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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역보다 전략·안보…중국·EU 강대강 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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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역보다 전략·안보…중국·EU 강대강 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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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유럽산 브랜디 관세·의료기기 조달 배제
왕이, ‘우크라이나 전쟁’ 발언도 파장
7월 EU·중국 정상회의 축소 가능성도
CGTN 엑스

CGTN 엑스


중국 정부가 유럽연합(EU)산 의료기기를 공공조달시장에서 베재하기로 했다. 유럽산 브랜디에는 반덤핑 보복 관세를 부과했다. 중국과 EU가 강대강 대치를 지속하면서 대미 관세 공동전선 가능성은 희박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중국 재정부는 6일 중국 재정부는 6일 공지에서 이날부터 중국 중앙·지방정부가 예산 4500만위안(약 85억원) 이상의 의료기기를 구매할 경우 EU기업의 참여를 배제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중국 정부 조달에 참여하는 비EU 기업은 EU로부터 수입한 의료기기의 비중이 중국과의 계약 총액의 50%를 넘지 않아야 한다고 밝혔다.

EU가 지난달 공공조달 시장에서 중국 의료기기 회사의 참여를 금지하고 500만 유로(약 78억8000만원) 이상의 의료 장비 수입을 금지한 데 대응조치다.

앞서 중국 국무원 관세세칙위원회는 5일부터 EU에서 생산된 수입 브랜디에 대해 반덤핑 관세를 부과한다. 관세율은 27.7∼34.9%의 보복 관세가 매겨진다. 적용 기간은 5년이다. 중국에 일정 금액 이하로 판매하지 않겠다고 약속한 LVHM의 헤네시, 레미 쿠앵트로, 페르노리카 등 프랑스의 대형 코냑 생산업체에는 반덤핑 관세가 면제된다.

중국은 EU가 자국산 전기차에 대해 최대 45.3%의 고율관세를 부과하자 맞대응으로 유럽산 브랜디에 대한 반덤핑 조사를 개시했다. 중국은 양측의 전기차 관세 폐기 협상이 무산되자 브랜디에 대한 반덤핑 관세 카드를 꺼냈다. 올로프 길 EU 무역담당 대변인은 “중국의 반덤핑 관세 조치는 부당하다”며 “향후 대응 조치를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과 EU관계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문제에 공동 대응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올해 초 완화 조짐을 보였다가 다시 냉각되고 있다. 지난 3월 초 EU의 고위급 무역대표가 중국을 방문했고 신장 위구르 인권 문제가 발단이 된 상호 제재도 해제했다. 그러나 중국이 희토류 수출 통제를 시작하자 EU는 중국이 자국의 산업 안보를 위협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지난다 30일부터 유럽 순방 중인 왕이 중국공산당 외사판공실 주임 겸 외교부장은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 전쟁의 장기화가 중국의 국익에 부합한다는 속내를 드러내 파장이 일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왕 주임은 지난 3일 브뤼셀에서 카야 칼라스 EU 외교안보 고위대표를 만나 ‘러시아가 전쟁에서 패배할 경우 미국의 초점이 중국으로 옮겨갈 수 있기 때문에 중국은 러시아의 패배를 감당할 수 없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SCMP는 대화는 4시간 넘게 이어졌으며 왕 주임이 칼라스 대표에게 현실주의 외교를 가르치려는 듯한 모습을 여러 차례 보였다고 전했다. 왕 주임의 솔직한 발언에 EU 측 외교관들이 깜짝 놀랐다고 전했다. 왕 주임은 다만 “중국이 개입했다면 전쟁은 진즉 끝났을 것”이라며 러시아 지원설은 부정했다.


이달 말 베이징에서 열릴 예정이라고 알려진 중국·EU정상회담이 축소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블룸버그통신은 당초 24일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정상회의가 있고, 25일 안후이성 허페이에서 기업인과의 간담회가 열릴 예정인데 중국 측은 25일 행사 취소를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제라드 디피포 랜드중국연구소 부소장은 “둘째날 행사가 취소된 것은 중국이 EU관계에서 경제적인 면보다 전략·안보 측면을 더 중시한다는 신호”라고 해석했다. 다만 최종 결정이 될 때까지 계획은 변경될 수 있다고 전해졌다.

베이징 | 박은하 특파원 eunha999@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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