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의 만만치 않은 집중력에 2-5로 뒤진 KIA는 8회 위즈덤이 추격의 투런포를 터뜨리면서 1점 차까지 추격했다. 그리고 2사 후 운이 따르기 시작했다. 최형우의 빗맞은 타구, 최형우 스스로도 아웃임을 직감한 타구가 좌익수와 내야 사이에 뚝 떨어지며 안타가 됐고, 오선우도 내야 안타로 출루했다. 이어 최원준이 우전 적시타를 치며 동점을 만들었다.
김호령이 볼넷을 골라 베이스를 꽉 채운 가운데, KIA 벤치는 고민에 빠졌다. 대타를 쓸지, 아니면 해당 타석의 김태군을 밀어붙일지 순간적으로 판단해야 했다. 결정할 수 있는 시간은 찰나였다. 결과적으로 2타점 좌전 적시타를 친 김태군도 4일 경기 후 “대타로 바뀔 수 있다는 생각을 했다”고 떠올렸다.
KIA 벤치도 마찬가지였다. 김태군은 마운드에 서 있던 김강현과 타이밍이 잘 맞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KIA 벤치에서 대타로 나갈 만한 선수들은 김강현과 마주한 경험들이 없었다. 첫 만남에서는 아무래도 낯설음을 앞세운 투수가 유리하다는 게 일반적인 시각이다.
만약 대타를 썼다면 좌타자인 홍종표가 대기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다만 김강현의 좌·우 타자 스플릿이 어느 한쪽으로 크게 치우치지는 않았다. 이 감독은 “좌타자한테 (피안타율이) 3할이고, 우타자에게 2할대 초반이었다면 종표를 썼을 것 같다. 하지만 좌우 타자 피안타율이 거의 비슷했고 김강현이라는 선수 공을 경험한 선수가 태군이밖에 없었다. 그래서 태군이가 확률이 높겠다 싶어서 그대로 밀고 갔다”고 했다.
사실 어느 쪽을 선택했어도 이유가 있는 상황이었다. 찬스 때는 아무래도 경험 많은 베테랑이 나을 수 있지만, 김태군은 김강현의 공에 그렇게 자신감이 있는 상태가 아니었다. 찰나의 순간, 일단 직감적으로 내린 결정이 역전 적시타로 이어졌다. 최근 잘 나가는 KIA를 또 뭔가의 무형적인 요소가 도왔다는 느낌이 들기에 충분했다.
연투에 걸린 필승조 세 명(전상현 조상우 정해영)은 다 쉰다. 이 감독은 대신 다른 불펜 투수들을 상황에 맞게 투입하고, 만약 이기는 상황이 된다면 8·9회는 상대 타순을 보고 최지민 성영탁을 활용하겠다는 구상을 드러냈다. 좌타자는 최지민에게, 우타자는 성영탁에게 맡기겠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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