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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도 생각 못한 유쾌한 변수… 문동주 다음의 강속구 선발, 성장도 구속만큼 빠르다

스포티비뉴스 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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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도 생각 못한 유쾌한 변수… 문동주 다음의 강속구 선발, 성장도 구속만큼 빠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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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광주, 김태우 기자] 롯데의 시즌 개막 로테이션 구상에 새로운 얼굴은 없었다. 두 외국인 투수에 박세웅 김진욱 나균안으로 이름을 채웠다. 특별히 다를 것은 없었다. 나이가 젊은 김진욱의 성장 가능성이 그나마 주목을 받는 양상이었다.

그런데 그런 롯데 선발진에 새 얼굴이 등장해 팀을 위기에서 구해냈다. 김진욱의 부진으로 선발 로테이션의 고민이 쌓여가고 있을 때, 우완 이민석(22)이 혜성처럼 등장해 그 고민을 상당 부분 지워가고 있는 것이다. 현재 성적은 물론 미래까지 다 잡아가고 있으니 이처럼 유쾌한 일이 없다. 올해 롯데 팬들이 야구를 보는 또 하나의 이유로 자리 잡았다.

시즌 전부터 이민석의 로테이션 정착을 예상한 이는 없었다. 부상 경력도 있었고, 아직 모든 게 미지수에 가까운 일이었다. 부임 이후 이민석의 잠재력을 높게 평가한 김태형 롯데 감독 또한 내년이면 모를까, 올해는 아니라고 생각했을 정도다. 김 감독은 “항상 준비는 했지만 이렇게 선발 로테이션에 들어올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면서 “김진욱이 저렇게 되면서 들어와서 자리를 잡았다”고 흐뭇하게 바라봤다.

선발진에서 공을 던지고 있는 것 자체만으로도 장족의 발전인데, 성장 속도까지 빠르니 흥분하지 않을 수 없다. 그 상징적인 경기가 바로 7월 3일 사직 LG전이었다. 이민석은 이날 6⅔이닝 동안 96개의 공을 던지면서 4피안타 무실점으로 호투하며 팀의 2-0 승리를 이끌었다. 올 시즌 최고 투구, 어쩌면 지금까지 개인 경력에서 최고 투구였다.


로테이션이 들어온 초반에는 경기 초반과 중반 이후의 투구 내용이 다른 경우가 많았다. 집중해서 던지는 건 마찬가지인데, 체력 분배가 쉽지 않은 양상이 있었다. 경기 초반에는 시속 150㎞대 중반대의 강속구를 던지다가, 60구 이상이 되면 구속이 뚝 떨어지는 경우도 있었다. 사실 이건 단기간에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었다. 선수의 몸이 더 완성되고, 경험이 쌓이고 여유가 생겨야 실마리를 찾을 수 있는 성격의 것이었다.

그런데 이민석은 3일 경기에서 체인지업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며 완급 조절까지 좋은 모습을 보이며 더 성장한 모습을 보여줬다. 구속도 비교적 일관성을 유지했다. 강하게, 강하게가 아니라 상황에 따른 노련미까지 보여줬다. 김태형 롯데 감독도 “왼손을 상대로 체인지업을 적절하게 섞었다. 사실 LG 왼손 타자들이 만만한 타자들이 아니다. 수비도 잘해줬고, 민석이도 잘해주면서 이닝을 잘 끌어줬다”고 박수를 쳤다.


완급 조절도 나아지고 있다는 평가다. 김 감독은 “(이닝이 거듭될수록) 구속이나 힘이 떨어지고 그런 것은 이제 괜찮은 것 같다. 내가 볼 때 그렇게 눈에 띄게 막 떨어지고 그러지는 않는 것 같다”고 웃어보였다. 선발로서 성공할 수 있는 가능성과 잠재력을 유감없이 보여주고 있는 셈이다.


사실 150㎞를 던질 수 있는 선발 투수는 리그 전체의 구속이 빨라진 지금도 굉장히 귀하다. 이민석은 올해 평균 151㎞ 수준의 포심패스트볼을 던지고 있다. KBO리그 공식 구속 측정 플랫폼인 ‘트랙맨’의 집계에 따르면 올해 이민석보다 포심패스트볼 평균 구속이 더 빠른 국내 선수는 총 7명이다. 그런데 문동주(한화)를 제외한 나머지 6명은 모두 불펜 투수들로 같은 선상에서 비교하기는 어렵다. 이민석이 ‘특별한’ 선수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지표로 손색이 없다.

지난해 타선에서 확실한 세대교체 가능성을 보여준 롯데는 올해 이민석을 필두로 마운드에서도 그 조짐을 보여주고 있다. 성적과 별개로 팀의 미래가 밝아진 2년이다. 김 감독도 “지금 젊은 투수들이 너무 좋아졌다. 이민석 홍민기도 있고, 윤성빈도 있다”고 이야기했다. 앞으로 고비야 오겠지만 기분 좋은 발견과 예상 못한 유쾌한 변수 속에 롯데가 순탄하게 시즌 반환점을 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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