가 당대표가 돼야 한다”고 했다.
당 안팎에서는 ‘당심’에선 정 의원이 앞서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국갤럽이 지난 1∼3일 전국 만 18살 이상 1001명을 조사한 결과(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 ±3.1%포인트, 응답률 12.1%)를 보면, ‘누가 민주당 대표가 되는 게 좋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정 의원이 32%, 박 의원이 28%였다. 민주당 지지층(457명, 표본오차 ±4.6%포인트)에서는 정 의원이 47%, 박 의원이 38%였다. 민주당의 한 초선 의원은 “갤럽 조사를 보면 당 주축인 40∼50대와 수도권·호남, 진보층에서 정 의원이 앞서는 것으로 나온다. 박 의원이 반전의 모멘텀을 만들어야 하는 상황”이라고 했다.
반면 ‘의심’에서는 직전 원내대표를 역임한 박 의원이 우세하다는 것이 당내 여론이다. 박 의원은 지난 2일 검찰개혁 토론회 전에 의원 40여명과 회동한 바 있다. 정 의원도 이에 질세라 지난 4일 국회에서 북콘서트를 열었는데, 의원 30여명이 함께했다.
박 의원은 정 의원에 견줘 출마 선언이 늦었던 만큼 남은 기간에 당원 지지를 늘려나가겠다는 구상이다. 박 의원은 지난 5일부터 일주일간 ‘호남살이’에 들어갔다. 당대표는 대의원 15%, 권리당원 55%, 국민 여론조사 30%로 선출하는데, 호남에는 권리당원 약 35%가 있다. 호남의 한 중진 의원은 “호남의 지지가 선거 분위기를 이끌어갈 수 있어서 두 후보가 집중하는 것”이라며 “정 의원이 앞서다가 박 의원이 출마 선언을 하면서 뒤집히는가 하더니 다시 안갯속 판세가 이어지는 상황”이라고 했다.
기민도 기자 ke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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